[회원 기고] 가맹사업의 구조적 문제: 더본코리아 연돈볼카츠 사례를 중심으로 / 추은혜 회원

2024-09-27 83

가맹사업의 구조적 문제: 더본코리아 연돈볼카츠 사례를 중심으로

추은혜 회원

1. 연돈볼카츠 사례의 전개와 주요 쟁점

2024년 9월 24일,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와 소상공인위원회가 주최하고 전국가맹점주협의회가 주관한 간담회에서 가맹사업의 문제가 여실히 드러났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공동의장은 “매출의 30% 이상을 수익으로 가져갈 수 있다는 말에 가게 운영을 시작했지만, 지금은 최저임금도 되지 않는 상황”이라며 가맹 점주들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누군가의 퇴직금, 누군가의 소중한 적금이 실험비용으로 쓰여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사회적 관심과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연돈볼카츠가맹점주협의회 공동회장은 더 구체적인 사례를 들며 상황의 심각성을 설명했다. “홈페이지와 TV에서 연돈 브랜드화를 듣고 직접 연락을 했습니다. 창업 담당자가 지금 현재 월매출은 3000~3500만원 나오고 수익은 20% 가져갈 수 있는 브랜드라고 소개했습니다. 수익률이 20%가 된다는 말이 신기했죠. 첫 달은 수익률이 보장되었지만, 3개월 정도부터는 하락만 했습니다.” 이러한 증언은 가맹본부가 제시한 예상 매출과 실제 매출 간의 현저한 차이를 보여준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러한 상황이 연돈볼카츠 한 지점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매장 대부분이 폐점하거나 폐점 위기에 처해 있다.

2. 검증되지 않은 메뉴와 무리한 가맹점 확장

이 사례에서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더본코리아가 국내에서 아직 검증되지 않은 메뉴인 ‘볼카츠’로 브랜드를 만들어 무리하게 확장했다는 것이다. 볼카츠는 일본에서는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지만, 한국에서는 생소한 메뉴였다. 이로 인해 재구매율이 낮아 매출이 급락하는 문제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더본코리아는 이러한 문제를 인지하고도 가맹점 다수 출점에만 몰두했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자문위원장은 “더본코리아가 더 문제인 이유는 검증되지 않은 메뉴로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했기 때문입니다. 백종원은 프랜차이즈 사업 40년차로, 15년 동안 50개의 브랜드를 만들었습니다. 볼카츠의 문제를 모를까요?”라고 지적했다. 이는 가맹본부가 가맹점주의 이익보다는 자사의 이익만을 추구했다는 의혹을 불러일으킨다. 결과적으로 수많은 가맹점 창업 피해자를 양산하는 결과를 낳았다. 이는 단순히 개인의 판단 미숙이 아니라, 가맹본부의 책임 있는 경영이 부재한 구조적 문제로 볼 수 있다.

3. 가맹본부의 행태와 법적 쟁점

가맹본부는 기존 가맹점의 실적 부진과 재구매율 저하 문제를 인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새로운 가맹점을 모집했다. 이는 가맹사업법상 허위·과장된 정보 제공 금지 규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지적된다. 한 법률 전문가는 “가맹본부가 메뉴의 한계와 재구매율 저하 문제를 알고 있었음에도 이를 숨기고 가맹점을 모집한 것은 명백한 허위·과장 정보 제공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영업 전략의 문제를 넘어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할 사안입니다.”라고 말했다. 현행 예상매출액산정서 제도의 한계도 드러났다. 이 제도가 형식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가맹본부의 책임 회피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점이 지적되었다. 특히 ‘을’의 위치에 있는 가맹 점주들의 협상권이 현저히 약하다는 점이 큰 문제로 대두되었다.

4. 유명인 이미지 활용의 문제점

백종원 대표의 이미지가 가맹점 모집에 미친 영향은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요소다. 백종원 대표는 TV 프로그램 등을 통해 소상공인을 돕는 이미지를 구축해왔고, 이는 예비 창업자들에게 강한 신뢰감을 주었다. 그러나 이는 유명인의 이미지를 활용한 마케팅이 가져올 수 있는 부작용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가 되었다. 예비 창업자들이 백종원 대표의 요식업계 전문성을 신뢰하고 사업에 뛰어든 것을 단순히 개인의 판단 미숙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이는 사회적 영향력을 가진 유명인의 책임 문제로 봐야 한다. 유명인으로서의 이미지와 신뢰를 바탕으로 사업을 확장했다면, 그에 걸맞은 책임 또한 져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백종원 대표와 더본코리아는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맹 점주들에 대해 적극적인 해결 방안을 제시하고 책임을 다해야 한다. 이는 단순한 법적 책임을 넘어서는 사회적, 도덕적 책임이다. 유명인의 이미지를 통해 얻은 이익만큼 그에 따른 책임도 함께 져야 한다는 것이 이 사례가 우리 사회에 던지는 중요한 메시지다. 더 나아가, 이 사례는 유명인을 활용한 가맹사업 마케팅에 대한 규제와 가이드라인의 필요성을 제기한다. 유명인의 이미지가 주는 영향력을 고려할 때, 이를 활용한 가맹사업 홍보에는 더 높은 수준의 정보 제공 의무와 책임이 따라야 할 것이다.

5. 사회경제적 영향과 제도 개선 방안

이 사례는 소상공인 경제 전반의 구조적 문제를 드러내며, 가맹 점주들의 부채 증가와 지역 경제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예상매출액 산정 기준 강화, 허위·과장 정보 제공에 대한 처벌 강화, 가맹점주의 단체 협상권 보장 및 정보 접근권 확대 등 법제도의 개선이 시급하다. 또한 가맹본부의 실제 운영 데이터 공개 의무화와 제3자 검증 제도 도입 등 투명성 제고가 필요하다. 이 사례를 통해 우리 사회는 ‘을’의 위치에 있는 이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경제적 약자들에게 공정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지 성찰해야 한다. 다가오는 국정감사를 통해 이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하며, 시민사회도 지속적인 관심과 감시로 공정하고 지속가능한 경제 생태계 조성에 기여해야 할 것이다.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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