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입장문] 형사소송법 개정안 논의에 관한 민변의 입장

2026-07-07 2,160

 

형사소송법 개정안 논의에 관한 민변의 입장

 

1. 회원 의견조사 결과를 공개하며

다가오는 2026년 10월에는 기존 검찰청이 해산하고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새로 문을 엽니다. 이에 맞춰 형사소송법을 고치는 일은 피할 수 없는 과제입니다. 그동안 우리 모임은 개혁입법에 있어서 가급적 단일한 합의안을 제시하려고 노력해 왔습니다. 하지만 이번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관해서는 상당한 기간을 두고 치열하게 토론하고 논쟁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쟁점에 관해서는 단일한 입장을 도출하지 못했습니다. 이에 우리 모임은 이번 형사소송법 개정의 총론적 방향성을 밝히되, 보완수사권이나 전건송치제도와 같은 구체적 쟁점에 대하여는 단일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기로 정하였습니다.
우리 모임은 단일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제시하는 대신 민변 회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그대로 드러내기로 하였습니다. 지난 6월 30일부터 7월 3일까지 우리 회원 403명이 참여한 의견조사 결과를 시민사회와 언론에 공개합니다. 아울러 향후 우리 모임을 구성하는 여러 위원회와 센터가 각자의 전문성에 기초하여 쟁점별 검토와 제언을 이어감으로써, 형사소송법 개정에 관한 사회적 숙의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모임 회원들의 의견 조사결과를 공개하면서 이번 형사소송법 개정에 관한 우리 모임의 총론적인 입장을 다음과 같이 밝힙니다.

 

2. 2026년 형사소송법 개정방향의 원칙

형사소송법 개정 과정에서 검찰의 보완수사권과 전건송치제도를 둘러싼 쟁점들은 오직 사법정의의 실현이라는 관점에서 깊이 있게 논의되어야 합니다. 정치적인 이해관계나 과거의 과오에 대한 논란이 논의의 배경이나 기준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새롭게 문을 열 공소청과 중수청이 시행착오 없이 안착하려면 정교한 제도 설계가 필수적입니다. 국회는 이 제도 설계의 목적이 권력기관 간의 힘겨루기가 아님을 분명히 유념해야 합니다. 두 기관과 기존의 경찰, 공수처가 서로 견제하고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틀을 짜야 합니다. 오직 시민의 인권을 보장하고 사법정의를 실현하는 것만이 유일한 목적이어야 합니다.
검찰의 권한 집중을 통제해야 한다는 목소리와, 수사 지연 등으로 인해 피해자 보호가 소홀해져서는 안 된다는 우려는 서로 대립하는 것이 아닙니다. 두 관점 모두 시민의 인권을 지키고자 하는 하나의 가치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국회는 수사와 기소의 분리라는 시대적 과제를 실현하면서도, 형사사법 절차 속에서 시민의 권리가 확실히 보장될 수 있도록 정밀한 제도를 만드는 데 지혜를 모아야 합니다.

 

3. 범죄피해자의 절차적 권리 보장

기존의 형사소송법 개정 논의가 수사기관의 권한을 구분하는 것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범죄피해자의 권리를 보장하는 과제도 비중있게 다루어져야 합니다. 우리 헌법은 이미 1987년에 형사피해자가 재판에서 진술할 권리를 도입했습니다. 하지만 현재의 형사소송법은 여전히 피해자의 권리를 충분히 담아내지 못하고, 피해자를 사법 절차의 주체가 아닌 단순한 참고인이나 증인 으로 대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동안의 검찰개혁이 수사기관의 권력 남용을 통제하는 데는 나름의 성과를 거두었지만, 피해자들이 수사와 재판 절차 속에서 겪는 어려움을 살피는 데에는 충분하지 못했던 점에 대한 성찰이 필요합니다.
우리 모임은 이번 형사소송법 개정과정이 그동안 소외되었던 피해자의 절차적 권리를 수사와 재판 전 단계에서 전면적으로 보장하는 전환점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선언하며,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은 방안들을 깊이 있게 논의할 것을 국회에 촉구합니다.

▲ 피해자의 알권리 및 기록 접근권 실질화: 고소인, 고발인 등에게 사건의 수사진행 상황 및 공소제기 여부 등을 신속·주기적으로 통지하도록 의무화하고, 수사 및 공판 단계에서 수사·소송기록의 열람·등사권 보장

▲ 피해자 진술권의 실질화 및 양형 반영: 피해자가 공판기일에 출석하여 피해의 정도 및 결과, 양형 의견 외에도 공소사실에 관한 의견까지 진술할 수 있도록 헌법상 재판절차진술권을 실질화하고, 이를 의무적으로 양형에 반영하는 방안

▲ 불복 절차의 보편적 확대: 부실한 수사 및 자의적인 불송치/불기소 결정을 피해자등이 효과적으로 견제할 수 있도록 고소인뿐만 아니라 고발인에게도 불송치 결정에 대한 이의신청권 및 검사의 불기소 결정에 대한 재정신청권 보장

▲ 피해자 참가제도 신설: 현재 형사 재판 절차상 피해자의 지위가 증인으로 한정되어 기본권 보호에 미흡하므로, 피해자(또는 그 대리인 등)의 참가 신청을 통하여 재판 당사자 지위를 부여, 소송참여권을 보장함으로써 검사의 공소진행에 대한 견제/통제 및 형사사법 절차에 대한 신뢰 회복 도모

 

4. 바람직한 형사사법 체계의 수립을 바라며

형사소송법 개정은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우리 사회의 당면한 시대적 과제입니다. 정의로운 사법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진지한 숙의가 필요합니다. 피의자의 방어권을 두텁게 보장해 수사 권력의 남용을 통제하면서도, 범죄피해자의 권리를 온전히 보장하여 사법 절차의 주체로 설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만 도달하기 불가능한 목표도 아닐 것입니다. 기관간의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작동할 수 있고, 현장의 구체적인 목소리가 반영된 합당한 변화를 위하여 우리 모임도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우리 모임은 이번 개정이 단순히 법 조문 몇 개를 바꾸는 기술적 개편에 그치지 않기를 바랍니다. 대한민국의 인권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역사적 계기가 될 수 있도록, 현장 변호사들의 지혜를 모아 법률가로서의 소명을 다하겠습니다. 국회와 정부 역시 다양하고 깊이 있는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진지한 논의에 임하기를 강력히 촉구합니다.

 

* 첨부 : 형사소송법 개정과 관련한 민변 회원 의견조사 결과(403명)

 

2026. 7. 7.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 강문대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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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소송법 개정과 관련한 민변 회원 의견조사 결과(403명).pd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