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변 사법센터 기자회견문}
형사소송법 개정의 골든타임을 놓쳐서는 안된다.
보완수사권은 수사–기소의 완전한 분리 원칙에 따라 폐지되어야 한다.
안녕하세요, 민변 사법센터입니다.
오늘 저희는 정부와 국회가 주권자인 국민과 약속한 중수청, 공수청의 10월 2일 출범을 위해서 신속하게 형사소송법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촉구드리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정부와 국회는 지난 해 10월 1일 정부조직법을 통과시키면서, 그리고 올해 3월 24일에 공소청법, 중수청법을 공포하면서 공소청과 중수청이 다가오는 10월 2일에 출범할 것임을 약속했습니다. 그것은 수사와 기소의 완전한 분리를 기초로 기소기관과 수사기관이 상호 견제와 균형을 이뤄 국민을 섬기며 국민을 위해 일하는 형사사법체계를 만들겠다는 선언이었습니다. 이제 그 약속일이 72일 남았습니다.
골든타임(Golden Time)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인명구조나 사건 해결을 위해 반드시 완수해야 하는 최적의 시간을 말합니다. 지금이 바로 형사소송법 개정을 통해 검찰개혁을 완수해야 하는 골든타임입니다. 더 이상 지체해서는 안됩니다. 신속하게 형사소송법을 개정해야 할 때입니다. 이 골든타임의 시기를 놓친다면 주권자와 약속한 공소청, 중수청의 출범은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지금도 많이 지체되었습니다. 국민과 약속한 공소청, 중수청의 10월 2일 출범을 위해서는 지금 형사소송법 개정이 신속하게 이뤄져야 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공소청, 중수청 출범을 위한 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합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님께서 정부서울청사에서 평검사들과 ‘검사와의 대화’를 한 때가 2003년 3월 9일입니다. 그 때로부터 무려 23년이 넘도록 우리는 검찰개혁을 논의해 왔습니다. 이제는 검찰개혁 논의에 대해 종지부를 찍어야 할 때입니다. 더 이상 좌고우면하거나 지체해서는 곤란합니다. 국민과 약속한 대로 수사와 기소의 완전한 분리를 원칙으로 한 형사소송법 개정을 마쳐야 합니다.
최근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존치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더불어민주당 안팎에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경찰의 부실수사와 수사권남용의 통제를 위해, 그리고 피해자,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기 위해 수사-기소 분리의 예외가 필요하다는 취지입니다.
범죄피해자와 사회적 약자를 두텁게 보호해야 한다는 취지와 마음에 이견이 있을 수 없습니다. 다시는 장윤기 사건과 같은 범죄, 부산 돌려차기 강간살인미수 사건이 발생해서는 안됩니다. 피해자와 유족의 마음에 씻을 수 없는 큰 상처를 주는 부실수사, 봐주기 수사 등이 발생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그 마음은 국민 모두가 똑같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범죄피해자와 사회적 약자들 두텁게 보호하는 유일한 방법이 검사의 보완수사권 존치일 수는 없습니다. 기소권과 영장청구권이라는 막강한 권한을 가진 검사에게 직접수사권인 보완수사권까지 주는 방법만이 유일한 방안일 수는 없습니다.
범죄를 수사하고 기소하는 과정에는 직접수사권, 영장청구권, 기소권이라는 3개의 막강한 권한이 있습니다. 지난 80년간 검찰은 이 3개의 권한을 모두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 이유로 어느 누구도 검사의 전횡을 막지 못했고, 그 폐해는 심각했습니다. 대한민국은 주권자인 국민의 나라, 시민의 나라가 아니라 검사의 나라였습니다. 심지어 검사통치를 했던 윤석열은 내란이라는 끔찍한 범죄로 우리가 힘들게 쌓아온 민주주의를 심각하게 위협하기까지 했습니다. 그와 같은 검사의 나라를 끝내고 시민의 나라로 가고자 하는 것이 검찰개혁입니다. 그 개혁의 핵심은 수사와 기소의 완전한 분리입니다. 수사와 기소가 완전하게 분리되어 서로 견제와 균형을 이룰 때 권한 남용의 폐해를 방지할 수 있고, 올바른 형사사법체계를 수립할 수 있습니다.
수사, 기소의 완전한 분리는 이재명 대통령의 21대 대선공약집 38쪽에서도 밝힌 내용이고, 이재명 정부 제123대 국정과제집 53쪽에서도 명확하게 밝힌 과제입니다. 오랜 기간 국민에게 약속한 시대 과제입니다. 이제는 시민들에게 약속했던 검찰개혁의 과제를 지키고 완수해야 할 때입니다.
시민들은 대통령과 정부 그리고 더불어민주당이 굳게 약속했던 수사-기소의 완전한 분리를 믿고 지금까지 기다려 왔습니다. 그런데 최근 이 시대적 과제에 대해서 여당 일부 의원들이 다른 의견을 내며 시민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대선공약집, 123대 국정과제에서 밝혔듯이 보완수사권 논쟁은 종지부를 찍은 쟁점입니다. 검찰에게 보완수사권을 존치시킬 필요성은 크지 않습니다. 오히려 기소권, 영장청구권이라는 2개의 막강한 권한을 가진 검사에게 보완수사권까지 존치시킨다면 권한 독점으로 인한 폐해를 막을 수 없습니다. 과거 우리가 무수한 사건으로 경험했듯이 보완수사권 존치는 기소권, 영장청구권과 결합하여 민주주의와 시민의 삶을 위협할 것입니다. 검찰개혁이라는 시대 과제를 다시 원점으로 되돌리게 될 것입니다. 시민의 나라가 아니라 다시 검사의 나라로 회귀하게 만들 것입니다.
범죄피해자를 두텁게 보호해야 한다는 그 마음에 이견이 있을 수 없습니다. 일부에서는 경찰의 부실수사, 암장수사를 염려합니다. 그렇습니다. 검사의 위법하고 부당한 불기소를 막아야 하는 것처럼 수사기관의 부실수사, 암장수사도 반드시 막아야 합니다. 하지만 보완수사권 존치가 유일한 방법일 수 없습니다. 이미 제안된 많은 방법들은 그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 놓고 있습니다.
검사에게 기소권, 영장청구권을 부여하는 것에 더하여 보완수사요구권, 시정조치요구권, 재수사 요구권, 불송치 사건에 대한 자료 검토권, 이의신청한 송치 사건의 검토권을 통해 검사로 하여금 수사기관의 수사권을 간접적으로 통제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에 더해서 수사 초기부터 수사기관과 기소기관의 긴밀한 협력 제도 등을 마련하여 부실수사, 암장수사의 폐해를 막을 수 있습니다. 그에 반해 기소권과 영장청구권이라는 2개의 막강한 권한을 가진 검사가 직접수사권인 보완수사권까지 가진다면 그 폐해를 막을 방안은 없습니다. 영장청구권과 기소권을 가진 검사가 자신이 직접 보완수사를 해서 무고한 피의자를 기소해 버리는 경우에 이를 통제하거나 막을 방법은 없습니다. 범죄피해자를 두텁게 보호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억울하고 무고한 피의자와 피고인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도 형사사법체계가 갖추어야 할 중요한 가치입니다. 위 두 가지 가치 모두 필요하고 소중합니다. 한 명의 억울한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겠다고 하는 다짐은 범죄피해자의 측면에서도 무고한 피의자 측면에서도 모두 고려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기소권과 영장청구권을 가진 검사에게 직접 수사권까지 부여해서는 안됩니다. 다른 방법으로 범죄피해자 보호 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검사에게 보완수사권을 존치시키는 방안은 잘못된 처방입니다. 잘못된 처방은 시민과 피해자를 위한 것이 아니라 검사를 위한 처방이 될 뿐입니다. 우리 사회를 다시 시민의 나라가 아니라 검사의 나라로 만들 것입니다. 더 이상 검사의 나라가 되도록 해서는 안됩니다. 이제는 검사의 나라라는 족쇄를 끊고 시민의 나라로 나아가야 합니다.
보완수사권 존치가 아니더라도 범죄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한 방안들은 마련되어야 하고, 마련할 수 있습니다. 민변 사법센터가 제안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에도 피해자의 형사절차 참여 보장, 범죄피해자에 대한 정보 제공, 수사 및 재판절차에서의 배려 규정, 특정 범죄피해자에 대한 국선 변호사 선임의 특례 규정은 물론이고, 불송치 결정에 대한 이의신청자의 범위를 고발인, 범죄피해자로 확대하는 방안, 피해자의 형사기록에 대한 열람 등사권의 실질화, 피해자가 증인신문과 별도로 공판기일에 출석하여 진술할 수 있는 권리, 피해자 의견을 양형에 반영하는 규정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민변 사법센터는 이 개정안을 통해 피해자가 수사와 재판절차에서 보다 두텁게 자신의 권리를 보호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이러한 제안에 더하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유능한 수사관과 법률가로 구성된 ‘아동, 청소년 성보호 범죄, 아동학대범죄, 성폭력범죄, 스토킹 범죄, 장애인을 상대로 한 범죄, 인신매매 등의 범죄’를 대상으로 한 특별 전담 수사조직을 구성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되어야 할 것입니다.
범죄피해자 보호를 위해 필요한 것은 수사와 재판 절차에서 피해자 권리를 두텁게 보호하고, 범죄에 대한 수사를 제대로 해서 범죄자를 합당하게 처벌하는 방안을 만드는 것입니다. 그것이 아니라 기소권과 영장청구권을 가진 검사에게 보완수사권까지 부여해서 검사에게 그 누구도 통제할 수 없는 무소불위의 권한을 주는 방안일 수는 없습니다. 그것이 피해자 보호를 위한 유일한 방안일 수 없습니다. 오히려 직접수사권과 기소권의 결합은 무고한 피해자를 낳고 민주주의를 위협할 수 있는 매우 잘못된 처방입니다.
이재명 정부와 여당은 보완수사권을 폐지하고 검찰개혁을 완수하겠다고 국민과 약속했습니다. 그 약속은 반드시 지켜져야 합니다. 약속 기한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지금 많은 시민들은 중수청과 공소청의 출범 준비가 잘 되고 있는지 걱정이 많습니다. 특히 형사소송법 개정을 완료해야 하는 이 골든타임 시기에 보완수사권 쟁점을 놓고 다시 우왕좌왕하는 여당 의원들의 모습은 시민들을 크게 불안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정부와 여당은 더 이상 좌고우면해서는 안됩니다. 그럴 시간이 없습니다. 검찰개혁 방안에 관해서는 지난 20년간 수많은 토론을 했고, 그 답은 나와 있습니다. 이제 결단을 하고 검찰개혁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마무리해야 할 때입니다. 검찰개혁의 골든타임을 놓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됩니다. 지금은 신속한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주권자인 국민과 한 약속을 지켜야 할 때입니다. 검사의 나라에서 시민의 나라로 나아가야 할 때입니다.
감사합니다.
2026년 7월 22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사법센터
* 참고: 위 내용은 형사소송법 개정 방안에 대한 민변 사법센터의 입장으로 민변 전체의 입장이 아닙니다. 위 내용을 인용할 경우 그 점을 밝혀서 인용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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