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위원회][논평] 삼성전자 쟁의행위금지 가처분 결정(수원지방법원 2026카합10237)에 대한 논평 – 단체행동권의 본질을 부정하는 확장 해석 문제를 중심으로 –

2026-05-19 968

[논평]

삼성전자 쟁의행위금지 가처분 결정(수원지방법원 2026카합10237)에 대한 논평

― 단체행동권의 본질을 부정하는 확장 해석 문제를 중심으로 ―

 

수원지방법원 제31민사부는 2026. 5. 18. 삼성전자 주식회사가 삼성그룹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및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을 상대로 제기한 위법쟁의행위금지 가처분 사건(2026카합10237)에 대해, 2026. 5. 21.부터 예정된 쟁의행위에 앞서 ① 안전보호시설의 평상시 수준 유지·운영 방해 금지, ② 보안작업 방해 금지, ③ 주요시설 점거 금지를 명하고, 위반 시 노동조합에 대하여 위반일수 1일당 1억 원, 노동조합 임원 개인에 대하여 1일당 1,000만 원에 이르는 간접강제금을 부과하는 결정(이하 ‘이 사건 결정’이라 한다)을 하였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는 이 사건 결정이 헌법 제33조가 보장하는 노동3권의 본질적 내용을 실질적으로 형해화하는 것임은 물론,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개별 조항의 문언과 입법목적을 넘어선 확장 해석에 기초하고 있다는 점에 깊은 우려를 표하며, 다음과 같이 그 문제점을 지적한다.

 

1. 안전보호시설 조항(노동조합법 제42조 제2항)의 해석에 관하여

 

가. 해당 법령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42조(폭력행위등의 금지) ② 사업장의 안전보호시설에 대하여 정상적인 유지ㆍ운영을 정지ㆍ폐지 또는 방해하는 행위는 쟁의행위로서 이를 행할 수 없다.

제91조(벌칙) 제38조제2항, 제41조제1항, 제42조제2항, 제43조제1항ㆍ제2항ㆍ제4항, 제45조제2항 본문, 제46조제1항 또는 제63조의 규정을 위반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나. 관련 법리

 

1) “사업장의 안전보호시설”의 의미

 

노동조합법 제42조 제2항이 안전보호시설의 정상적인 유지·운영을 정지·폐지·방해하는 행위를 금지한 것은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위험으로부터 “사람의 생명·신체의 안전”을 보호하고자 함에 그 입법 목적이 있다(헌법재판소 2005. 6. 30. 선고 2002헌바83 전원재판부 결정).

 

헌법재판소는 『구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1997. 3. 13. 법률 제5310호로 제정된 것) 제42조 제2항 및 제91조 제1호 중 ‘제42조 제2항’ 부분의 위헌 여부』가 문제된 사안에서 위와 같이 노동조합법 제42조 제2항의 입법 목적을 밝히며, 이는 ❶같은 법 제38조 제2항은 “작업시설의 손상이나 원료·제품의 변질 또는 부패를 방지하기 위한 작업은 쟁의행위 기간중에도 정상적으로 수행되어야 한다.”고 하여 이른바 ‘보안작업’ 중 사람의 생명·신체의 안전과 관련이 없는 작업을 따로 규율하고 있는 점, ❷같은 법 제42조 제1항은 “쟁의행위는 폭력이나 파괴행위 또는 생산 기타 주요업무에 관련되는 시설과 이에 준하는 시설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시설을 점거하는 형태로 이를 행할 수 없다.”고 하여 생산 기타 주요업무에 관련되는 시설 등에 대한 보호를 따로 규율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이러한 입법 목적을 확인할 수 있다고 결정한 바 있다.

 

2) “정상적인 유지·운영”의 의미

 

위와 같이 안전보호시설의 의미는 사람의 생명·신체의 안전보호를 목적으로 하는 시설인 점은 명백하다. 또한 이 조항은 형사상의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조항으로서 명확성의 원칙상 엄격하게 제한적으로 해석되어야 한다.

 

헌법재판소는 이 조항의 ‘해석 기준’과 관련하여 “사람의 생명·신체의 안전보호라는 입법목적을 달성하기에 필요한 최소한의 수단이 확보되면 그것으로 그쳐야 하고 이에 나아가 필요 이상으로 금지행위의 범위를 넓히지 않는 것이 위 해석기준에 맞는 해석이 된다.”고 판시한 바 있다(헌법재판소 2005. 6. 30. 선고 2002헌바83 전원재판부 결정). 더 나아가, 위 헌법재판소 결정에 대한 재판관 송인준, 재판관 전효숙, 재판관 이상경의 반대의견은, 비록 안전보호를 목적으로 설치된 시설은 아니라도 그 가동을 중단함에 따라 안전에 위해가 발생하는 시설에 대하여 그 계속적인 유지·운영이 요구된다면 본래 안전 보호를 목적으로 설치된 시설과 다를 바 없으므로 위 제42조 제2항은 명확성 원칙에 위배된다고도 하였다.

 

따라서 노동조합법 제42조 제2항의 정상적인 유지·운영의 의미는 죄형법정주의 명확성 원칙에 따라 제한적으로 해석되어야 하고 헌법 제33조 제1항에 근거한 노동자의 단체행동권을 과도하게 제한하지 않는 방식으로 해석되어야 한다.

 

일응 문언상 “정상적”의 의미는 ‘상태가 특별한 변동이나 탈이 없이 제대로인 것’을 의미하더라도, ▲노동조합법은 쟁의행위에 대하여 “업무의 정상적인 운영을 저해하는 행위”라고 명문으로 정의하고 있는 점(노조법 제2조 제6호 참조), ▲단체행동권은 국가가 직접 노사관계에 개입하여 근로자들의 근로조건을 마련하여 생활을 보장하는 대신 사회적·경제적 열위에 있는 근로자들의 협상력을 사용자와 대등하게 만들어 줌으로써 집단적인 노사관계의 자율적인 형성과 실질적인 자치를 달성하기 위하여 인정되는 기본권인 점(헌법재판소 1991. 7. 22. 선고 89헌가106 전원재판부 결정; 헌법재판소 2014. 5. 29. 선고 2010헌마606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을 고려할 때 노동조합법 제42조 제2호 “정상적인 유지 운영”의 의미는 ‘사람의 생명·신체의 안전보호’가 가능하면서도 노동3권이 보장되도록 조화롭게 해석해야 한다. 위와 같은 조화로운 해석 기준은, 어떠한 시설이 그 가동을 중단할 경우 결과적으로 사람의 생명·신체의 안전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만으로 그 시설이 안전보호시설에 해당한다고 평가하는 해석을 지양하는 방향의 해석을 요구한다. 위와 같은 광범한 해석은 “안전보호시설”이라는 문언에도 어울리지 아니한다(헌법재판소 2005. 6. 30. 선고 2002헌바83 전원재판부 결정).

 

다. 사안의 경우

 

그런데 이 사건 결정은 방재시설·배기배수시설·화학물질 공급시설·전력공급시설·관제시설에 대하여, 해당 시설이 정상적으로 유지·운영되지 않을 경우 화재·폭발·유독가스 누출·정전 등의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정만으로 안전보호시설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그러나 어느 사업장이든 가동이 중단되면 일정 정도의 위험요소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이러한 추상적·일반적 위험 가능성만으로 안전보호시설성을 인정한다면 사실상 산업현장 대부분의 생산시설이 위 조항의 적용 대상으로 포섭될 우려가 있다. 안전보호시설의 본질은 해당 시설 자체가 인적 안전을 직접적 목적으로 설치·운영되고 있는지 여부에 있는 것이지, 시설 정지로 인하여 부수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위험 가능성에 있는 것이 아니다.

 

더욱이 이 사건 결정은 ‘정상적’ 유지·운영의 의미를 ‘평상시와 동일한 정도의 인력, 가동시간, 가동규모, 주의의무’로 해석하였다. 그러나 이는 같은 법 제42조의2 및 제42조의3이 필수유지업무에 관하여 ‘필요 최소한’의 유지·운영을 명시하고 있는 것과 비교할 때, 안전보호시설에 대한 의무 수준을 필수유지업무보다도 가중된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결과를 초래한다. 안전보호시설 조항의 입법목적은 생명·신체의 위험 예방이지, 평상시 생산활동의 그대로의 유지가 아니다. 이 사건 결정은 결과적으로 안전 조항을 사실상 생산유지 조항으로 전환시켜 입법목적의 한계를 넘어선 해석을 한 것이다.

 

이 사건 결정이 ‘안전보호시설이 생산기능을 겸하고 있더라도, 그 일부 기능이 생산적 성격을 가진다고 하더라도’ 시설 전체에 정상적 운영의무를 부과한다고 판시한 부분은, 안전과 생산을 무분별하게 결합하여 생산공정 일반에 대한 평상시 수준의 가동의무를 노동조합에 부과한 것으로서, 단체행동권의 본질을 부정하는 해석에 다름 아니다.

 

2. 보안작업 조항(노동조합법 제38조 제2항)의 해석 ― 인천지방법원 2026카합10183 결정과의 비교

 

가. 해당 법령

제38조(노동조합의 지도와 책임) ②작업시설의 손상이나 원료ㆍ제품의 변질 또는 부패를 방지하기 위한 작업은 쟁의행위 기간 중에도 정상적으로 수행되어야 한다

 

나. 관련 법리

 

노동조합법 제38조 제2항에서는 “작업시설의 손상이나 원료ㆍ제품의 변질 또는 부패를 방지하기 위한 작업은 쟁의행위 기간 중에도 정상적으로 수행되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쟁의기간 중에 이러한 작업들을 중단하면 쟁의행위가 종료되더라도 즉각적인 조업 재개가 불가능하여 이후 생산활동에 큰 지장을 미치게 된다는 점을 고려해서 근로자의 쟁의권과 사용자의 재산권의 균형을 도모하는 차원에서 마련된 규정이라 할 수 있다.

 

다. 사안의 경우

 

인천지방법원 제21민사부는 2026. 4. 23. 삼성바이오로직스 사건에서 노동조합법 제38조 제2항의 보안작업 범위에 관하여 이 사건 결정과는 반대의 입장을 취하였다(인천지방법원 2026카합10183 결정, 이하 ‘삼성바이오 결정’이라 한다). 같은 시기, 같은 법 조항을 두고 두 법원이 정반대의 해석을 내놓은 것이다.

 

삼성바이오 결정은 ① 노동조합법 제38조 제2항이 같은 법 제91조에 따른 형사처벌 구성요건이므로 죄형법정주의에 따라 엄격하게 해석되어야 한다는 점, ② 같은 법 제41조가 방위산업체의 ‘생산’ 업무에 관하여 별도로 규정하고 있고 제42조의2가 필수유지업무를 별도로 규정하고 있는 체계적 관련성을 고려할 때 변질·부패 방지작업을 적극적 생산활동과 동일시할 수 없다는 점, ③ 적극적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생산활동과 기존 상태를 유지·보존하는 활동은 구별되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하였다. 이에 따라 삼성바이오 결정은 보안작업의 범위를 ‘안정적으로 유지·보관할 수 있는 단계의 직전 공정으로 약간의 추가 작업만으로 원료나 제품의 폐기를 방지할 수 있는 상황’의 마무리 공정으로 한정하고, 그 앞 단계의 배양작업 및 정제작업 대부분은 보안작업에서 제외하였다.

 

반면 이 사건 결정은 ① ‘생산과 관련성이 있거나 생산을 목적으로 하는 업무라는 이유만으로 보안작업에서 일률적으로 배제된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시하고, ② ‘정상적’ 수행의 의미를 ‘평상시와 동일한 정도의 인력, 가동시간, 가동규모, 주의의무’로 확장하였으며, ③ 그 결과 설비 관리, 제조 관리, 공정 관리, AI센터 시스템 관리 업무 등 사실상 생산공정 전반을 보안작업으로 포섭하였다.

 

이 사건 결정은 삼성바이오 결정이 제시한 핵심적 해석 근거인 ① 죄형법정주의에 따른 엄격해석 원칙, ② 노동조합법 제41조 및 제42조의2와의 체계적 관련성, ③ 적극적 생산활동과 변질·부패 방지작업의 구별 필요성에 대하여 정면으로 다루지 아니하였다. 249시간 연속공정이라는 산업 특성을 명목으로 사실상 모든 공정을 보안작업으로 포섭하는 이 사건 결정의 논리에 따른다면, 반도체·바이오·석유화학·전력 등 연속공정을 채택하는 모든 사업장에서 단체행동권은 사실상 행사 불가능해진다. 노동조합법 제38조 제2항을 제91조와 결합하여 형사처벌 조항의 구성요건으로 두고 있는 우리 법체계상, 이러한 확장 해석은 죄형법정주의 위반의 소지마저 안고 있다.

 

3. 노동조합 임원 개인에 대한 당사자적격 인정의 문제

 

가. 관련 법리

 

1) 노동3권의 헌법적 성격

 

헌법재판소는 노동3권의 헌법적 의미가 ‘근로자단체라는 사용자에 반대되는 세력의 창출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노사관계의 형성에 있어서 사회적 균형을 이루어 노사 간의 실질적 자치를 보장’하는 데 있음을 확인하고, 노동3권은 자유권적 성격과 함께 국가·근로자·사용자의 3자 관계를 규율하는 사회권적 성격을 함께 가진다고 판시하였다(헌법재판소 1998. 2. 27. 선고  94헌바13 전원재판부 결정 등 참조).

 

2) 단체행동권의 법적 성격과 입법자의 의무

 

나아가 헌법재판소는 단체행동권의 본질과 입법자의 의무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판시하였다(헌법재판소 2022. 5. 26. 선고 2012헌바66 전원재판부 결정).

 

“단체행동권은 근로조건에 관한 근로자들의 협상력을 사용자와 대등하게 만들어주기 위하여 근로자들의 집단적인 실력행사를 보장하는 기본권이다. 근로자들의 집단적인 실력행사는 필연적으로 사용자의 재산권이나 영업의 자유에 대한 손해의 감수를 요구하게 되고, 이는 기존 법질서 하에서 인정되는 민·형사상 책임과 관련하여 법질서 내부의 충돌과 혼란을 발생시킨다. 따라서 단체행동권은 단지 국가가 소극적으로 단체행동권을 침해하지 않는 것만으로는 보장될 수 없고, 권리의 실질적 보장을 위해서는 근대 시민법 원리에 대한 수정이나 다른 기본권·법익과의 충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국가의 적극적인 활동을 필요로 한다.”

“단체행동권은 (…) 사회적·경제적 열위에 있는 근로자들의 협상력을 사용자와 대등하게 만들어 줌으로써 집단적인 노사관계의 자율적인 형성과 실질적인 자치를 달성하기 위하여 인정되는 기본권이다. (…) 사용자에 비하여 경제적으로 열악한 지위에 있는 근로자에게 단체행동권을 인정함으로써 사용자와 대등한 지위에서 스스로 생존권을 보장하고 근로조건을 개선하도록 하여 사적자치의 원칙을 보완하고자 하는 것이다.“

 

위 결정은 또한 입법자가 단체행동권을 보장하기 위한 입법을 함에 있어 ‘근로3권이 달성하고자 하는 헌법적 보장의 목적과 취지에서 벗어나 노사 간의 사회적 균형을 무너뜨리지 않도록 하는 범위에서 필요한 제도와 규범을 마련하여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3) 시사점

 

이상의 헌법재판소 판시 법리에 의하면, ① 사용자의 재산권 내지 영업의 자유에 대한 일정한 손해의 감수는 단체행동권 보장의 본질적 요소에 해당하고, ② 단체행동권의 실질적 보장을 위해서는 시민법 원리의 수정 및 법질서 내부의 충돌 해소를 위한 국가의 적극적 활동이 요구되며, ③ 단체행동권에 대한 제한은 노사 간의 사회적 균형을 무너뜨리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단체행동권의 행사를 규율하는 노동조합법 조항의 해석 및 그에 기초한 가처분 결정 역시 위와 같은 헌법적 한계 내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나. 사안의 경우

 

노동조합법 제38조 제1항, 제42조 제1항 및 제2항은 그 수범자를 쟁의행위의 주체인 노동조합으로 상정하는 규정이다. 단체교섭과 쟁의행위의 주체는 노동조합이며, 그 행위와 결과에 대한 책임 역시 노동조합 차원에서 다루어지는 것이 노동조합법 체계의 원칙이다.

 

그럼에도 이 사건 결정은 채무자 노동조합 임원 개인에 대해서까지 가처분의 당사자적격을 인정하고, 위반 시 1일 1,000만 원의 간접강제금을 부과하였다. 결정은 그 근거로 사용자가 ‘기업시설에 대한 방해배제 내지 방해예방청구권’에 기하여 조합원 개인을 상대로도 가처분을 제기할 수 있다는 대법원 2010다75754 판결을 원용하였으나, 위 판결은 시설점거를 둘러싼 민사상 방해배제청구권 행사의 맥락에서 형성된 법리로서, 노동조합법 제38조 제1항이나 제42조의 위반을 이유로 한 부작위의무의 직접 수범자성과는 그 법적 평면을 달리한다.

 

노동조합 임원 개인에게 거액의 간접강제금을 부과하는 가처분은, 노동조합 활동에 대한 개인적 책임 추궁의 위협을 통하여 노조 지도부의 활동을 위축시키는 효과를 낳는다. 이는 단체행동권의 집단적 행사라는 본질을 훼손할 뿐만 아니라, 노동조합법이 정한 책임 귀속 체계를 우회하여 가처분이 노동조합 활동 봉쇄의 도구로 활용되는 결과를 가져온다. 헌법재판소가 판시한 바와 같이 단체행동권의 행사에 따른 사용자의 일정한 손해 감수가 단체행동권 보장의 본질적 요소에 해당함에 비추어 볼 때, 사용자의 영업적 이익 보호를 명목으로 노동조합법 체계상 수범자가 아닌 임원 개인에 대하여까지 거액의 간접강제금을 부과하는 것은, 헌법재판소가 강조한 ‘노사 간의 사회적 균형’을 사용자 측으로 기울게 하는 것이다.

 

4. 헌법상 노동3권에 대한 적대적 시각

 

이 사건 결정은 보안작업 인정 근거의 하나로 ‘사용자의 조업계속의 자유나 기업시설에 대한 권리’가 침해되어서는 안 된다고 하며, 채무자들의 주장이 ‘사용자의 조업계속의 자유나 사업수행권을 정면으로 침해하는 주장’이라는 점을 들고 있다. 그러나 헌법은 제33조 제1항에서 근로자의 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을 명시적으로 보장하고 있는 반면, ‘사용자의 조업계속의 자유’나 ‘사업수행권’은 헌법 조문에 명시된 기본권이 아니다.

 

단체행동권의 본질은, 사용자에게 경제적 불이익을 발생시킴으로써 단체교섭상의 균형을 회복하는 데에 있다. 즉 사용자의 일정한 경제적 손실은 쟁의행위의 ‘부작용’이 아니라 ‘본질’에 속하는 것이다. 이러한 본질을 외면한 채 헌법상 명시되지 아니한 사용자의 영업적 이익을 헌법상 기본권인 단체행동권보다 앞세우는 듯한 이 사건 결정의 표현은, 노동3권을 사용자의 영업 자유에 종속된 단순한 제약요소로 격하시키는 인식을 그대로 드러낸다. 적법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거쳐 헌법상 권리를 행사하려는 노동조합에 대하여 행위 개시 이전에 거액의 간접강제금을 부과하는 이번 가처분 결정은, 가처분이라는 보전절차를 통한 사실상의 쟁의행위 봉쇄에 해당한다.

 

5. 결어

 

이 사건 결정은 노동조합법 제38조 제2항, 제42조 제1항 및 제2항을 그 입법목적과 문언의 통상적 의미를 넘어 확장 해석함으로써, 헌법 제33조가 보장하는 단체행동권을 실질적으로 봉쇄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우리 위원회는 이 사건 결정에 깊은 유감을 표하며, 다음과 같이 촉구한다.

 

첫째, 항고심은 이 사건 결정이 안전보호시설과 보안작업 조항을 입법목적에 반하여 확장 해석한 부분을 시정하고, 헌법상 단체행동권의 본질을 존중하는 판단을 내려야 한다.

 

둘째, 법원은 노동가처분 사건의 심리에 있어 헌법상 단체행동권의 실질적 보장이라는 관점을 우선적으로 견지하여야 하며, 헌법에 근거하지 아니한 사용자의 영업적 이익을 노동기본권보다 앞세우는 해석을 경계하여야 한다. 단체행동권의 헌법적 보장이 사법적 확장 해석에 의하여 형해화되어서는 안 된다.

 

2026. 5. 19.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위원장 신 하 나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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