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정보위][보도자료]
가명정보 활용에 대한 시민의 처리정지요구권을 인정하라
-가명정보 활용에 대한 처리정지요구권을 부정한 법원재판,
이에 대한 재판소원을 제기하며
개인정보 보호법은 헌법 상 기본권인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구체화하기 위하여 개인정보의 처리 및 보호에 관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기 위하여 제정된 법률이며, 개인정보처리자가 개인정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정보주체에게 보장하여야 할 권리와 준수하여야 할 의무 등을 규정하고 있다.
한편, 개인정보 보호법은 정보주체의 ‘동의’에 기반하여 개인정보를 수집·이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예외적으로 동의없이 수집·이용 등 활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동법 제15조 내지 제19조). 한편, 개인정보를 정보주체의 ‘동의’없이 활용하게 해달라는 요구가 제기 되었고, 이에 2020. 2. 4. 법 개정으로 “제3장 제3절 가명정보의 처리에 관한 특례”를 신설하여 개인정보처리자가 ‘통계 작성, 과학적 연구, 공익적 기록보존 등’의 제한된 목적 하에 정보주체의 동의없이 가명정보를 처리할 수 있게 되었다(제28조의2 내지 제28조의7).
가명정보는 추가적인 정보 없이는 특정 개인을 알아볼 수 없도록 처리 된 개인정보에 해당하나, 그 본질이 여전히 개인정보인 이상, ①추가 정보의 결합, ②누적 또는 반복 처리로 인한 식별, ③비식별 기술의 부적절성 등으로 인한 ‘재식별’ 가능성이 존재한다. 따라서 정보주체의 권리인 개인정보의 열람권, 전송요구권, 정정·삭제권, 처리정지요구권 및 자동화된 의사결정에 대한 거부·설명요구권 등은 원칙적으로 ‘개인정보의 가명처리’ 에 대해서도 보장되어야 한다(개인정보 보호법 제35조 내지 제37조의2).
자신의 개인정보가 가명처리 되는 것을 저지하고자 한 청구인은, 개인정보처리자인 피고를 상대로 가명정보 활용을 위하여 식별가능한 자신의 개인정보가 처리되는 것을 막아 달라는 내용의 처리정지청구 소송을 제기하였다. 이 소송의 제1심과 제2심은 가명정보의 처리에 관한 특례규정이 존재하더라도, 가명처리 이전 단계의 개인정보 처리에 대하여는 정보주체가 처리정지를 요구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하며, 이것이 법문언에 부합할 뿐만 아니라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보장하는 합헌적 해석이라고 판단하여 청구를 인용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인공지능 등 신기술을 활용한 데이터 이용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가명처리’가 개인정보 보호법 제2조 제2호에서 정한 개인정보의 ‘처리’ 유형과는 구별되는 것으로서 단지 개인정보에 대한 보호조치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이에 따라 가명처리는 같은 법 제37조 제1항 제1문이 정한 처리정지요구의 대상인 개인정보 ‘처리’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제1심 및 제2심 판결을 취소하였고, 이러한 법리는 파기환송심 및 재상고심에서도 그대로 유지되었다.
그러나 데이터 산업 육성이라는 경제정책적 필요만으로 개인정보자기결정권,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인격권과 같은 헌법상 기본권의 침해가 정당화될 수는 없다. 정보주체의 신뢰를 저버린 채 이루어지는 데이터 이용의 양적 확대는 데이터 경제의 지속가능성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이에 우리 위원회는 청구인을 대리하여 심판대상 재판이 법률 문언의 가능한 해석 범위를 일탈하여 합헌적 법률해석의 원칙을 위반하였을 뿐만 아니라,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개인정보자기결정권,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및 인격권을 침해하였음을 이유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한다.
헌법재판소는 재판소원 제도의 도입 취지에 따라 심판대상 재판의 위헌여부를 면밀히 살펴, 재판에 의한 기본권 침해가 있다는 점을 명백히 밝혀 주길 바란다. 나아가 인공지능 및 기술 시대에 전면적으로 위협받고 있는 시민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이 실질적으로 보장될 수 있도록 기본권 보장의 최후의 보루로서의 역할을 해 줄 것을 요구하는 바이다.
*첨부: 재판소원 청구서 원문(개인정보 삭제): 260707_재판소원심판청구서.pdf
2026년 7월 8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디지털정보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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