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호르무즈 해협에 필요한 것은 군함이 아니라 전쟁의 중단이다

2026-03-16 312

[성명] 호르무즈 해협에 필요한 것은 군함이 아니라 전쟁의 중단이다

미국·이스라엘의 대이란 침공을 규탄하며, 호르무즈 해협 파견 요구에 반대한다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하면서 이란 미나브 지역의 샤자라 타예베 여자 초등학교가 피격되어 최소 165명의 학생이 희생되었고, 중동 전역으로 전쟁의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이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을 포함한 여러 나라에 호르무즈 해협 군함 파견을 요구하며 전쟁의 부담을 동맹국들에게 떠넘기려 하고 있다. 우리 모임은 현재에도 중동 지역에서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무고한 희생에 깊은 애도를 표하며, 국제법과 헌법의 기본원칙에 따라 다음과 같은 입장을 밝힌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에 대한 군사공격은 명백한 국제법 위반 행위이다. 유엔헌장 제2조 제4항은 타국에 대한 무력행사를 금지하고, 제2조 제3항은 평화적 해결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무력행사가 허용되는 경우는 유엔 안보리 의결을 통한 제39조·제42조에 의한 조치 또는 제51조의 자위권 행사에 한정된다. 그러나 이번 공격은 외교 협상 진행 중 안보리 승인 없이 감행되었다. 미국은 이란의 ‘급박한 핵위협’ 제거를 명분으로 내세운 바 있으나, 국제법은 추측에 기초한 예방적·선제적 자위권을 인정하지 않는다. 자위권이 정당화되려면 실제 또는 매우 임박한 무력공격이 존재해야 하고 필요성·비례성 요건이 충족되어야 하지만,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를 입증할 어떠한 근거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이번 공습은 국제인도법과 국내법적 효력을 가진 국제규범을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다. 지난 28일의 공습에 따른 이란 초등학생 165명을 포함한 민간인의 피해는, 국제인도법을 위반한 전쟁범죄이자, 아동권리협약을 포함한 국제인권조약이 용납하지 않는 중대한 인권침해행위에 해당한다. 이번 전쟁으로 인해 지금도 중동 전역과 세계 곳곳에서 민간인과 민간 시설 등을 대상으로 한 공격과 피해가 계속되고 있다. 국제인도법과 국제인권법을 중대하게 위반한 전쟁 당사국들의 가해행위에 대한 책임을 묻고, 피해자들을 실효적으로 구제하기 위한 국제적, 국내적 진상규명 및 피해자 배상 등의 실질적 조치가 필요하다.

한편 한국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호르무즈 해협으로의 군함 파견 요구를 단호하게 거부해야 한다. 우리 헌법은 전문에서 “항구적인 세계평화와 인류공영에 이바지함”을 천명하고, 제5조 제1항에서 “대한민국은 국제평화의 유지에 노력하고 침략적 전쟁을 부인한다”고 정함으로써 평화추구이념을 강조한다. 정부가 군함 파견을 감행한다면 이는 이미 국제법을 위반하고 명분을 잃은 전쟁에 참전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헌법의 평화추구의 이념과 침략적 전쟁 부인 규정을 정면으로 파괴하는 행위이다. 또한 이는 필연적으로 우리 교민들에 대한 신변위협과 파병 군인들의 희생을 불러올 위험이 다분한 바, 헌법상 국가의 재외국민보호의무 위반사태를 초래할 것이 명백하다. 정부는 헌법정신에 전면으로 반하는 전쟁동조행위를 통해 시민들에게 위험과 희생을 떠넘겨서는 안 된다

지금 호르무즈 해협에 필요한 것은 군함이 아니라 전쟁의 중단이다. 우리 모임은 미국·이스라엘의 대이란 침공을 규탄하며, 개입된 모든 주체에게 무고한 살상을 초래하는 더 이상의 무력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 또한 76년에 이르는 세월 동안 전쟁의 참혹함과 분단의 긴장을 누구보다 깊이 경험해 온 대한민국은 전쟁의 확산이 아니라 평화적 해결의 편에 서야 할 것이다. 한국 정부는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군함 파견 요구를 단호하게 거부하고, 적대행위 중단과 외교적 해결을 촉구하는 국제사회의 노력에 동참하라.

2026년 3월 16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 윤복남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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