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위원회][이주노동자평등연대][보도자료] 차별과 착취의 이주노동제도 근본적 제도개선 촉구 청와대 앞 공동 기자회견

2026-02-23 579

[보도자료]

정부는 이주노동자 사업장 변경 제한 폐지하고 권리보장 전면 강화하라!


–차별과 착취의 이주노동제도 근본적 제도개선 촉구 청와대 앞 공동 기자회견

1. 개요



○ 제목 : 정부는 이주노동자 사업장 변경 제한 폐지하고 권리보장 강화하라!

-차별과 착취의 이주노동제도 근본적 제도개선 촉구 청와대 앞 공동 기자회견


○ 일시 : 2026.2.23.(월) 11시


○ 장소 : 청와대 사랑채 앞


○ 주최 : 이주인권노동시민사회단체 공동주최

2. 취지


○ 노동부는 작년 12월 12일부터 ‘외국인력 통합지원 TF’를 출범해 노‧사‧정 및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회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노동부는 TF 논의를 통해 전체 노동시장 관점에서 ‘모든 일하는 외국인’에 대한 통합적 정책 수립 및 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개선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며, 또한 TF 논의 결과를 바탕으로 3월 초에 「외국인력 통합지원 로드맵」을 마련하여 발표하고, 관련법 개정안을 상반기에 국회에 제출할 예정임도 함께 밝혔습니다.


○ 그러나 노동부는 숱한 이주노동자 차별과 폭력, 학대의 원인이며 사업주에게 노동자를 극도로 종속시키는 ‘사업장변경 제한’을 자유화한다면서도 입국 1년 혹은 2년간의 제한 기간을 제시하고 있고 이직 부작용 방지 운운하며 구직 노동자의 사업장변경 이력 제공이나 태업시 불이익을 준다는 후퇴되는 내용도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산재, 임금체불, 주거문제, 괴롭힘 등에 대한 권익보호 방안이 매우 중요한데도 이는 제대로 논의되지도 못한 상태입니다. 고용허가제 외에 계절근로, 일반기능(E7-3), 선원취업(E-10) 등을 인력업체나 브로커가 아닌 공공기관이 책임지고 도입하여 송출 공공성을 실현하고 과도한 수수료와 중간착취 피해를 근절하는 방안, 미등록노동자 양성화 등은 논의는 되고 있으나 법무부의 미온적 태도로 진전되지 않고 있습니다.


○ 이에 전국의 이주인권노동시민사회 단체들이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청와대에 이주노동자 사업장 변경 제한 폐지와 이주노동자 권리보장 정책을 제대로 마련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하고자 합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3. 세부 내용

◯ 사회 : 정영섭 (이주노동자평등연대집행위원)

◯ 규탄 및 촉구 발언


– 우다야라이 위원장(이주노조)


– 권수정 부위원장(민주노총)


– 고기복 대표(모두를위한이주인권문화센터)


– 김헌주(경북북부이주노동자센터/대경이주연대회의)


– 최정규(민변이주노동팀장)(서면)

◯ 회견문 낭독


– 이주노동자평등연대 송은정 집행위원, 조계종사회노동위원회 양한웅 집행위원장

◯ 퍼포먼스


– 사업주의 폭력과 괴롭힘에 시달렸지만 사업장 변경을 하지 못해 자살로 내몰린 네팔노동자 뚤시 기일을 맞아 추모

◯ 청와대 서한 접수

4. 주요 요구



– 제한기간 없이 이주노동자 사업장변경 자유 보장하라!


– 고용기간 연장시 이주노동자 신청만으로 가능케 하라!


– 송출 과정에 인력업체, 브로커 개입 근절하고 공공기관이 책임져라!


– 계절노동자·어선원 노동자 등 송출, 관리에 민간업체‧단체 배제하라!


– 법무부는 손을 떼고 제반 이주노동 제도 관할을 노동부로 일원화하라!


– 괴롭힘 근절, 임금체불 근절, 노동안전 보장방안 마련하라!


– 가설건축물 숙소 금지하고 이주노동자 주거권 보장하라!


– 미등록 이주노동자 체류권 보장정책 실시하라!


– 농축산어업 노동자 차별하는 근로기준법 63조 폐지하라!

정부는 이주노동자 사업장 변경 제한 폐지하고 권리보장 전면 강화하라!


–차별과 착취의 이주노동제도 근본적 제도개선 촉구 청와대 앞 공동 기자회견문

한국에 이주노동자가 유입된 지 40여 년이 되었지만 아직도 이주노동 제도는 차별과 착취에 기반하고 있다. 작년 한해만 해도 전남 돼지농장에서 사업주의 폭력과 괴롭힘 때문에 자살한 네팔 노동자, 나주 벽돌공장에서 지게차에 묶여 학대당한 스리랑카 노동자, 양식장에서 감전사 당한 태국 및 베트남 노동자, 폭염에 구미 건설현장에서 온열질환으로 앉은 채 사망한 베트남 노동자, 조선소 용접공으로 일하다 해고되고 이직제한에 가로막혀 고통받는 스리랑카, 방글라데시 노동자, 브로커 사기와 중간착취로 정부로부터 인신매매 확인까지 받은 필리핀 계절노동자, 사업장변경 요청했다고 사업주가 신발을 던지고 커피 쏟아 붓고 도리어 경찰 고발까지 당한 네팔 노동자, 사업장에 들이닥친 출입국 단속을 피하다 추락 사망한 베트남 노동자에 이르기까지 숱한 차별과 폭력이 끊이지 않았다.

비자 유형과 상관없이 고용허가제(E-9), 계절노동(E-8), 기능인력(E-7-3) 등 여러 이주노동 제도에 있어 사업주의 전횡과 이주노동자의 종속, 강제노동과 차별, 폭력을 가능케 하는 가장 큰 요인은 사업장변경 제한 문제이다. 사업주 동의 없이 사업장변경을 어렵게 만들어 놓았기 때문에 노동자는 힘들고 괴로워도 문제제기를 할 수가 없다. 노동환경이 위험하고 숙소가 열악해도 사업장을 떠날 수가 없다. 자의로 그만두면 비자를 잃고 추방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고용기간 연장, 재입국 등의 권한도 사업주가 가지고 있기 때문에 노동자의 취약성은 더욱 커진다. 결국 이주노동자를 사업장에 묶어 놓고 떠나지 못하게 만들어 놓은 잘못된 구조, 제도적 차별 때문에, 대통령도 중대범죄라고 했던 이주노동자에 대한 ‘폭력과 차별’이 만연해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주노동자의 참담한 상황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사업장변경 제한을 폐지하는 것이 가장 우선적인 과제이다. 그런데 전반적인 이주노동정책 개선을 논의하기 위해 노동부가 꾸린 ‘외국인력통합지원TF’에서는 고용허가제 노동자 입국 후 1년 또는 2년 제한 후 사업장변경 자유화의 선택지만 노동부가 제안했다. 사업주 단체들은 2년 심지어 3년을 이야기하고 있기도 하다. 1년이나 2년 동안 사업장변경을 제한하는 것은 강제노동이 아니란 말인가. 그 기간 내에는 위험하고 열악한 사업장에서 벗어날 수 없어도 된단 말인가. 이주노동자라고 기본권을 제한당하는 세월이 수십 년이 되었는데 왜 새 정부에서마저 이런 제한을 전제해야 하는 것인가.

이직이 잦아져 문제라느니, 태업을 하면 불이익을 줘야 하고 이직 시 사업장 변동 이력을 사업주에게 제공해야 한다는 등의 논의도 말이 되지 않는다. 이주노동자가 사업장변경 하는 것을 줄이고자 한다면 사업주가 그만큼 입국 초기부터 이주노동자에 대한 처우를 개선하고 적응을 잘 하도록 지원하며 근로조건과 노동환경을 제대로 만들어 주어야 한다. 그런 노력이나 방안도 제시하지 않으면서 사업장변경이나 지역제한으로 이직을 가로막아 인력활용만 하려는 것은 잘못된 것이고 강제노동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이주노동자 구직 시 알선기능을 강화하겠다면서 지자체나 민간단체에까지 알선기능을 여는 안이나, 사업주의 애로사항 해소 및 노동자 적응 지원을 위해 민간 체류지원 기관을 지정‧운영하겠다는 것도 잘못된 방향이다. 민간기관이 개입하면 기존에 숱하게 보아 왔던 부정이나 비리, 이주노동자에 대한 과도한 통제,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너무나 크기 때문이다.

그리고 현재의 고용허가제를 세 단계로 나누어 비전문->준숙련->숙련으로 해서 숙련형성을 유도한다는 장기체류 개편안에 대해서는, 각 단계 전환마다 한국어요건, 경력‧자격증, 훈련 등을 요건으로 하고 있어서 이주노동자에게 매우 부담이 될 수 있다. 요건을 완화하고 사업주만이 아니라 노동자가 신청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TF의 주요 논의과제인 ‘권익보호’ 측면에서는 제출되고 있는 방안이 매우 미흡하다. 상담 확대, 외국인노동자지원센터 확대 등은 긍정적이지만, 인권침해 사업장에 대한 이주노동자 고용제한, 제재는 훨씬 더 강화되어야 한다. 또한 가설건축물 숙소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엄격하게 금지하고 처벌을 강화해야 하며 특히 농어업 등 취약한 숙소에 대해서 개선 지원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 그리고 이주노동자가 가장 크게 피해를 당하는 임금체불, 산업재해 문제에 대해서는 별로 논의되지 않았고 제출된 방안도 거의 없다. 내국인에 비해 발생율이 세 배에 달하는 이 문제들에 대해서 정부는 획기적인 근절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언제까지 이주노동자를 희생시킬 것인가.

한편 TF에서 노사정, 단체, 학계의 의견이 대략적으로 일치하는 의제들도 있다. 미등록 이주노동자 양성화 부분이 그중 하나이다. 광범위하게 노동현장에서 숙련도를 가지고 일하고 있는 미등록 이주노동자를 제도권 내로 인입하여 법체계 내에서 일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은 공감대가 큰데, 문제는 여기에 나서야 할 법무부에서 아무런 반응이 없는 것이다. 작년에 단속으로 인한 뚜안 씨 사망사건에서 보듯이 단속 추방 정책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으며 피해만 양산하므로, 이제는 체류자격 부여 정책으로 전환하는 것을 더 미루지 말아야 한다. 의견이 대부분 일치하는데 법무부가 외면하는 것은 또 있다. 취업비자 가운데 계절노동, 일반기능‧숙련기능 등을 법무부에서 관할하고 선원취업을 해수부에서 관할하는데 이 부분에서 노동착취, 인신매매, 과도한 송출비용 등 노동자 피해가 끊이지 않고 있다. 도입을 민간인력업체나 브로커가 하고 있고 입국 후 근로감독도 되지 않고 있다. 이에 취업비자 전반의 관할을 노동부가 담당하게 하고 도입을 공공기관이 맡게 해서 피해를 근절하며 지도‧점검과 근로감독을 체계적으로 하게 해야 한다.

이재명 정부에서 처음으로 이주노동자에 대한 통합적 지원정책을 만드는 상황에서 이주노동자의 처우개선과 권리보장을 최우선적 방향과 원칙으로 삼고 이를 보장해야 한다. TF에서 다양한 얘기가 오갈 수는 있겠지만, 선발과 도입의 공공성 실현, 사업장 변경의 자유 보장, 차별 철폐, 동등한 권리 보장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이주민 300만, 이주노동자 200만 시대를 바라보는 지금 더 이상 이주노동자를 도구적으로 활용할 것이 아니라 같은 노동자, 같은 사회구성원으로서, 지역사회 동반자로서 인정하고 그에 맞는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 청와대가 나서서 권리보장 정책을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 이에 전국의 이주노동시민사회단체는 아래와 같이 강력히 촉구한다.


– 입국 후 제한기간 없이 이주노동자 사업장변경 자유 보장하라!


– 고용기간 연장시 이주노동자 신청만으로 가능케 하라!


– 모든 이주노동자 송출 과정에 인력업체, 브로커 개입 근절하고 공공기관이 책임져라!


– 계절노동자·어선원 노동자 등 송출, 관리에 민간업체‧단체 배제하라!


– 법무부는 손을 떼고 제반 이주노동 제도 관할을 노동부로 일원화하라!


– 괴롭힘 근절, 임금체불 근절, 노동안전 보장방안 마련하라!


– 가설건축물 숙소 금지하고 이주노동자 주거권 보장하라!


– 미등록 이주노동자 체류권 보장정책 실시하라!


– 농축산어업 노동자 차별하는 근로기준법 63조 폐지하라!

2026년 2월 23일

전국 이주노동인권시민사회단체 일동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건강권실현을위한행동하는간호사회·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노동건강연대·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경산(경북)이주노동자센터, 공공운수노조 더불어사는 희망연대본부, 공익법센터 어필,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난민인권센터, 노동인권실현을 위한 노무사모임,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더불어사는 좋은이웃, 반월시화공단노동조합:월담, 울산이주민센터, 이주민센터 동행, 이주민연대 샬롬의 집, 이주인권셋,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인권운동사랑방,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전남이주노동자인권네트워크, 전북특별자치도 노동조합, 경기이주평등연대(공감직업환경의학센터/노동당경기도당/노동해방을위한좌파활동가경기결집/노무법인약속/다산인권센터/민주노총경기도본부/민주노총수원용인오산화성지부/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노동위원회/반월시화공단노동조합‘월담’/수원이주민센터/오산이주노동자센터/이주노동법률지원센터소금꽃나무/이웃살이이주노동자센터/이주노동자노동조합/지구인의정류장/화성노동안전네트워크/화성외국인보호소방문시민모임‘마중’/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광주전남이주노동자인권네트워크(광주민중의집, 광주비정규직센터, 광주외국인복지센터, 광주외국인노동자센터, 공익변호사와함께하는동행, 금속노조광주전남지부, 금속노조광주자동차부품사비정규직지회, 공공운수노조광주전남지부, 전남노동권익센터, 전환 광주전남지부, 사회진보연대광주전남지부, 광주전남노동안전보건지킴이(준)), 대전충청이주인권운동연대(다문화대안학교 알스쿨, 대전이주노동자연대, 대전이주민지원센터, 아산이주노동자센터, 음성군외국인지원센터, 이주민노동인권센터, 음성군외국인지원센터, 충남다문화가정협회, 충남이주여성상담소, 충북이주여성인권센터, 홍성이주민센터), 사람이왔다_이주노동자차별철폐네트워크(가톨릭노동상담소, 거제노동안전보건활동가모임, 경기이주평등연대, 경북북부이주노동자센터, 경산(경북)이주노동자센터, 경주이주노동자센터, 광주전남이주노동자인권네트워크, 노동당노동위원회, 노동해방마중, 노동해방을위한좌파활동가 전국결집, 노동해방을위한좌파활동가 광주전남결집, 노동해방을위한좌파활동가 대구결집, 녹색당, 대구이주민선교센터,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마창거제산재추방운동연합, 민주노조를깨우는소리호각, 반월시화공단노동조합:월담, 변혁적여성운동네트워크 빵과장미, 비정규직이제그만공동투쟁, 사회주의를향한전진, 성서공단지역지회, 우리동네노동권찾기, 우리들의상호부조말랑키즘, 울산이주민센터, 음성노동인권센터, 이주노동자노동조합, 이주민과 함께, 이주와인권연구소, 이행移行: 이주민 인권을 위한 행정사 모임, 인권운동공간 활, 인권운동네트워크바람, 인권운동사랑방, 자치와 자급,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전남이주노동자인권네트워크, 전북특별자치도노동조합, 정의당, 플랫폼C,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황금빛살미얀마공동체, (사)이주와가치, (사)공감직업환경의학센터, (사)김용균재단), 선원이주노동자인권네트워크(경주이주노동자센터, 공익법센터 어필, 공익변호사와 함께하는 동행,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나오미센터, 성요셉 노동자의 집, 이주와 인권연구소), 이주노동자 인권·노동권 실현을 위한 대구경북지역연대회의(경북북부이주노동자센터, 대구이주민선교센터(북부,현풍), 성서공단지역지회, 이주와가치, 민주노총경북지역본부, 민주노총대구지역본부, 경산장애인자립생활센터, 대구경북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대구사람장애인자립생활센터, 땅과자유, 민주사회를위한 변호사모임대구지부, 무지개인권연대, 인권운동연대, 장애인지역공동체, 지구별동무, 좌파활동가대구결집, 기본소득당대구시당, 노동당대구시당, 노동당경북도당, 녹색당대구시당, 정의당대구시당, 진보당대구시당), 이주노동자평등연대(건강권 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공공운수노조사회복지지부이주여성조합원모임, 노동당, 노동사회과학연구소, 노동전선, 녹색당, 대한불교조계종사회노동위원회, 성공회용산나눔의집, 민변노동위원회, 사회진보연대, 이주노동자노동조합(MTU), (사)이주노동희망센터, 이주노동자운동후원회, 이주민센터친구,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지구인의정류장, 천주교인권위원회, 필리핀공동체카사마코, 한국비정규노동센터)

[발언문]

우다야 라이 (이주노조 위원장)

어제 전남 영암에서 1년 전에 사업주 폭행과 괴롭힘으로 자살한 네팔노동자 뚤시의 추모행사가 있었습니다. 사업장변경의 자유가 있었다면 죽기 전에 뚤시는 사업장에서 탈출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이주노동자들이 오래전부터 무권리 상태에 놓여 있습니다. 노동자라면 누구나 누려야할 권리, 사업장 변경하고 선택할 권리가 이주노동자에게는 없습니다. 한국 정부가 실시하고 있는 고용허가제, 계절근로, 기능인력 등 이주노동제도는 이주노동자 권리 부정하고 사업주 권리만 강화해주고 있습니다. 이주노동자의 사업장 변경, 고용기간 연장, 재입국, 비자 전환 등 모든 것이 사업주한테 달려 있습니다. 그래서 사업주한테 종속되게 만들고 있습니다. 그 결과 이주노동자들은 열악한 근로조건과 주거환경, 장시간노동, 저임금과 임금체불, 사업주의 부당한 대우, 폭언‧폭행을 견디면서 강제로 노동해야 합니다. 아파도 쉬지 못하고 치료도 제대로 안해줍니다.

사업장변경 못하니, 사업주들이 이주노동자의 열악하고 안전하지 않은 근로조건 개선이나 임금 인상을 하지 않습니다. 불이익이 두려워 부당한 괴롭힘을 신고하기도 어렵습니다. 이주노동자들이 육체적으로 감당할 수 없는 일을 정신적 스트레스 받으면서 해야 합니다. 안전하지 않은 사업장에서 안전장비 없이 일 해야 해서 산재로 해마다 많은 이주노동자들이 다치고 사망하고 있습니다. 이주노동자들이 사람 살 수 없는 열악한 불법 임시가건물에 살고 있습니다. 추위로 사망하거나 건강을 잃은 이주노동자들이 많습니다. 위험해도, 열악한 숙소여도 사업장 그만둘 수가 없습니다.

우리는 이주노동자 권리 보장 해야한다, 무권리 제도를 폐지하고 이주노동자의 사업장 변경자유와 인권, 노동권 보장하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요구해 왔습니다. 역대 정권은 이주노동자 요구 들어 주지 않았습니다. 이제서야 이재명 정부가 제도개선 하겠다고 하고 있고 이를 위해 노동부가 ‘외국인력통합지원’ TF를 진행했습니다. 이 회의는 기울어진 운동장이었고 여기서 논의되는 것은 사업장 변경의 완전한 자유가 아니라 1년이나 2년 제한 후 사업장변경 허용한다고 하고 있습니다. 민주노총만 제한기간 없는 사업장변경 자유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런 식으로 제한기간 정하는 것을 반대합니다. 이주노동자들이 30년 넘게 1회용품 취급 받으면서 권리 없이 강제노동 해왔습니다. 수많은 이주노동자들이 이 잘못된 제도에 희생되어 왔습니다. 정부와 사업주는 항상 원활한 인력 수급, 이익만 앞세웁니다. 정부, 사업주가 시키는 대로 일만하고 차별적인 법제도 준수하라고 합니다. 그러나 사업장 변경 자유와 인권, 노동권은 인간으로서 노동자로서 당연히 보장받아야 할 권리입니다. 어렵고 힘들어도 그 사업장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그것은 선택이 이니라 강요입니다.

고용허가제 실시 20년이 넘었습니다. 강제노동, 사업주의 괴롭힘 등 견디지 못해 이주노동자 자살까지 하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이주노동자 사업장 변경 자유보장 아니라 제한기간을 두고 싶습니까. 이재명 정부는 더 이상 강제노동 강요하는 제도를 유지해서는 안되고 완전히 자유롭게 사업장변경 할 수 있고, 권리 보장되는 노동허가제 실시해야 합니다. 우리는 이재명 정부에 강력히 요구 합니다. 죽어간 이주노동자들 앞에 정부는 답해야 합니다.

권수정 (민주노총 부위원장)

2023년 3월 경기도 포천의 한 돼지농장 주인이 10년간 농장에서 일하다 사망한 태국 국적 미등록 이주노동자의 시신을 유기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는 축사 안에 있는 숙소에서 생활했고, 1000마리의 돼지를 키우는 해당 농장의 유일한 고용 인력이었습니다. 저는 생각합니다. 1000마리의 돼지를 키우던 태국 국적 노동자는 왜 10년이나 그곳에서 일을 하고, 마침내 죽음에 이르러서야 축사를 벗어날 수 있었을까요? 다시는 이런 비참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지난해 12월 12일부터 시작된 ‘외국인력 통합지원 TF’에 참석하며 이문제에 대한 답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TF가 시작된 일주일 후 12월 19일 전북 정읍의 한 돼지농장에서 일하던 네팔 국적 남성 3명이 농장 관리자를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남성들은 이 농장에서 일하면서 폭언과 폭행, 괴롭힘을 당했다고 했습니다. 하루 뒤인 12월 20일에는 정읍의 또 다른 돼지농장에서 네팔 국적 이주노동자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일하다가 쉬는 시간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지난 1월 12일에는 전북 김제의 돼지농장에서 추락 사고가 있었습니다. 태국 국적의 남성이 작업을 위해 3m 높이 지붕에 올라갔다가 떨어졌습니다. 안전 장구는 커녕 사다리도 없이 높은 곳에 올라가 작업을 하다가 발생한 사고입니다. 1월 19일 제주도의 돼지농장에서는 작업 중이던 60대 남성이 의식을 잃고 쓰러져 분뇨처리장에 빠져서 크레인으로 구조해 병원으로 옮겼지만 끝내 숨졌습니다.

저는 우리가 먹는 돼지고기에 이주노동자의 피와 살과 고통이 포함되어 있다고 느낍니다.

민주노총은 이 모든 문제의 핵심은 사업장 변경의 자유가 없고, 미등록 이주노동자를 양산하는 비자제도, 이에 따른 단속추방 정책이라고 반복해서 주장해 왔습니다. 또한 대한민국의 경제적 필요에 의해 불러오는 이주노동자들도 우리랑 똑같은 사람이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들의 인권도 노동3권도 보장되도록 제도가 개선되어야 하는 것은 무리한 요구가 아니라 상식이라고 주장해 왔습니다. 대한민국 경제가 필요해서 이주노동자를 불러와야 합니까? 그러면 사업장 변경의 자유를 주십시오. 10년 동안 돼지 축사를 숙소로 사용하며 1000마리의 돼지를 키우다 죽음에 이르는 강제노동이 웬 말입니까? 단속추방을 하지 말고 체류권을 주십시오. 먹고살기 위해 일하는 노동자일 뿐입니다. 사람 대접을 하여 인권을 보장하고, 노동권을 보장하는 것이 어렵습니까? 그렇다면 부르지 마십시오. 인권을 보장하는 제도개선을 할 수 없다면 대한민국은 이주노동자를 고용할 자격이 없습니다.

TF에 참석하는 모든 정부공직자들과 전문가들이 이주노동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에 공감합니다. 그런데 민주노총을 제외한 모든 TF 참가자들이 사업장 이동의 자유를 1년 혹은 2년은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주노동자의 한국 적응을 돕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뭘 적응합니까? 1년이든, 2년이든 기어이 인권을 짓밟아 때리면 맞고, 돼지축사에서 살고, 가스에 질식되어 죽고, 사다리도 없이 3m 높이 지붕을 올라가 위태로운 노동을 하며 “아, 여기가 지옥이구나. 내가 죽지 못해 살며 이걸 버텨야 한국에서 돈을 벌수 있구나.” 이걸 깨달아 적응하라는 말입니까? 사업장 변경의 자유를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시는 민주노총 이외의 모든 TF 성원들께 유감입니다. 그냥, 노예처럼, 저임금으로 죽든 말든 막 부려먹다가 앞으로는 그렇게 못할 걸 생각하니, 미련이 남는다고 하십시오. 사람 대접하기도 싫고 마땅히 지불해야 할 비용이 아깝다고 말하십시오. 적응할 시간을 위해 사업장 변경의 자유를 제한한다니요. 이게 사람이 할 짓입니까?

‘외국인력 통합지원 TF’는 지난 2월 9일까지 모두 9차례 회의를 했고 집중적으로 쟁점토론을 하면 3월중 제도개선 안을 제출한다는 계획입니다.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이주노동자의 사업장 변경 문제, 산업안전을 비롯한 각종 권리보장 문제, 이주노동자 알선 과정에서 채용절차법 위반 문제 등 산적한 문제에 대해 민주노총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토론하겠습니다. 그러나 결국 노동부가 이주노동자의 인권과 기본권을 침해하는 제도개선안을 제출하지 않는다면 이 모든 것이 무슨 소용입니까? 이제라도 정부가 결단하여 이주노동제도의 근본적 제도개선을 촉구합니다.

고기복 ((사)모두를위한이주인권문화센터 대표)

법무부 ‘계절노동자제도 전문기관’ 설치 중단하라!

법무부는 ‘산하기관 일자리 만들기’ 식의 기만적 전문기관 선정 논의를 즉각 중단하고, 이주노동자의 생존권 보장과 미등록 정규화에 나서라!

대한민국 농어촌 인력난을 해소하겠다며 도입된 계절노동자제도가 법무부의 무능과 탐욕으로 인해 ‘현대판 인신매매’의 온상이 되고 있다. 민간 브로커의 착취와 인권 침해가 극에 달한 상황에서, 법무부가 추진하고 있는 ‘전문기관’ 설치는 ‘전문성 없는 산하기관 챙기기’와 ‘행정 권력 비대화’뿐이라는 우려를 피하기 어렵다.

계절노동자도가 시행되면서 각국에서 활개 치기 시작한 브로커들은 이탈 보증금 요구, 강제 대부 약정을 통한 임금 착취, 신분증이나 통장 등을 압류하여 이동을 통제하는 등 인신매매적 수법으로 계절노동자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 법무부는 출입국관리법 개정으로 전문기관 지정과 불법 알선 금지 조항이 도입되어 브로커 근절을 위한 국가 차원 관리 체계가 마련되었다고 말하지만, 브로커들은 점점 교묘하고 대담하게 활동하고 있다.

현재 법무부는 계절노동자 도입, 선발, 배정과 국내교육과 지원 등을 업무를 할 전문기관으로 ‘이민정책연구원,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농정원)’을, 지방 전문기관으로 ‘농어업고용인력지원센터’를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가 고려 중인 ‘이민정책연구원’은 이민 행정을 연구하는 곳이지, 계절노동자를 모집, 선발, 배정과 교육, 현장 갈등을 관리하는 집행 기관이 아니다. 연구기관이 실무 집행권을 탐내는 것은 학문적 양심을 저버린 행위이자, 향후 민간 연구소들이 전문기관 타이틀을 달고 수익 사업에 뛰어들게 만드는 최악의 선례가 될 것이다.

또한, 농업 정보화가 주업인 ‘농정원’이나 역량이 검증되지 않은 ‘농어업고용인력지원센터’를 운운하는 것은 계절노동자 제도를 노동정책이 아닌 이민행정으로 보는 법무부의 천박한 인식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이미 20년 넘게 고용허가제(E-9)를 통해 외국인력 도입과 교육, 배정 업무를 수행하며 검증된 전문성을 확보한 한국산업인력공단이라는 대안을 두고도, 굳이 전문성 없는 기관을 끼워 맞추는 것은 행정 낭비이자 직무유기다. 지방 전문기관 또한, 인프라가 이미 갖춰진 고용노동부 산하 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 전문 통역 인력을 보강하여 운영하는 것이 공공성과 투명성, 국가적 책임성을 확보하는 최적의 길이다.

지금처럼 법무부가 출입국관리법 개정 대신 ‘공모 기준’을 통해 전문기관을 선정하겠다는 것은 법적 감시망을 피해 입맛에 맞는 산하기관을 앉히겠다는 ‘행정 편의주의적 발상’이면서 산하 기관이라는 제 식구 감싸기 혹은 몸집 불리기라는 의혹을 살 수밖에 없다.

법무부는 이민행정의 ‘지방분권화’라는 허울 좋은 명목 아래 E-8, E-7, E-10 등의 관리 권한을 민간에 넘기며 이주노동 정책을 ‘고비용·고착취’ 구조의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 이는 공공성을 포기하고 민간 전문기관의 배만 불려주는 직무유기다. 법무부가 체류 관리를 민간에 위탁하는 동안, 노동자들은 브로커에게 통장을 뺏기고 고혈을 빨리고 있다. 법무부는 ‘행정 편의주의’를 이민 행정의 선진화로 포장하는 기만술을 즉각 중단해야 할 것이다.

계절노동자제도는 법무부의 ‘권력 놀이터’가 아니다. 농어촌의 생존과 미래, 이주노동자의 인권이 달린 엄중한 노동 정책이다. 법무부가 끝내 부처 이기주의를 고집한다면, 우리는 모든 시민사회 단체와 연대하여 강력히 저항할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

법무부의 경직된 체류 관리와 현장 괴리적 정책은 필연적으로 미등록 이주민을 양산해 왔다. 이제는 ‘단속과 추방’이라는 실패한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한다. 최근 스페인 정부는 최소 5개월 이상 거주한 모든 이주민에게 체류 허가 서류를 발급하는 파격적인 ‘정규화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이는 이주민을 포용하여 경제 활력을 되찾고 인간존엄을 지키겠다는 국가적 결단이다. 한국 정부는 스페인의 사례를 본받아, 이미 우리 공동체의 일원으로 살아가고 있는 미등록 이주민에 대한 전향적인 정규화 논의를 즉각 시작해야 한다.

우리는 법무부의 결단을 촉구하며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 전문성 없는 산하기관을 들러리 세우는 법무부 주도의 ‘계절노동자 전문기관 선정’ 논의를 즉각 중단하라!


– 미등록 이주민에 대한 전향적인 정규화 대책을 수립하라!

김헌주 (경북북부이주노동자센터 소장/대구경북이주연대회의)

미등록 이주노동자의 지옥도를 이제는 끝내자고 호소합니다.

작년 5월 7일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CERD)는 7년 만에 개최된 제20-22차 심의를 통해 대한민국에 인종차별 및 혐오 확산에 대한 강력한 대응을 촉구하는 최종견해를 발표했습니다. 위원회는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인종차별 범죄 처벌 강화, 미등록 이주민의 권리 보장 및 시민권 취득 경로 마련을 권고했습니다.

특별히 미등록 이주민에 대한 한국 정부 당국의 인권침해 사례에 대해 여러 가지 우려를 표명하면서 구체적으로 6개의 권고사항을 요구한 바 있습니다. 그 첫 번째가 ‘미등록 이주민의 근본적인 원인과 배경을 조사하고, 정규 이주 경로를 확대하며, 정규화 경로를 마련할 것’이라는 권고였습니다.

이에 따라 총 119개의 단체가 ‘한국의 제20-22차 유엔 인종차별 철폐협약 심의 대응을 위한 한국 시민사회모임’의 이름으로 (총 119개 단체) 이 권고를 철저히 이행할 것을 촉구한 바 있습니다.

특히 작년 10월 대구 성서공단에서 단속과정 중에 발생한 ‘뚜안님의 사망사건’ 이후 많은 시민사회노동단체가 미등록노동자의 문제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면서 한목소리로 미등록노동자에 대한 단속추방 중단, 안정적인 체류 보장을 요구해 왔습니다.

이후 임금체불피해자인 미등록노동자에 대한 강제 구금의 금지, ‘통보의무제도의 면제’ 등으로 미등록이주노동자의 노동권이 극히 일부분 개선되고는 있으나 여전히 불안정한 체류와 강제 단속, 추방, 구금의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 또한 현실입니다.

여전히 한국 정부는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의 노동권과 직결되는 ‘안정적 체류 보장’에 대해서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 1월 27일 스페인 정부는 의미 있는 발표를 했습니다. 이미 여러 언론을 통해 발표된 바 있는 그 내용을 다시 한번 되짚어 봅니다.

‘스페인 정부는 △2025년 12월31일 이전에 스페인에 도착했고 △최소 5개월 이상 스페인에 실제 거주했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범죄 경력이 없는 미등록 이주민들이 이번 합법화 대상에 포함된다고 밝혔다. 난민 신청을 한 이들도 포함될 수 있고, 이미 스페인에 살고 있는 자녀도 대상이 된다. 이런 조건을 가진 이주민들이 신청해서 승인되면 최초 1년짜리 거주 허가를 받고, 이후 갱신을 통해 체류를 연장할 수 있다. 이 허가를 받으면 스페인 전역에서 어떤 사업체에서든지 합법적으로 일할 수 있는 노동 허가도 함께 부여된다.’

이 조치는 스페인 시민 사회에서 오랫동안 논의돼 온 대규모 이주민 합법화 입법 제안을 정부안으로 흡수한 것이었습니다. ‘지금 당장 합법화’ 캠페인으로 불린 이 시민 입법 제안은 2021년부터 추진되어, 약 70만 명의 서명과 900여 개 단체의 지지를 얻었으나 오랫동안 의회에서 계류되어 있다가 마침내 정책으로 발표된 것입니다.

한겨레신문의 보도를 인용하여 스페인 정부 당국자들의 말을 다시 전합니다.

‘페드로 산체스 총리는 이주민을 “스페인을 위한 부, 발전, 번영의 원천”이라며 특히 사회보장에 대한 재정 기여를 강조해 왔다. 포데모스의 이레네 몬테로 전 장관은 “권리를 부여하는 것이 인종차별에 대한 해답”이라며, 미등록 이주민을 ‘그림자’에서 끌어내어 사회 구성원으로 인정하는 것이 차별·혐오를 줄이는 길이라고 주장해 왔다.‘

스페인 정부 관계자가 그림자로 표현했던 미등록 이주민은 한국 사회에서는 지옥도 속에 공포를 겪고 있는 우리의 이웃이고 같이 일하는 노동자들입니다.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은 말합니다.

‘우리는 죽거나 다치거나 쫓겨나는 지옥도를 겪기 위해 한국에 온 것이 아니다’

이제는 빛의 혁명으로 들어섰다고 스스로 자화자찬하는 이재명정부와 관계 당국이 그 빛의 혁명을 가능하게 한 한국의 시민 사회에, 그리고 우리 사회를 지탱해 온 또 다른 한 축인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에게 대답할 차례입니다.

‘모든 미등록 이주노동자에게 안정적인 체류권을 보장하여 다시는 고통과 공포, 죽음의 지옥도를 겪지 않게 하는 첫 발걸음을 떼겠다.’

우리는 이런 발표를 듣고 싶다고 다시 한번 호소합니다.

최정규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이주노동팀장)

강제노동의 사슬을 끊어라: 사업장 이탈의 자유와 비자 통제정책의 전면 전환을 촉구한다

오늘 우리는 20여 년 동안 ‘현대판 노예제’라는 비판을 받아온 고용허가제의 본질적 모순과 인신매매위험을 구조화하는 법무부 주도 외국인력정책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절박함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안타깝게도 정부가 TF를 통해 논의하는 ‘개선안’은 개선이 아니라 통제의 강화이며, 보호가 아니라 억압의 정교화에 가깝습니다. 우리는 이 기만을 분명히 지적하고, 이주노동자에게 최소한의 인간다운 권리를 보장할 것을 강력히 요구합니다.

1. 현 직장 이탈(사직)의 자유’는 절대로 양보할 수 없는 보편적 인권입니다.

정부는 기존 사유제한, 횟수제한을 폐지한다고 하면서도 입국 후 1~2년간은 기존 제한을 유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 직장 이탈의 자유 제한은 문명국가에서 허용될 수 없는 강제노동입니다. 그런 강제노동은 단 하루도 허용될 수 없는 보편적 인권입니다.

이주노동자들이 사업장을 떠나는 이유는 변덕이나 무책임 때문이 아닙니다. 그 사업장이 누가 와도 버틸 수 없는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사업장 이탈은 더 나은 조건을 향한 단순 이동이 아니라, 인간으로서 도저히 견딜 수 없는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한 생존의 몸부림입니다. “죽지 않기 위한 절규”입니다. 입국 후 1~2년 내에 이직률이 높다면, 그 원인은 노동자가 아니라 사업장에 있습니다. 노동환경을 개선할 의지 없이 값싼 외국인 노동력으로만 연명해 온 구조가 문제입니다. 그런데 정부는 그 구조를 바로잡는 대신, 노동자의 발을 묶겠다고 합니다. 이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으며, 시민의 이익과 국익에도 반하는 처사입니다.

2. 국익을 훼손하는 고용허가제의 ‘주종관계’를 혁파해야 합니다.

현행 고용허가제는 현 직장이탈의 자유 제한 이외에도 사업주에게 이주노동자의 체류와 생계를 좌우할 막강한 권한을 부여합니다. 재고용 허가권은 사업주가 쥐고 있으며, 노동자는 산재를 당해도, 임금을 체불당해도,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쉽게 목소리를 낼 수 없습니다. 일할 수 있는 체류자격으로 사업주는 노동자를 인질로 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영하 18도의 비닐하우스 숙소에서 사망한 캄보디아 노동자 속헹 씨 사건은 결코 예외적 비극이 아닙니다. 같은 사업장에서 여러 명이 다쳐도 아무 제재 없이 인력을 계속 배정받는 사업장, 매년 1천억 원이 넘는 임금체불이 반복되는 현실은 제도의 구조적 실패를 증명합니다.

그럼에도 사업주 등 자본은 주종관계 유지가 국익을 위해 불가피한 것이라고 강변합니다. 그러나 이건 새빨간 거짓말입니다. 주종관계에서 얻는 이익은 고스란히 자본에 귀속되며, 주종관계에서 발생하는 산재, 임금체불 등 피해는 시민들의 혈세로 충당됩니다. 정부는 자본의 눈속임에 부화뇌동할 것이 아니라 시민들의 혈세가 낭비되지 않도록 주종관계를 바로잡는 데 역점을 두어야 할 것입니다.

3. 인신매매를 구조적으로 설계하는 법무부 주도 비자 정책은 당장 폐기되어야 합니다.

노동부가 고용허가제의 구조적 종속성을 바로잡지 못한 사이, 외국인력 정책의 주도권은 사실상 법무부로 이동했습니다. 출입국 관리 권한을 앞세운 법무부가 계절근로(E-8), 특정기능인력(E-7-3) 등 각종 비자 제도를 설계·확대하면서, 노동권 중심의 정책은 후퇴하고 체류 통제 중심의 정책이 전면에 나섰습니다. 이 흐름은 윤석열 정부에서 급격히 강화되었고, 이재명 정부에서도 구조적 전환 없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분명합니다. 공공적 관리·감독과 권리 보장 장치가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체류 자격만 무분별하게 확대하면, 그 제도는 필연적으로 중간착취 구조의 먹잇감이 됩니다. 현장에서는 이미 브로커 개입, 과도한 송출 비용, 채무 부담, 체류 연장에 대한 불안이 결합되면서 노동자들이 사업장에 사실상 종속되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과도한 송출 비용은 채무를 낳고, 채무는 침묵을 강요합니다. 체류 자격의 불안정성은 사용자에게 과도한 영향력을 부여하고, 사업장 종속 구조는 노동자가 부당한 처우를 감내하도록 만듭니다. 이는 국제사회가 정의하는 인신매매 및 강제노동의 구조적 징표와 정확히 맞닿아 있습니다. 국제기구가 지속적으로 지적해 온 ‘취약성의 남용’, ‘채무에 의한 통제’, ‘이동의 제한’이 제도 설계 단계에서부터 내재화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비자는 행정기술이 아닙니다. 사람의 삶과 권리를 좌우하는 법적 지위입니다. 그 설계가 노동권 보장과 분리된 채 출입국 통제 논리로만 운영될 때, 국가는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착취 구조의 설계자가 됩니다. 브로커가 활개치는 시장을 만들어 놓고 “불법은 단속하겠다”고 말하는 것은 사후적 대응일 뿐, 구조적 책임을 면할 수 없습니다.

인신매매 위험을 내포한 제도를 유지·확대하는 것은 국가의 국제적 신뢰를 잠식하는 일입니다. 체류를 미끼로 종속을 구조화하는 정책은 결국 한국 사회 전체를 ‘고위험 공급망’ 국가로 낙인찍을 것입니다. 비자 권한을 앞세운 통치가 아니라, 권리 중심의 노동정책으로 전환이 되어야 합니다. 인신매매를 구조적으로 설계하는 법무부는 외국인력정책에서 손을 떼야 합니다.

우리의 요구사항은 명백합니다.

1. 현 직장 이탈(사직)의 자유의 무조건적 보장

현 직장 이탈의 자유는 단 하루도 제한할 수 없는 보편적 인권이며, 입국 후 1~2년간 사업장 변경을 막는 것은 강제노동과 다름없습니다.

2. 국익 훼손하는 고용허가제 주종관계 혁파

고용허가제가 만든 ‘주종관계’는 자본의 이익만 보장할 뿐, 산재와 임금체불의 비용은 시민의 혈세로 떠넘기는 구조로서 국익에도 반합니다.

3. 국익 잠식하는 법무부 주도 외국인력정책 전면폐기

윤석열 정부에서 확대되고 이재명 정부에서도 유지된 법무부 주도 비자 정책은 권리 보장 없는 체류 확대를 통해 중간착취와 종속 구조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비자를 통한 통제가 아니라 권리 중심의 노동정책으로 전환하지 않는 한, 한국은 인신매매 위험을 구조화하는 국가로 낙인찍힐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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