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위원회][공동보도자료] 삼성 반도체 연구원 故김치엽 자살 산업재해 신청 기자회견 / 2026. 5. 6.(수) 10:30,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

2026-05-06 1,073

[보도자료] <삼성 반도체 연구원 故김치엽 자살 산업재해 신청 기자회견>

“삼성 반도체 故김치엽 연구원의 죽음은 삼성의 극심한 성과 압박이 초래한 산업재해다. 신속히 산업재해 인정하라!”

2026. 5. 6. (수) 10:30,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

*사회 : 다산인권센터 상임활동가 랄라

[발언]

1. 고인의 죽음은 명백한 산업재해. 신속한 산재인정을 바란다. / 유족 대리인 이성민 노무사

2. 진상 규명과 산재인정을 촉구하며 / 민변 노동위원회 신세영 변호사

3. 다시는 억울한 죽음이 없길 바라며 / 산재피해가족네트워크 ‘다시는’, 고 오요안나 어머니 장연미

4. 반도체 이윤몰이에 희생된 청년노동자 김치엽의 죽음 앞에 삼성은 책임져라 / 인천대학교 재학생 강수민

5. 삼성의 책임을 묻기 위해 오늘 산업재해 신청을 하고 진상규명을 촉구한다 / 고 김치엽 님의 아버지 김영구

6. 기자회견문 낭독

* 공동주최: 경기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경기지역 노학연대네트워크 ‘너머’, 고려대학교 노학연대모임 프락시스, 다산인권센터, 민주노총 경기도본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반도체노동자의건강과인권지킴이 반올림

[발언문]

<이성민 노무사 발언 (산재신청 유족 대리인) >

김치엽 연구원이 남긴 기록에는, 그가 생전에 느꼈던 고통이 그대로 담겨 있습니다. “회사만 오면 팔다리가 저리고 가슴이 아프다”, “갑자기 눈물이 날 정도로 우울하다” “마음이 지옥”. 그의 답답한 마음은 검색 기록으로 남겨졌습니다.

이러한 감정은 대부분 일터의 문제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초기에는 ‘회사에서 찍힌 사람’처럼 회사에서 부정적으로 평가받는 상황의 검색을 시작으로 점차 ‘해고’, ‘징계’, ‘인사 조치’와 같은 보다 구체적인 불안으로 이어졌습니다. ‘회사에서 잘릴 것 같다’, ‘회사를 그만두고 싶다’는 검색이 반복되었습니다. 재해자의 인식 속에서는 ‘파트장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다른 사람만큼 하지 못한다’는 생각이 점차 커졌고, 실제로 일과 직업에 관한 문제가 가장 큰 걱정거리로 자리 잡았습니다. “잘해보려 하는데 하나씩 일그러지고 있다 이제 무엇이 문제인지도 모르겠다”는 기록 “나는 문제가 많은 사람입니다”라는 메모, 그리고 결국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싶다”, “세상에서 사라지고 싶다”는 표현으로까지 이어졌습니다.

실제 삼성전자에 입사한 후, 재해자의 정신건강은 급속히 악화되었습니다. 재해자의 진료기록에는 불과 수개월 만에 항우울제가 반복 증량되었고, 불안과 수면장애 증상이 나타나면서 약물이 추가되고 변경되는 과정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스스로 일할 수 없는 건강 상태임을 인지했으나, 끝내 쉬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생을 마감했습니다.

회사는 말합니다. 일터에서 김치엽 연구원에게 어떠한 문제도 없었다고, 무려 네 차례나 그의 집을 찾아가긴 하였으나, 아무런 일도 없었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김치엽 연구원이 일터에서 어떤 일을 겪었기에 이와 같은 기록을 남겼는지 아직은 알지 못합니다. 물론 ‘사과문제출’ ‘직장 내 괴롭힘’ 등의 메모와 기록은 그가 일터에서 감내하기 힘든 경험을 하였음을 의심케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죽음은 산업재해입니다. 산업재해 판단은 상당인과관계의 영역입니다.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되어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제반 사정을 종합한 규범적 관점에서 그 개연성이 인정되면 충분합니다. 재해자가 겪은 개별적 사건이 구체적으로 특정되고, 입증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이는 상당인과관계 판단에 본질적인 장애가 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일터에서, 업무 과정에서의 고인이 겪은 스트레스와 그로 인한 정신적 고통의 존재 여부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확인한 기록들은 한 방향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입사 이후 정신건강이 급격히 악화되었고, 그 과정에서의 그가 표현한 불안과 압박은 일관되게 일터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상태는 결국 재해자가 정상적인 인식과 판단을 유지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렀음을 보여줍니다.

김치엽 연구원의 죽음은 개인의 탓이 아닙니다. 이 죽음은 일터의 문제에 기인한 산업재해입니다. 근로복지공단 역시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원칙에 맞는 조사와 판단을 해주길 바랍니다.

<고 김치엽 님의 아버지 김영구 님 발언>

삼성전자를 자랑스럽게 생각한 꿈 많던 청년연구원 고 김치엽의 자살사건 산재신청에 대해 고인의 유족으로써 한 말씀 드리겠습니다. 존경하는 기자 여러분, 그리고 이 자리에 함께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저는 고 김치엽의 아버지 김 영구 입니다.

2025년 3월 26일,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에서 일하던 제 아들 김치엽은 거주하던 오피스텔에서 주검으로 삼성전자의 동료들에게 발견되었습니다. 삼성전자에 입사한 지 11개월 10일

만에 그토록 자랑스럽게 생각했던 아들의 직장에서 무슨 일들이 있었는지 왜 극단의 선택을 했는지 유서도 증언도 동료직원들의 이야기도 없었습니다.

아들은 삼성전자에 입사하게 되어 누구보다 기뻐했고, 저희 가족도 그 모습을 보며 삼성전자를 자랑스러워했습니다. 하지만 그로부터 1년도 채 되지 않아 아들은 죽음으로 내몰렸습니다. 그리고 유족은 삼성전자로부터 어떠한 사과나 해명도 듣지 못하고 있습니다.

과로와 휴식이 박탈당할 때 아들의 SNS에는 이런 글이 남아 있었습니다.

“잘 해보려 하는데 하나씩 일그러지고 있다.”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싶다.”

이것은 단순한 감정 표현이 아닙니다. 이미 한계에 도달한 사람이 남긴 신호였습니다.

아들은 죽음을 앞두고 극심한 우울증과 수면장애로 큰 고통을 겪고 있었고, 일상적인 근무를 할 수 없어서 회사와 휴직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확인되며, 사측은 사내의 마음정신건강센터에 상담을 직접 예약하고 상담도 받게 하였습니다. 하지만 그런 조치 외에는 업무를 줄이거나 휴직 처리를 시행한 것이 아니라 사건 바로 직전인 2025년 3월 19일의 업무 발표까지 업무를 부과하며 극단으로 몰아붙였습니다. 가족에게 연락도 하지 않았습니다.

한마음 센터의 의무기록에는 “상당 수준의 증상이 지속되어 치료 필요” “심한 업무 스트레스”라는 내용이 분명히 남아 있습니다.

그런데도 아들은 제대로 쉴 수 없었습니다. 정신건강 휴직을 원했지만, 회사 일정, 프로젝트 발표 때문에 쉬지 못했습니다. 결국 아들은 밤을 새우며 잠들지 못했고 수십 개의 알람을 맞추고도 일어나지 못하는 상태까지 내몰렸습니다.

그런데 더 충격적인 사실이 있습니다. 아들이 출근하지 않는다고 회사 인사팀은 아들의 주거지까지 찾아와 강제로 문을 열었습니다. 비밀번호를 눌러야 출입할 수 있는 공간에 위력으로 무단침입을 한 것입니다. 사실관계의 조회와 주거침입에 대해 고소하자 회사는 마지못해 2026년 4월 15일 답변에 이와 같은 주거 침입이 최소 4회 이상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그리고 밝힌 사유는 “근태 관리”였습니다. 하지만 그에 대한 기록도 일자와 방문자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으며 공식적인 내부 자료는 없다고 합니다.

동탄의 오피스텔은 혹여 아들이 직장과의 거리가 멀어 피곤할까봐 제 명의로 얻어둔 곳으로 아들에게 회사에는 거주 사실을 알리지 말라고 했었던 곳입니다. 혹시나 신입이라는 이유로 부당한 지시를 받는 것을 막고자 하는 마음에서 였습니다. 하지만, 그곳에 삼성전자는 반복해서 주거침입을 자행했던 것입니다. 이런 기초적인 사실관계조차 진실을 확인하는데 1년이 넘게 걸렸습니다. 직원이 단지 몇시간 지각했다고 해서 인사기록카드에 나와있지 않는 주거지를 무단 침입하는 행위를 삼성전자는 노무관리라고 표현합니다.


진정으로 아들의 상태를 염려했다면 진작에 가족에게 연락해서 아들의 상태를 알려주고 휴식과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조치했어야 합니다. 이런 식의 폭력적인 괴롭힘으로 아들을 괴롭힌 삼성전자는 최소한의 치료 기회마저 박탈하고 결국은 죽음으로 아들을 몰아넣은 것입니다.

삼성전자의 아들에 대한 노무관리의 형태는 관리가 아닙니다. 그것은 통제이고, 압박이며, 침해입니다. 결국, 괴롭힘의 일종인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는 이 죽음을 개인의 문제로 돌리고 있습니다. “입사 전부터 우울증세가 있었다” 이 한 문장으로 모든 책임을 피하려 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다릅니다. 2024년 3월 반올림과 삼성전자 노동조합 조사에 따르면 수면장애는 일반 노동자의 최대 3.7배, 자살 충동은 7배, 자살 시도는 10배에 이른다고 합니다. 이 수치는 무엇을 말합니까.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삼성전자의 구조가 병들어 있다는 증거입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분명히 선언합니다.

아들의 죽음은 개인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것은 삼성전자가 저지른 구조적 타살입니다. 그리고 오늘 유족은 고 김치엽의 죽음에 대해 산업재해 신청을 진행합니다. 산재 신청은 보상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책임을 묻기 위한 것입니다. 이 구조를 드러내기 위한 것입니다.

그래서 “다시는” 아들과 같은 죽음을 막아야 한다는 고인을 추모하는 남겨진 아버지의 의무가 되었습니다. 삼성전자는 아직도 진실을 말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죽음에 대해 사과도 없습니다.

유족은 아들의 죽음에 대한 진상규명을 요구합니다.

첫째, 고인의 업무 환경과 업무 압박에 대한 철저한 조사

둘째, 주거지 반복 방문 등 인권 침해 행위에 대한 진상 규명

셋째, 조직 내부의 관리 방식과 지시 구조 공개

넷째, 아프면 쉴 수 있는 최소한의 권리 보장

삼성전자에 요구합니다. 더 이상 침묵을 멈추십시오. 진실을 말하십시오. 그리고 책임을 인정하십시오.

저는 고 김치엽의 아버지입니다. 아들이 왜 죽어야 했는지 모른 채 살아갈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이 싸움을 멈출 수 없습니다.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께 부탁드립니다.

이 사건을 하나의 개인 비극으로 보지 말아 주십시오. 자살 산재 사망사건은 구조적 폭력에 기인한 산업재해이며 이것은 우리 사회의 문제입니다. 아들은 2025년 새해에 “행복해지고 싶다”고 적었습니다. 그 소박한 바람조차 이루지 못했습니다.

다시는 죽어야만 쉴 수 있는 회사가 존재해서는 안 됩니다. 저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아들의 죽음의 진실을 밝히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끝까지 싸우겠습니다.

[발언문]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 신세영 변호사

고 김치엽 님의 명복을 빕니다.

저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를 대표하여 이 자리에 섰습니다. 또한, 저는 고 김치엽 님의 동기, 교우이기도 합니다.

1995년생, 서른 살을 채 넘기지 못하고 떠난 청년 김치엽 님은, 고려대학교 신소재공학부에서 학·석사를 마친 뒤 2024년 4월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에 입사했습니다. 입사한 지 1년도 되지 않아, 그는 우울증 진단을 받았고, 병가를 신청했지만 회사는 이를 반려했습니다. 그리고 2025년 3월 26일, 프로젝트 발표일 불과 7일 후 홀로 거주하던 오피스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고인이 남긴 기록은 분명합니다. “파트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다른 사람만큼 해야 하는데 실행 능력이 밑바닥이다”,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싶다.” 사망 20일 전, 사내 마음건강클리닉에서 고인은 자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일과 직업에 관련된 일’을 직접 지목했습니다. 이것이 개인의 문제입니까? 우리는 아니라고 말합니다.

삼성전자 노동자의 우울증 유병률은 45.8%, 수면장애 유병률은 65%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HBM 경쟁에서 뒤처졌다는 위기감 속에서 최고 경영진이 직접 나서 강도 높은 성과 압박 메시지를 반복하던 바로 그 시기에, 신입 연구원 한 명이 그 압박을 고스란히 감당하다 스러진 것입니다.

한편 삼성전자에서는 노동자들의 개인정보를 수집하여 수시로 집에 찾아가는 감시 체계가 근태관리와 혼자 사는 청년의 생사를 확인한다는 명목 하에 공공연히 이루어지고 있었고, 삼성전자 직원들은 4회에 걸쳐 고 김치엽님의 거주지에 침범하였습니다. 이는 삼성전자 역시 고 김치엽님이 위태로운 상황에 놓여 있다는 사실을 알았으며, 그럼에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음을 의미합니다.

이것은 명백히 업무상 재해입니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은 업무상 스트레스로 인한 정신질환과 그로 인한 사망을 업무상 재해로 인정합니다. 고인이 겪은 것은 입사 직후부터 이어진 극심한 성과 압박, 반복적인 실패 경험, 병가 반려, 그리고 제때 받지 못한 치료였습니다. 이 모든 것이 업무환경과 직결된 것임은 고인이 직접 남긴 기록들이 증명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오늘 유족과 함께 산업재해를 신청합니다. 그리고 요구합니다.

첫째, 근로복지공단은 고인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임을 인정하십시오. 고인의 SNS 기록, 진료기록, 사내 병원 상담 내용 등 모든 증거가 업무 연관성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형식적 심사가 아닌 실질적이고 공정한 조사를 촉구합니다.

둘째, 삼성전자는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을 인정하며, 다시는 이러한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조직문화 개선을 약속하십시오. 개인적인 위로에 그치는 침묵은 답이 아닙니다. 어떤 조직 문화와 성과 구조 속에서 이 죽음이 발생했는지, 회사는 스스로 밝혀내고, 예방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셋째, 정부는 대기업 사업장의 정신건강 실태를 전면 점검하십시오. 상담 클리닉 하나 만들어 놓는 것으로 책임을 다했다고 할 수 없습니다. 과도한 성과주의와 인력 부족 문제를 방치한 채 정신건강 지원만을 내세우는 것은 구조적 문제를 개인에게 떠넘기는 것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노동자들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싶다’는 말을 삼킨 채, 내일의 실적표 앞에서 조용히 무너지고 있습니다. 김치엽 님의 죽음은 그 무너짐이 극단에 이르렀을 때 우리 사회가 어떤 얼굴을 하고 있었는지를 똑똑히 보여줍니다. 우리는 이 죽음을 개인의 비극으로 봉인하는 대신, 또다른 “김치엽 님”들을 위해 싸워갈 것입니다.

민변 노동위원회는 이 싸움에 함께 하겠습니다. 고 김치엽 님의 죽음이 결코 개인의 실패로 기록되지 않도록, 이 사회가 마땅히 져야 할 책임을 묻는 일을 끝까지 함께하겠습니다.

<발언문> 인천대학교 재학생 강수민

저는 학내에서 산업재해 가해기업들이 산학연계와 직무박람회 등에 참여하는 상황을 규탄하는 행동을 전개하는 중에 있습니다. 더불어 저는 오늘 살인기업 삼성이 청년들의 꿈과 희망의 공간으로 둔갑되는 현실에 맞서, 김치엽님의 죽음이 명백한 산업재해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밝히며 삼성의 책임을 촉구하고자 이 자리에서 발언하게 되었습니다.

삼성전자에서 일하던 김치엽 님의 죽음은, “삼성의 성과주의로 인한 타살”이었습니다. 삼성의 극심한 성과 압박이 초래한 산업재해였습니다. 2025년 2월, 그는 업무 스트레스로 인해 우울증과 수면장애가 악화되어 휴직을 신청하였으나, 삼성은 이를 받아주지 않았습니다. 아파서 쉬고 싶다는 노동자의 절박한 목소리를 사측은 외면한 것입니다. 이에 그는 3월 6일, 사내 병원에서 “업무 스트레스로 잠을 설치고 모든 일이 힘들고 앞일이 암담하게 느껴진다”라고 밝혔고 3월 20일,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싶다”라는 글을 sns에 남겼으며, 약 일주일 후에 고인이 되었습니다.

김치엽님의 희생은, 삼성에서 노동자를 존엄한 생명이 아니라, 반도체 이윤몰이의 수단으로 여기고 있음이 명백히 드러난 사안이었습니다. 이는 청소년 및 청년들의 삶과 너무나 직결된 문제입니다. 안전하지 못한 일터에서 청년들이 죽어가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삼성을 비롯한 수많은 산업재해 가해기업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연단에 서서 청년들의 미래를 약속하고 있기 떄문입니다.

이에 더해 지금의 교육 시스템은, 자본권력에 복무하고 지배구조를 학습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해버렸습니다.

학생인권조례는 서울시의회에 의하여 폐지 위기를 겪었고 학내 대자보는 정치적이라는 이유로, 미관을 해친다는 이유로 대학 당국으로부터 철거와 관리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청소년과 청년들의 목소리가 틀어막히고 배제되고 있는 사이, 노동자들을 착취하는 기업들이 “교육과 취업의 기회”라는 외피를 뒤집어 쓰며 교육 공간을 점거하고 있습니다.

제가 재학 중인 인천대학교는 지금으로부터 약 2주 전, 삼성과 앰코테크놀로지코리아, 스태츠칩팩코리아 등 산업재해 가해기업이 회원사로 포함되어 있는 반도체산업협회와 업무협약을 체결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향후 5년 간, 양 기관은 공동 연구와 기술 개발, 현장 실무 중심의 산업 연계 프로젝트를 이행한다고 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5월 14일에 개최되는 인천대 청년 직무박람회에는 삼성이 참여할 예정에 있습니다.

이렇게, 청년 노동자를 죽인 기업이 교육적 연계 대상으로 여겨지는 기만적인 상황을 우리는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요. 이는 결국, 삼성이라는 기업이 산업재해 사실을 반성하고 책임지는 것이 아니라 교육기관을 동원하여 이미지를 세탁하고 문제를 회피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에 속지 않을 것입니다. 삼성을 비롯한 산업재해 가해기업들이 교육기관을 동원하여 노동자의 죽음을 은폐하고 있다면, 우리는 이에 맞선 저항을 선언하고 실천할 것입니다. 이를 통해 김치엽님의 죽음이 산업재해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명백히 밝혀낼 것이며 삼성의 책임을 끝까지 추궁할 것입니다.

우리는 자본권력의 착취와 억압이 교육공동체를 파괴하는 것을 거부합니다. 우리는 동료의 죽음 앞에 무력해지고 익숙해지는 것이 아니라, 그의 고통을 부정하는 사회에 맞서 희생을 진정으로 애도하고 박탈당한 권리와 잃어버린 이름을 되찾을 수 있도록 끝까지 연대하며 싸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기자회견문>

“삼성 반도체 故김치엽 연구원의 자살은

성과 압박, 괴롭힘으로 인한 명백한 산업재해다.

근로복지공단은 신속히 산업재해 인정하라!

삼성은 책임을 인정하고 사죄하라!”

2025년 3월 26일 고작 서른의 나이에 ‘자살’로 생을 마감한 김치엽 님은 우리 앞에 큰 화두를 던지고 있다.

고인이 삼성전자에 연구직으로 입사해 만든 HBM 반도체 칩은 AI 열풍으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이 때문에 삼성은 역대급 호황기에 접어들었다. 연간 영업이익만 300조라는 천문학적인 액수다. 노동자들이 이에 성과 배분을 요구하며 5월 중순 파업을 예고하자 삼성과 친기업 기구들은 여론을 호도하며 노동자들을 이기적 집단으로 매도하고 있다.

하지만 왜 세계적 반도체 경쟁 속에서 우위를 차지하려는 회사로부터 노동자들이 받는 엄청난 성과 압박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가. 고 김치엽 님이 남긴 화두 중의 하나는 바로 이 문제이다. 반도체 연구개발 노동자들, 엔지니어들은 세계적인 경쟁이라는 높은 압력을 견디다 못해 병들고 있다. 우울, 불안, 공황장애, 심지어 고 김치엽 님의 사례와 같이 자살에 이르는 것이다. 과도한 성과 경쟁이 사람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

김치엽 님은 행복해지기를 꿈꿨다. 하지만 그가 남긴 온갖 흔적들은 그와 반대였다. 그가 남긴 인터넷 검색 기록을 따라가보면 일하면서 당한 심적 고통이 얼마나 큰 것이었는지를 알 수 있다. 인터넷 검색을 보면 ‘과로’로 온몸이 저렸고, ‘회사만 오면 팔다리가 저리고 심장이 크게 뛰었다.’ ‘직장 내 괴롭힘’, ‘회사에서 털렸을 때’, ‘마음이 지옥’이라고 썼다. 다이어리에는 ‘사과문 제출’이란 글귀를 남겼다. 무너진 건강에 수면장애라는 큰 고통을 견디면서, 어떻게든 일어나기 위해 ‘전기충격 알람’을 검색하기도 했다. 그가 남긴 모든 흔적이 참 아프다.

고인은 생전에 우울증 복용량을 증량하면서 하루하루 견디어 내려 애썼다. 하지만 그에게 회사는 도무지 제대로 된 ‘쉼’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의 인터넷 검색 기록에는 ‘권고사직, 징계, 해고, 대기발령, 업무집중 못하는 직원 해고’ 등 수많은 인사상 불이익에 대한 검색어가 가득하다. 도대체 누가 어떤 이유로 인사상 불이익을 주려 했는가. 아픈 이에게 이렇게도 가혹할 수 있는가. 삼성은 더 이상 감추지 말고, 고인에게 벌어진 일련의 일들에 대해 진실을 말하라.

마지막으로 삼성은 고인의 위태로운 상황을 잘 알고 있었다. 사건 당일 출근하지 않자 오피스텔의 문을 강제 개문하여 그의 마지막을 발견한 것도 삼성 인사과 직원이었다. 하지만 유족들은 아직도 삼성전자로부터 어떠한 사과나 해명도 듣지 못하고 있다. 다만 그 이전에도 3번이나 더 근태관리차 집까지 찾아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어떻게 개인의 사생활이 보장되어야 할 집까지 찾아와 관리하는가. 이러한 전근대적인 노무관리가 그를 더욱 무너뜨렸을 것이라는 점은 미뤄 짐작할 수 있다.

고인의 안타까운 죽음은 삼성의 성과 압박이 초래한 명백한 산재다. 그리고 삼성의 반인권적 노무관리가 그를 더욱 내몰았다. 아프면 쉴 권리조차 없던 반인권적 경영이 그를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이다.

이에 우리는 한목소리로 촉구한다.

* 근로복지공단은 신속하게 산업재해를 인정하라!

* 삼성전자는 고인의 죽음앞에 사죄하라.

* 다시는 일하다 죽지 않게 재발방지대책을 약속하라.

2026년 5월 6일

삼성 반도체 연구원 故김치엽 자살 산업재해 신청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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