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접경지역 주민들은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될 때마다 큰 피해를 겪어왔다는 점을 강조하며, 상응대응이라는 명목으로 접경지역 주민들의 평화적 생존권을 위협하고 군사 갈등과 충돌 위기를 심화하는 적대행위를 촉구하는 목소리에 우려를 표했습니다. 무엇보다 작년 6월 정부의 대북확성기 방송 중단 결정 이후 비로소 평온한 일상을 되찾기 시작한 접경지역에 또 다시 방송을 재개하고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킨다면 주민들의 일상은 다시금 불안과 공포로 점철될 것이라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또한 남북 간 최소한의 대화 채널마저 없는 현 상황에서 대북 강경대응은 심각한 무력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참가자들은 사고를 철저히 진상규명하는 한편 장병과 주민의 생명을 지키는 실질적이고 평화적인 안전대책 마련을 촉구했습니다.
기자회견문
접경지역 주민의 생명과 안전을 볼모로 한
군사적 긴장 고조와 대북강경대응 반대한다
지난 9월 21일, 서부전선 파주 비무장지대(DMZ) 일대에서 지뢰 폭발로 우리 청년 장병 3명이 중경상을 입는 참담한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국방의 의무를 다하다 불의의 사고를 당해 심각한 고통을 겪고 있는 장병들에게 깊은 위로의 마음을 전하며, 하루빨리 쾌유하여 일상으로 돌아오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아울러 큰 충격과 아픔을 겪고 계실 가족 여러분께도 머리 숙여 위로의 뜻을 표합니다.
사고가 발생한 비무장지대는 정전 이래 약 200만 발의 지뢰가 묻혀 있는 세계 최대의 지뢰 밀집 지대입니다. 게다가 1953년 설치된 표식 대부분이 유실·훼손되어 남·북·유엔사가 상정하는 기준선마저 각각 서로 달라 우발적 충돌 위험이 상존하는 곳입니다. 또한 사고 발생 지역은 초목이 무성해 감시 장비로 확인조차 어려운 ‘관측 사각지역’으로 알려졌습니다.
어제(10/5) 군 당국은 합동 현장조사 결과를 토대로 이번 폭발이 군사분계선(MDL) 이남에 매설된 북측 지뢰에 의한 것이라 발표하고, 현장 폭파 방식의 지뢰제거 작전에 돌입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보수언론은 군사적, 비군사적 상응 조치가 없었다며 비판에 나섰습니다.
더욱 개탄스러운 것은 비극적 사고를 대하는 정치권의 태도입니다. 사고의 실체적 진실을 가리고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기도 전에, 일부 보수 정치권은 기다렸다는 듯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참수작전 훈련’ 등 극단적이고 호전적인 발언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사태를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위기를 관리해야 할 정치권이 이를 정쟁의 불쏘시개로 삼으며 군사분계선 일대의 긴장을 극도로 높이고 있습니다.
강경대응을 요구하는 정치권들에게 묻습니다.
당신들은 단 한 번이라도 접경지역 주민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았습니까?
불과 1년여 전까지 파주, 김포, 강화 등 접경지역 주민들은 살인적인 소음 방송 속에서 뜬눈으로 밤을 지새워야 했습니다. 대성동 마을을 비롯한 접경지에서는 철로변 소음을 넘어 전투기 이착륙에 버금가는 130dB 이상의 굉음과 비명, 쇠 긁는 소리가 밤낮없이 이어졌습니다. 주민들은 불면증과 신경쇠약에 시달렸고, 가축조차 병들고 유산하는 생지옥을 견뎌야 했습니다.
지난 정권의 무모한 대결 정책이 낳은 ‘확성기 전쟁’이 중단되고 이제 겨우 1년 남짓 지나 주민들이 평온한 일상을 회복해 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또다시 대북 확성기를 켜 주민들을 위험천만한 군사적 긴장의 볼모로 삼겠다는 것입니까?
접경지역 주민들에게 평화는 구호가 아니라 밥줄이고 목숨입니다. 지뢰 문제에 대한 진상 규명과 안전 조치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러나 그 해결책이 접경지역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고 군사충돌의 가능성을 높이는 강경 대응이어서는 결코 안 됩니다. 대북 확성기 재개와 강경대응은 상대의 군사적 맞대응을 불러와 일촉즉발의 위기상황만 불러올 뿐입니다.
이에 접경지역 주민들과 시민사회는 정치권과 군 당국, 언론에 호소합니다.
더 이상 접경지역 주민들에게 남북 긴장의 대가를 떠넘기지 마십시오.
더 이상 접경지역 주민들의 평범한 일상을 정치적 수단으로 삼지 마십시오.
사고의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고, 장병과 주민의 생명을 지키는 실질적인 안전대책을 마련하십시오.
대북 확성기 재개 등 접경지역의 군사적 긴장을 높이는 무책임한 강경대응 주장을 멈추십시오.
접경지역 주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길은 긴장의 고조가 아니라 평화적 위기 관리입니다.
2026년 10월 6일
평화와연대를위한 접경지역주민 종교 시민사회 연석회의
자주통일평화연대, 한반도평화행동
개요
- 제목 : “접경지역 주민의 생명과 안전을 볼모로 대북강경대응 요구말라!”
접경지역 주민-시민사회 긴급 기자회견
- 일시 장소 : 2026. 10. 06. 화 13:00 / 광화문광장 북측
- 주최 : 평화와연대를위한 접경지역주민 종교 시민사회 연석회의, 자주통일평화연대, 한반도평화행동
- 순서
- 사회 이재희 (평화와 연대를 위한 접경지역 주민·종교·시민사회 연석회의 운영위원)
- 접경지역주민 발언
- 윤설현(파주 주민, DMZ스테이 대표)
- 박희정(김포주민, 김포민예총 대표)
- 김용빈(철원주민, 전농 강원도연맹 의장)
- 시민사회단체 발언
- 이은정(자주통일평화연대 상임대표)
- 이태호(한반도평화행동 공동집행위원장)
- 기자회견문 낭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