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이하 민변) 환경보건위원회와 정치하는엄마들, 불교환경연대, 생명다양성재단 등 총 22개 시민단체가 2026년 9월 30일, 서울 종로구 감사원 정문 앞에서 ‘서귀포시 화순 연안 습지 매립공사의 절차 위반 및 법정보호종 보호의무 위반에 관한 감사청구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있다.
민변 환경보건위 등 시민단체 22개, 서귀포시 화순 연안 습지 매립공사의 절차 위반 및 법정보호종 보호의무 위반에 관한 감사청구 기자회견
일시 및 장소 : 2026. 9. 30.(수) 10:30 / 감사원 정문 앞(서울 종로구 북촌로 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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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수영장 조성 위해 멸종위기종 서식지 매립한 서귀포시 규탄 기자회견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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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들, “법정 절차 무시한 개발행정 책임 규명하고, 훼손된 습지 원상회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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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변·시민사회단체, 감사원 앞 기자회견 열고 감사청구서 제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이하 민변) 환경보건위원회와 정치하는엄마들, 불교환경연대, 생명다양성재단 등 총 22개 시민단체가 2026년 9월 30일, 서울 종로구 감사원 정문 앞에서 ‘서귀포시 화순 연안 습지 매립공사의 절차 위반 및 법정보호종 보호의무 위반에 관한 감사청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지난 6월 제주 서귀포시는 관광객 유치를 위한 반려동물 특화해수욕장을 조성한다는 목적으로 화순금모래해변의 연안 습지를 콘크리트로 매립한 사실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었다. 해당 지역은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기수역으로,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이자 해양보호생물인 기수갈고둥을 비롯한 다양한 생물의 서식지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시민 323명의 연명을 받아 공익감사청구를 추진하며 서귀포시가 공유수면 매립에 필요한 협의·승인과 해양이용협의를 거치지 않았고, 법정보호종의 서식 여부와 공사의 생태적 영향을 충분히 조사하지 않은 채 공사에 착수했다고 지적했다.
사회를 맡은 김도희 민변 환경보건위원회 변호사는 “법이 정한 절차는 행정을 번거롭게 만드는 형식이 아니라 돌이킬 수 없는 환경 훼손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약속”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공사는 중단돼 콘크리트 위로 겨우 물만 흐르게 해 놓은 상태다. 콘크리트를 다시 뜯어낸다 해도 죽은 생명과 파괴된 생태계가 온전히 돌아올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며 “서귀포시는 지역민원이라는 명분 뒤에 숨을 것이 아니라 책임을 다해야 하고, 제주도 역시 도 차원에서 지역과 상생하는 생태계 복원계획을 수립하고 시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감사청구의 취지와 주요 내용을 설명한 김소리 민변 환경보건위원회 변호사는 “멀쩡한 하천을 콘크리트로 덮는 행정을 우리 법이 허용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번 사업에서 확인된 절차상 위법사항을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서귀포시는 공유수면법상 필요한 매립 협의·승인 절차를 거치지 않았고, 해양이용영향평가법상 해양이용협의도 진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공사구역은 해양수산부가 고시한 해양생태도 1등급 지역이며, 공사 현장 인근에서 기수갈고둥의 집단서식도 확인됐다”며 “그럼에도 서귀포시는 기수갈고둥을 비롯한 생물종의 서식 여부와 공사 영향을 조사하지 않은 채 사업을 설계·발주하고 공사를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사건 공사로 기수갈고둥 개체나 서식기반이 훼손됐을 상당한 개연성이 있고 실제 매몰·사망 등 법률상 금지행위가 발생했는지도 감사 과정에서 확인해야 한다”며 “어떻게 이러한 행정이 가능했는지 철저히 감사하고, 책임자에 대한 조치와 법률에 따른 원상회복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대발언에 나선 김정덕 정치하는엄마들 상임활동가는 이번 문제를 미래세대의 생존과 연결해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 활동가는 “습지는 물을 맑게 하고 바다와 육지 사이에서 생명을 길러내며, 기후위기 시대에는 탄소를 머금는 공간이기도 하다”며 “생물다양성은 보기 좋은 풍경이 아니라 우리가 마시는 물과 먹는 음식, 숨 쉬는 공기를 가능하게 하는 수많은 생명의 관계”라고 말했다.
그는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이런 연결을 하나씩 끊을 때 그 비용을 치르는 것은 지금의 어른뿐 아니라 어린이들과 아직 태어나지 않은 세대”라며 “어린이들에게 물려줄 것은 콘크리트로 덮인 물길이 아니라 살아서 흐르는 물길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혜연 불교환경연대 사무국장은 화순 연안 습지의 생태적 연결성을 강조했다. 한 사무국장은 “화순 연안 습지는 한라산에서 내려온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곳이고, 그곳에서만 살아갈 수 있는 생명들이 있다”며 “강과 바다가 서로 기대어 하나의 자리를 만들고 그 자리에 기대 수많은 생명이 살아간다”고 말했다.
이어 “그 물길을 콘크리트로 막을 때 사라지는 것은 모래밭 한 구간이 아니라 하천과 바다를 잇는 관계 전체”라며 “반려동물을 위한 공간을 만든다며 다른 생명들의 집을 메우는 것은 자비라고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역경제와 주민들의 생계가 중요하더라도 사람의 삶과 다른 생명의 삶을 서로 맞서게 하는 개발은 결국 모두를 가난하게 만든다”며 “화순이 이미 가진 생태적 가치를 지켜 지역의 자산으로 삼는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산하 생명다양성재단 대표는 법정보호종의 보호가 개별 종의 보전에 한정된 문제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생태학적으로 반려동물을 위한 위락시설을 야생생물의 서식지를 파괴하면서까지 만드는 일은 합법 여부나 법정보호종 여부와 무관하게 허용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법정보호종을 지정하는 이유는 개체수가 감소했기 때문만이 아니라, 그 종이 대표하는 서식지와 자연 자체가 보호할 가치가 있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유럽은 지난 5년간 유럽 역사상 가장 많은 댐을 철거하며 하천을 본래 모습으로 돌리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유엔 역시 2021년부터 2030년까지를 ‘생태계 복원의 10년’으로 지정했다”면서 이러한 “국제사회의 흐름과 달리, 우리 사회는 여전히 시대에 역행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감사원에 ▲공유수면 매립 및 해양이용협의 절차가 누락된 경위와 관련 공무원의 책임 규명 ▲기수갈고둥 등 법정보호종의 개체 및 서식지 훼손 여부 조사 ▲공사중지 상태 유지와 훼손된 연안 습지의 원상회복 및 생태적 복원을 위한 시정조치 ▲유사한 위법·부당행위의 재발 방지를 위한 지방자치단체의 사전 법령검토 및 환경보전 체계 점검을 요구했다.
참가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마친 뒤 시민 323명이 참여한 공익감사 청구서를 감사원에 제출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이하 민변) 환경보건위원회와 정치하는엄마들, 불교환경연대, 생명다양성재단 등 총 22개 시민단체가 2026년 9월 30일, 서울 종로구 감사원 정문 앞에서 ‘서귀포시 화순 연안 습지 매립공사의 절차 위반 및 법정보호종 보호의무 위반에 관한 감사청구 기자회견’을 마친 뒤 공익감사청구서를 제출하고 있다.
▣붙임 1. 기자회견 식순 및 사진 영상 다운로드 링크
식순
사회: 김도희 변호사(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환경보건위원회)
발언 1: 김소리 변호사(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환경보건위원회)
발언 2: 김정덕 상임활동가(정치하는엄마들)
발언 3: 한혜원 사무국장(불교환경연대)
발언 4: 김산하 대표(생명다양성재단)
기자회견문 낭독
기자회견 사진 및 영상 구글 드라이브: 1. 사진영상
▣붙임 2. 발언문 및 기자회견문 전문
발언 1: 김소리 변호사(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환경보건위원회)
안녕하세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김소리 변호사입니다.
멀쩡한 하천을 콘크리트로 덮다니, 우리 법이 이렇게 명백히 상식에 어긋나는 행정을 허용할 리 없습니다.
저희는 이 사건과 관련하여 여러 절차상 위법사항을 확인했습니다. 첫째, 공유수면법상 매립면허승인 절차를 받지 않고, 해양이용평가법상 해양이용영향협의를 진행하지 않은 위법입니다. 서귀포시가 콘크리트로 덮은 하천은 공유수면법상 공유수면에 해당하고, 공유수면을 매립하기 위해서는 제주도지사 매립면허를 받아야 합니다. 그러나 서귀포시는 이러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습니다. 또한 지방자치단체가 공유수면을 매립하려는 경우에 매립면허관청은 매립면허를 하기 전에 해양수산부장관과 해양이용협의를 거쳐야 하고, 이에 따라 사업자는 사업에 대한 면허를 신청하기 전에 해양이용협의서를 작성하여 제출해야 하고, 이 해양이용협의절차가 끝나기 전에는 공사에 착수해서는 안됩니다. 매립면허승인 절차가 없었으므로 이러한 절차 역시 당연히 없었습니다.
둘째, 법정보호종이 서식하는지 여부를 조사하지 않고 보호조치 없이 공사를 시행하여 법정보호종인 기수갈고둥 등의 서식지를 파괴한 위법입니다.
기수갈고둥은 법령상 해양보호생물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으로 법률에 의해 특별한 보호를 받고 있습니다. 포획 채취 훼손 등 행위를 하는 경우 형사처벌 대상입니다.
그런데 이 사건 공사 현장 인근에서 기수갈고둥이 집단 서식한다는 사실이 지역 환경단체와 언론에 의해 확인되었고요. 무엇보다 해양수산부는 전국의 해양생태도를 고시하고 있는데 이 사건 공사 구역의 해양생태도는 1등급에 해당하며 여러 보호대상해양생물이 서식하고 있다는 현황이 보고되어 있습니다.
해양생태계법 및 야생생물법에 따라 서귀포시는 해양생태계의 보전·관리와 관할구역 내 야생생물 및 그 서식환경의 보호를 담당하는 지방자치단체로서, 법정보호종들이 서식하는 기수역에서 개발사업을 시행하려는 경우 사업구역과 인접 수역의 생태적 현황을 사전에 조사하고, 조사 결과에 따라 공사의 시행 여부와 방법을 검토하며 필요한 보호대책을 마련했어야 합니다.
그럼에도 서귀포시는 법정보호종인 기수갈고둥을 비롯한 생물종들의 서식 여부와 공사에 따른 영향을 조사하지 않은 채 사업을 설계·발주하고 공사에 착수하였으며, 정보공개 결과 관련 조사자료와 보호대책도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됩니다. 특히 공사 구역과 연결된 동일 기수역에서 기수갈고둥의 집단서식이 확인된 점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공사로 기수갈고둥 또는 그들의 서식 기반이 훼손되었을 상당한 개연성이 있고, 실제 개체의 매몰·사망 등 「해양생태계법」 및 「야생생물법」상 금지행위가 발생했을 가능성도 높아보입니다.
정리하면, 공유수면 매립을 통한 개발행위를 하기 위해 마땅히 거쳐야 할 법령상 절차를 제대로 거치지 않은 것입니다.
이러한 서귀포시의 행정은 생명을 파괴하고 소중한 우리 생태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혔다는 점에서 그 위법부당성이 중합니다.
대체 어떻게 이런 행정이 가능했는지 철저히 감사해주시기 바라며, 책임자에 대한 마땅한 조치, 법률에 따른 원상회복을 요구하는 바입니다.
이상입니다.
발언 2: 김정덕 상임활동가(정치하는엄마들)
안녕하십니까. 정치하는엄마들 상임활동가 김정덕입니다.
오늘 저는 엄마 양육자로서, 그리고 어린이들이 살아갈 미래를 걱정하는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지난 6월, 서귀포시는 반려동물 특화해수욕장을 만든다며 화순금모래해변의 소하천을 콘크리트로 덮었습니다. 폭 4m, 길이 약 80m 규모의 살아 숨 쉬는 하천 바닥이 생매장되었습니다. 이곳은 하강물, 각시물, 녹남물 같은 여러 용천수가 모여 바다로 흘러드는 물길이고,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기수역입니다. 제주도가 관리하는 연안습지 21곳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과거 서귀포시 조사에서 이곳에서 은어, 뱀장어 등 15종, 약 770마리의 물고기가 채집되었습니다. 천지연 하류의 8종, 254마리보다 훨씬 다양한 생물이 살던 곳입니다. KBS 환경스페셜 ‘섬으로 간 물고기’가 촬영된 곳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공사 현장 인근에서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이자 해양보호생물인 기수갈고둥 수십 개체가 확인되었습니다.
기수갈고둥은 수질과 물의 흐름이 바뀌면 살아남기 어려운 아주 예민한 생물입니다. 이런 생물이 살고 있다는 것은 그곳의 물과 갯벌과 흙이 건강하다는 신호입니다. 반대로 이런 생물이 사라진다면, 그 터전이 무너지고 있다는 경고입니다. 우리는 그 경고 위에 시멘트를 부었습니다.
그런데 서귀포시는 이 물길에 누가 살고 있는지 살피지 않았습니다. 공유수면 매립에 필요한 사전 협의도, 해양이용협의도 없이 공사를 시작했습니다. 담당자는 법적으로 하천도 보전 지역도 아니라고 했지만, 해양수산부는 2014년부터 이곳을 해양생태도 1등급으로 고시해 왔고, 제주도는 연안습지로 지정해 관리해 왔습니다. 최소한의 확인만 했어도 알 수 있는 사실이었습니다.
왜 화순 연안 습지 매립공사가 한 마을의 문제가 아니라 어린이들의 생존과 연결된 문제일까요.
습지는 물을 맑게 하고, 바다와 육지 사이에서 생명을 길러내는 곳입니다. 기후위기의 시대에는 탄소를 머금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생물다양성은 그저 보기 좋은 풍경이 아닙니다. 우리가 마시는 물, 먹는 음식, 숨 쉬는 공기가 모두 수많은 생명이 서로 이어져 만들어내는 균형 위에 놓여 있습니다. 한 종이 사라지면 그 종만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그 종과 연결된 관계가 함께 끊어집니다. 그리고 한 번 끊어진 관계는 돌이키기 어렵습니다.
지금 우리는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이런 연결을 하나씩 끊고 있습니다. 그 비용을 치르는 사람은 지금의 어른이 아니라, 이 세상을 이제 막 살기 시작한 어린이들과 아직 태어나지 않은 세대입니다. 어린이들은 우리가 무엇을 지웠는지도 모른 채, 더 척박해진 땅과 바다를 물려받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이것이 환경의 문제이기 전에 미래세대의 생존권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공사는 반려동물을 위한 사업이라고 했습니다. 저도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시민입니다. 그래서 더욱 말씀드립니다. 동물을 아끼는 마음이 다른 생명의 집을 지우는 일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반려동물이 뛰어놀 바다도, 결국 건강한 생태계가 있어야 남습니다.
화순리 주민들은 이번 논란에 부담을 느끼며 생태체험장 같은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합니다. 살아 있는 습지는 오히려 마을의 가장 큰 자산이 될 수 있습니다. 주민의 삶과 다른 생명의 삶은 서로 맞서는 것이 아니라 함께 지켜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 시민 323명의 뜻을 모아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합니다. 감사원은 절차를 위반한 경위와 관련 공무원의 책임을 철저히 밝혀 주십시오. 기수갈고둥을 비롯한 법정보호종이 얼마나 피해를 입었는지 독립적으로 조사해 주십시오. 그리고 훼손된 습지를 원상회복하고 생태적으로 복원하도록 시정조치를 이끌어 주십시오. 다시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지방자치단체의 사전 검토 체계도 점검해 주십시오.
어린이들에게 물려줄 것은 콘크리트로 덮인 물길이 아니라, 살아서 흐르는 물길이어야 합니다. 화순의 물길이 다시 이어지고 그곳의 생명들이 삶을 이어갈 때까지, 저희도 끝까지 지켜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발언 3: 한혜원 사무국장(불교환경연대)
안녕하십니까. 불교환경연대 사무국장 한혜원입니다.
화순 연안 습지는 한라산에서 내려온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곳입니다. 이 물가에서만 살 수 있는 생명들이 있습니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이자 해양보호생물인 기수갈고둥이 그렇습니다. 손톱만 한 이 작은 고둥은 물살과 수질이 조금만 바뀌어도 살아남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기수갈고둥이 있다는 것은 그 물길이 오랫동안 건강하게 이어져 왔다는 증거입니다. 이곳에는 버들치와 파랑밀어 같은 물고기도 삽니다. 바다로 쉽게 나가지 못하고 이 물길에 기대 살아가는 종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해양수산부가 2014년부터 이 일대를 해양생태도 1등급으로 고시하고, 제주도가 연안습지 21곳 가운데 하나로 관리해 온 것도 이 때문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이것이 있으므로 저것이 있고, 이것이 사라지면 저것도 사라진다고 가르치셨습니다. 연기(緣起)의 가르침입니다. 기수역만큼 이 가르침을 잘 보여주는 곳도 많지 않습니다. 강과 바다가 서로 기대어 하나의 자리를 만들고, 그 자리에 기대어 수많은 생명이 살아갑니다. 그 물길을 콘크리트로 막는다면 사라지는 것은 모래밭 한 구간만이 아닙니다. 하천과 바다를 잇는 관계 전체가 끊어집니다.
불교에 첫 번째 계율은 불살생(不殺生), 생명을 해치지 말라는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살아 있는 것이라면 약하든 강하든, 크든 작든, 눈에 보이든 보이지 않든 모두 평안하기를 빌라고 하셨습니다. 기수갈고둥은 작고 눈에 잘 띄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그 생명의 무게가 가벼워지는 것은 아닙니다. 서귀포시는 기수갈고둥이 사는지, 공사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제대로 살펴보지도 않은 채 매립을 시작했습니다. 공사 현장 가까이에서 기수갈고둥 수십 개체가 확인되었습니다. 매립된 구간에서도 개체와 서식지가 훼손되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법이 정한 사전 협의와 해양이용협의도 거치지 않았습니다. 살펴야 할 것을 살피지 않은 채 진행한 공사는 그 자체로 생명에 대한 무관심입니다.
더 마음이 아픈 것은 이 공사가 반려동물 해수욕장을 만들기 위한 것이었다는 사실입니다. 우리 곁의 동물을 아끼는 마음은 소중합니다. 그러나 사랑하는 동물을 위한 공간을 만든다며 다른 생명들의 집을 메웠습니다. 이것은 자비가 아니라 선택적 자비입니다. 자비는 내 눈에 보이는 생명에서 멈추어서는 안 됩니다.
지역경제가 어렵고 주민들의 생계가 걱정된다는 점은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러나 사람의 삶과 다른 생명의 삶을 서로 맞서게 하는 개발은 결국 모두를 가난하게 만듭니다. 만족할 줄 알면 가난해도 부유하다는 소욕지족(少欲知足)의 가르침처럼, 지금 화순에 필요한 것은 새로운 시설이 아닙니다. 화순이 이미 가진 생태적 가치를 지켜 지역의 자산으로 삼는 지혜입니다.
서귀포시는 공사를 멈춘 데 그치지 말고, 절차를 어긴 경위를 스스로 밝혀야 합니다. 법정보호종의 피해 실태를 조사하고, 메워진 습지를 원래대로 되돌려야 합니다.
감사원은 이번 공익감사로 그 책임을 분명히 밝혀 주시기 바랍니다.
불교환경연대는 화순의 물길이 다시 이어지고, 기수갈고둥이 제 집에서 다시 살아갈 수 있을 때까지 시민들과 함께 지켜볼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발언 4: 김산하 대표(생명다양성재단)
생명다양성재단 대표 김산하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많은 개발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건이 사람들의 이목을 크게 끈 데는 핵심적으로 두 가지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는 하천 습지 자체를 아예 매립해 버렸다는 점이고, 두 번째는 그것이 반려동물 수영장 또는 해수욕장을 만들기 위한 목적이었다는 점입니다. 이 두 가지 원인이 맞물려 사람들이 큰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서귀포시는 이곳이 강도, 하천도, 보호 구역도 아니기 때문에 매립하는 것에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이야기했습니다. 하지만 물과 뭍이 만나는 습지는 굉장히 다양한 양상을 띠고 있습니다. 특히 담수와 해수가 만나는 습지는 법이나 인간이 가진 기존의 정형화된 틀로는 파악되지 않는 수많은 형태와 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자연 자체가 원래 그런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수역, 생태하천 등 아주 단순한 몇 가지 범주로만 자연을 판단하려 한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큰 문제입니다.
두 번째는 반려동물 문제입니다. 아무리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이 많아지고 관련 산업이 성장하고 있다고 해도, 반려동물 수영장이 공공예산을 들여 만들어야 할 시설은 아닙니다. 더군다나 야생생물의 서식지를 파괴하면서까지 반려동물을 위한 위락시설을 만든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입니다. 이는 법적인 위법 여부를 떠나 당연히 문제 제기가 이루어져야 할 사안입니다. 법이라고 해서 언제나 우리 사회의 모든 기준을 완벽하게 담고 있지는 않습니다. 법 역시 시대에 맞게 변모하고 발전해야 합니다. 민변에서는 법적 위법성을 당연히 따지고 문제 제기를 하며 싸워나갈 것입니다. 하지만 법적인 틀을 넘어, 적법이든 위법이든 생물의 서식지를 위락시설 조성을 위해 파괴하는 일은 절대 허용되어서는 안 됩니다.
또한 기수갈고둥과 같은 법정보호종의 서식지가 파괴되는 것이 문제라는 의견도 제기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화순 연안 습지에 생태 등급 1등급에 해당하는 법정보호종이 서식하는지 여부는 오히려 부차적인 사안입니다. 개체수가 급감하여 보호해야 할 종이 존재하는가 여부가 법적으로는 매우 중요할지 몰라도, 생태학적 관점에서는 지엽적인 이슈에 불과합니다. 설령 법정보호종이 아니더라도, 수많은 생물이 살아가며 이 생태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법정보호종을 보호하는 법과 제도가 시행되는 이유는 단순히 그 종의 수가 줄어들었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그보다 더 근본적인 이유는 그 종이 대표하는 서식지 자체, 즉 자연 자체가 보호할 가치가 있음을 의미합니다. 기수갈고둥이 서식하고 이들이 보호받아야 한다는 것은, 그 기수갈고둥이 살아가는 연안 습지 역시 보호해야 한다는 함의가 담겨 있음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그에 따른 보호 조치를 시행해야 할 사회적 의무가 우리에게 있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현재 국제사회는 자연을 재자연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유럽은 지난 5년간 유럽 역사상 가장 많은 댐을 철거하며 하천을 본래 모습으로 돌리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유엔 역시 2021년부터 2030년까지를 ‘생태계 복원의 10년’으로 지정했습니다. 이처럼 하천과 숲, 들판을 재자연화하고 재야생화하려는 국제사회의 흐름과 달리, 우리 사회에서 여전히 시대에 역행하는 행태가 비일비재하게 벌어지고 있어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이러한 행태는 이제 반드시 멈춰야 합니다.
이 사태가 해결될 때까지—여기서 해결이란 완벽한 복원 여부를 떠나 자연이 스스로 살아갈 수 있도록 물꼬를 터주는 조치가 이루어질 때까지—생명다양성재단은 여러 시민단체, 그리고 민변과 함께 끝까지 투쟁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기자회견문: 위법·부당한 매립으로 훼손된 화순 연안 습지를 되살려야 한다
제주 서귀포시 화순금모래해변의 연안 습지가 콘크리트와 토사로 매립되었다. 서귀포시는 반려동물 특화해수욕장을 조성한다는 명목으로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하천 하구를 메웠다. 이곳은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이자 해양보호생물인 기수갈고둥을 비롯해 다양한 생물들이 살아가는 공간이다. 그러나 서귀포시는 이들의 서식 여부와 공사가 생태계에 미칠 영향을 충분히 조사하지 않은 채 공사를 진행하였다. 화순 연안 습지는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 형성된 기수역이다. 하천과 바다를 연결하는 이 공간에서는 담수와 해수의 흐름에 적응한 생물들이 서로 관계를 맺으며 살아간다. 특히 공사 현장 인근에서 확인된 기수갈고둥은 제한된 지역에서 서식하는 희귀한 종으로, 수질과 수리·수문 조건의 변화에 민감하다. 또한 버들치와 파랑밀어 등 바다로 이동하기 어려운 고립 개체군이 존재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하천의 물길이 막히고 서식기반이 사라지는 일은 그곳에 살아가는 개별 생물의 생존뿐 아니라 하천과 바다 사이의 생태적 연결성에도 영향을 미친다.
우리 법은 이러한 환경 훼손을 방지하기 위해 개발사업의 시행에 앞서 거쳐야 할 절차를 규정하고 있다. 「공유수면 관리 및 매립에 관한 법률」은 지방자치단체가 공유수면을 매립하려는 경우 매립면허관청과 사전에 협의하거나 승인을 받도록 하고 있다. 「해양이용영향평가법」 역시 공유수면 매립에 앞서 해양이용협의를 거치도록 하고, 협의가 완료되기 전에는 공사를 시행하지 못하도록 정하고 있다. 「해양생태계의 보전 및 관리에 관한 법률」과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은 지방자치단체에 해양생태계와 야생생물 및 그 서식환경을 보전할 책무를 부여하고 있다. 한 번 매립되면 기존의 물길과 서식환경을 회복하기 어렵기 때문에 사전조사와 협의 절차가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확인한 결과, 서귀포시는 공유수면 매립에 필요한 사전 협의·승인 및 해양이용협의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지난 5월 15일 공사에 착수하였다. 법정보호종의 서식 현황과 공사로 인한 영향을 검토한 자료도 확인되지 않았다. 서귀포시는 법률에 따라 공유수면과 그 생태계를 보호할 책임이 있는 지방자치단체임에도, 스스로 추진한 사업에서 법률이 정한 절차와 환경보전의 책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이다.
서귀포시는 관광객 감소로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지역주민들의 요청에 따라 관광객 유치를 위해 사업을 추진했다고 설명한다. 지역경제의 어려움과 주민들의 생계 문제는 행정이 살펴야 할 과제이나, 이를 해결하기 위해 법정보호종과 수많은 생물들의 서식지를 훼손하고 법률이 정한 절차를 생략하는 것이 정당화될 수는 없다. 또한 시민사회의 문제 제기가 이어지자 공사를 중단하고 전문가 협의체와 상생협의체를 구성하여 개선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후적인 협의체 구성만으로 법정 절차를 누락한 채 공사를 시행한 책임이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이에 우리는 시민 300명의 뜻을 모아 감사원에 서귀포시의 화순 연안 습지 매립공사에 대한 공익감사를 청구한다. 감사원은 공유수면 매립 및 해양이용협의 절차가 누락된 경위와 관련하여 공무원의 책임을 철저히 조사하고, 관계기관이 법률에 따른 시정조치를 이행하도록 요구해야 한다. 공사중지 상태를 유지하는 가운데 독립적인 조사를 통해 기수갈고둥을 비롯한 법정보호종의 개체가 매몰되거나 훼손되었는지, 매립으로 인한 서식지 훼손의 범위와 수리·수문 환경의 변화는 어떠한지 확인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공유수면의 원상회복과 생태적 복원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그 이행 과정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또한 유사한 사업에서 법정 절차의 누락과 생태계 훼손이 반복되지 않도록 지방자치단체의 사전 법령검토 및 환경보전 체계를 점검하고 제도적 개선을 요구해야 한다.
헌법 제35조는 모든 국민의 환경권을 보장하고, 국가와 국민에게 환경보전을 위하여 노력할 의무를 부여하고 있다. 이는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환경을 보호하는 문제이면서, 미래세대가 살아갈 환경과 생태적 조건을 어떻게 유지하고 물려줄 것인지에 관한 문제이기도 하다. 기후위기와 생물다양성 감소가 전 지구적 과제로 대두된 오늘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개발사업의 시행 과정에서 생태계의 연결성과 환경 훼손의 장기적인 영향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우리는 이번 공익감사를 통해 화순 연안 습지 매립공사의 위법·부당성이 철저히 조사되고, 훼손된 생태계의 회복을 위한 책임 있는 조치가 이루어지기를, 감사원이 공공기관의 위법·부당한 행정을 바로잡고 공익을 보호하기 위한 본연의 역할을 다하기를 촉구한다. 서귀포시 등 관계기관은 지역주민의 삶과 다른 생명들의 서식환경을 대립시키는 개발 방식에서 벗어나, 지역의 생태적 가치를 보전하면서 주민들의 삶을 함께 지탱할 수 있는 방안을 더 큰 틀에서 모색해야 한다. 화순 연안 습지의 물길이 다시 이어지고, 그곳에 살아가는 생명들이 자신의 서식지에서 삶을 지속할 수 있도록 우리는 공익감사 청구 이후의 과정도 함께 지켜볼 것이다.
이에 우리는 감사원과 관계기관에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감사원은 서귀포시의 화순 연안 습지 매립공사에 대한 공익감사를 실시하여 법정 절차를 위반한 경위와 관련 공무원의 책임을 철저히 규명하라.
하나. 감사원은 관계기관이 훼손된 화순 연안 습지의 원상회복 및 생태적 복원을 위한 실효성 있는 시정조치를 마련하고 이행하도록 요구하라.
하나. 감사원과 관계기관은 유사한 위법·부당행위가 반복되지 않도록 지방자치단체의 사전 법령검토 및 환경보전 체계를 점검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
2026년 9월 30일
화순 연안 습지 매립공사 공익감사 청구 기자회견 공동주최단체 일동(녹색당 동물권위원회, 동물교회, 동북여성환경연대 초록상상, 멸종반란가톨릭,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환경보건위원회, 불교환경연대, 사단법인 중랑마을넷, 새벽이생추어리, 생각나무BB센터, 생명다양성재단, 생명안전 시민넷, 생명환경권행동 제주비건, 서울환경연합, 여성환경연대, 이동시, 전북 녹색당, 정치하는엄마들, 제주녹색당, 중랑구길고양이친구들, 지금함께동물권의제모임, 토끼보호연대, 핫핑크돌핀스)
M260930 [사후보도자료] 서귀포시 화순 연안 습지 매립공사의 절차 위반 및 법정보호종 보호의무 위반에 관한 감사청구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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