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기고]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 헌법소원 변호단 도쿄 방문기 / 정제형, 김도희 회원

2026-07-02 207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 헌법소원 변호단 도쿄 방문기

: 국경을 넘어, 생명과 환경을 지키는 한일 법률가들

 


– 환경보건위원회 정제형, 김도희

 

모두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투기가 여전히 계속되고 있습니다. 올해로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한 지 어느덧 15주년이 되었습니다.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가 가까워지던 2023년 8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은 오염수 해양투기를 저지하기 위해 ‘민변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 헌법소원 변호단'(이하 ‘변호단’, 단장 김영희 변호사)을 구성하고, 피청구인 대통령 등의 기본권 보호의무 부작위 및 불충분한 공권력 행사를 대상으로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하였습니다.

헌법소원에는 공개 모집을 통해 해녀, 어업인, 수산식품업자 등 시민 40,025명이 참여하였고, 동해와 후쿠시마 앞바다를 넘나드는 남방큰돌고래 110개체, 밍크고래 및 큰돌고래 54개체 또한 청구인으로 포함되었습니다.

변호단은 에너지정의행동 이헌석 정책위원, 그리고 통역으로 함께 해주신 김복녀님과 함께 뜻깊은 여정을 떠났습니다.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에 맞서 한일 법률가 간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현재 진행 중인 헌법소원에 공조하기 위해 지난 4월 9일부터 11일까지 2박 3일간의 도쿄 출장길에 오른 것입니다.

이번 방문에서 변호단은 일본의 공익전담변호사 단체 LEDGE, 국제환경법재단 FILE, 그리고 ALPS 처리 오염수 금지 소송 변호단을 차례로 만나며 바다를 지키기 위한 연대의 의지를 뜨겁게 확인하고 돌아왔습니다. 국경을 허물고 정의를 위해 연대했던 그 치열하고도 따뜻했던 현장의 기록을 회원 여러분께 공유합니다.

 

<무사입국을 기념하며 나리타 공항에서 한 컷. 다들 설렘 가득한 표정이다>

 

1. 일본 최초의 공익전담변호사단체, ‘LEDGE’와의 만남

도쿄에 발을 디딘 변호단의 첫 일정은 일본 최초의 공익전담변호사단체인 ‘LEDGE’ 방문이었습니다. ‘LEDGE’는 절벽의 튀어나온 바위를 지칭하며, ‘높고 험난한 사회의 부조리한 장벽’을 넘어서고, 법률을 통해 세상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합니다.

일본 내에서 선도적인 공익소송을 이끌어가고 있는 이곳에서 요시타카 토다(Yoshitaka Toda) 변호사, 클라리스 이케다(Clarisse Ikeda) 변호사 등과 만나 양국의 공익소송 현황과 공익변호사 활동의 비전에 대해 밤이 깊어가는 줄도 모르고 열띤 논의가 이어졌습니다. LEDGE 측은 피선거권 나이 제한 소송, 불임수술 자유 관련 소송, 부부별성 소송 등 일본 사회의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는 다양한 공익소송 프로젝트를 소개해 주었습니다.

변호단 역시 ‘후쿠시마 오염수 헌법소원’을 비롯해 민변에서 진행 중인 공익소송 사례들을 공유했습니다. 서로의 활동에 대한 깊이 있는 질의응답을 이어가며, 추후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를 비롯한 여러 인권 이슈에 대해 시민사회와 공익변호사들이 국경을 넘어 연대할 수 있는 전략들을 모색했습니다. 특히 공익소송 홍보와 지원을 위한 온라인 플랫폼 ‘CALL4’는 변호단에 커다란 인상을 주었습니다. ‘CALL4’는 크라우드 펀딩의 방식으로 소송에 드는 비용을 모금할 뿐만 아니라 소송의 내용과 의미를 대중에게 알기 쉽게 전달하고, 재판에 사용된 서면, 증거, 판결문 등을 투명하게 공개하여 미디어 대응 등 공적인 자산으로 활용하고 있었습니다. 자연스럽게 민변도 공익변론센터를 중심으로 도입해 볼 것을 제안하고 싶어졌습니다.

예정된 시간을 한 시간 가까이 넘겨 진행된 미팅은 다음을 기약하며 겨우 마무리되었고, 장시간의 대화로 모두들 허기진 상태였는데요. 다행히 바로 근처에서 누가 보아도 맛집으로 보이는 노포 중식당을 발견하여 맥주 한 잔과 함께 행복한 저녁식사를 할 수 있었고, 그렇게 긴장 가득했던 첫날의 일정을 마무리했습니다.

 

<일본 최초의 공익전담변호사단체 LEDGE에서.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2. ‘FILE’과 함께 모색한 연대의 돌파구

둘째 날 오전, 변호단은 잠시 숨을 고르는 자유 시간을 가졌습니다. 봄비가 촉촉하고 운치 있게 흩뿌리는 신주쿠 공원을 산책하고 식물원을 둘러보며 잠깐의 여유를 즐겼습니다. 점심에는 도쿄의 유명 비건 식당인 ‘파프리카 식당’에서 건강하고 즐거운 식사를 나누며 에너지를 충전했습니다.

 

<약 70여 종의 벚나무가 있다는 신주쿠 공원의 모습. 사진에 담기지는 않았으나 벚꽃도 만개해 있었다>

 

오후에는 국제환경법재단 FILE(Foundation for International Law for the Environment)의 김창호 변호사를 만났습니다. 일본 내 최근 환경 이슈와 대응 현황을 공유받으며 구체적인 연대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였습니다.

안타깝게도 현재 일본 내에서는 후쿠시마 오염수 투기에 대해 일부 개별적으로 하고 있는 소송 외에, 시민사회 차원에서 조직적이고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움직임은 그리 활발하지 못한 상황임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마음이 무거워지는 순간이었지만, 그렇기에 우리의 연대는 더욱 절실했습니다.

양측은 머리를 맞대고 후쿠시마 오염수와 관련해 유엔 특별보고관의 특별절차나 도쿄전력 방문조사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도출해 냈습니다. 나아가 일본 현지에서 오염수 대응을 함께 펼쳐나갈 수 있는 일본 내 시민단체 및 변호사 그룹을 적극적으로 발굴·연결하여, 더 큰 연대의 흐름을 만들어가기로 뜻을 모았습니다.

 

<특별히 공간까지 대여해서 맞아준 FILE의 김창호 변호사와 함께. 간담회 이후 환보위 특별회원으로 컴백했다는 후문이다>

 

 

둘째 날 밤은 변호단의 결속을 단단히 다지는 회식으로 하루를 채웠습니다. 담백하고도 특별했던 오키나와 두부 요리가 단연 별미였는데요, 맛있는 음식과 진지한 대화 속에 서로의 마음도 한층 더 가까워졌습니다.

 

<맛있는 오키나와 음식과 술이 어우러진 회식. 우리 이제 친해졌어요>

 

3. 일본 ALPS 처리 오염수 금지 소송 변호단과의 뜨거운 조우 (4/11)

마지막 날, 이번 출장의 가장 핵심적인 일정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바로 일본 현지에서 ‘ALPS 처리 오염수 금지 소송’을 뚝심 있게 이끌어가고 있는 일본 변호단과의 간담회였습니다.

일본 변호단은 2023년부터 현재까지 363명에 달하는 원고들을 대리하여,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을 상대로 오염수 방류 중단 소송을 수행하고 있었습니다. 양국 변호단은 각국의 소송 진행 상황을 상세히 발표하고, 재판 과정에서 마주한 법리적 쟁점과 고민들을 꺼내놓으며 심도 있는 토론을 펼쳤습니다.

특히 일본 변호단 대표인 카이도 유이치 변호사의 말씀이 가슴을 울렸습니다. 카이도 변호사는 오염수가 ‘인공구조물’을 통한 배출이기에, 폐기물 및 기타물질의 투기에 의한 해양오염 방지에 관한 협약인 ‘런던협약’ 및 일본 국내법을 명백히 위반한 ‘불법적인 해양 투기’라는 점을 강조하였습니다. 아울러 한국에서 진행 중인 헌법소원에서도 이 지점이 핵심적인 법리로 다뤄지기를 간곡히 요청하였습니다.

또한, 양측 변호단은 생물 농축된 삼중수소의 위험성 등 구체적인 오염수 방류의 위험성을 법정에서 어떻게 입증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깊이 있게 다루었습니다. 앞으로 각국의 재판 및 연구 자료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수시로 소통하면서, 국경을 넘은 이 거대한 법정 싸움을 서로 도우며 함께 이끌어나가기로 굳게 결의했습니다.

 

<에너지정의행동 이헌석 정책위원이 후쿠시마 원전을 방문했던 경험을 살려 설명을 이어가고 있다>

 

<생명과 환경을 지키는 한일 법률가단의 든든한 모습>

 

 

4. 나가며

바다에는 국경이 없습니다. 그렇기에 바다에 가해지는 방사능 오염수 투기는 국경을 넘어 지구공동체 구성원 모두의 생명권과 안전을 위협하는 명백한 침해 행위입니다. 변호단은 이번 도쿄 출장에서 확인한 일본 법률가들과의 단단한 연대를 바탕으로, 시민들의 안전과 바다 생명들, 그리고 지구생태계를 지키기 위한 헌법소원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습니다. 국경을 넘어 생명의 바다를 지켜낼 수 있도록, 회원 여러분의 지속적인 관심과 뜨거운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첨부파일

폅집-15.png

폅집-14.png

폅집-13.png

폅집-12.png

폅집-11.png

폅집-10.png

폅집-09.png

vol.281뉴스레터_기고_1.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