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인권변론센터][논평] 약물 성폭력 가해자에 대한 형벌권 행사를 좌시한 헌법재판소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

2026-05-29 352

[공익인권변론센터][논평] 

약물 성폭력 가해자에 대한 형벌권 행사를 좌시한 헌법재판소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

 

1. 헌법재판소는 2026. 5. 28. 전문의의 감정의견 등을 배척하고 약물을 특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가해자를 기소하지 아니하기로 결정한 법원의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청구를 각하했다. 헌법재판소는 위 청구가 단순한 불복에 불과하며,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이 법원의 재판으로 인하여 침해되었음이 명백하다는 사정이 소명되지 않았다며 각하를 결정했다. 청구인이 주장한 법원의 판단이 헌법재판소의 기존 결정에 반하는 취지의 판단이라는 점, 법원이 원본 영상 증거를 심리하지 아니한 절차적 하자 존재한다는 점 등에 대해서는 결정에서 직접적인 답변조차 하지 않았다.

 

2. 헌법재판소의 위 결정은 성폭력 사건에서 성인지 감수성에 의한 판단을 요청하고 자의적이고 부당한 형벌권의 불행사를 재판청구권과 평등권 등 기본권 침해로 판단하는 기존 헌법재판소 결정 취지에도 반한다. 법원의 재판이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이 된 이상, 법원에 의한 형벌권 불행사도 차별적이고 부당한 결과를 초래한다면 기본권을 침해하는 부작위처분으로서 심판의 대상이 되는 것이 타당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해자에 대한 불처벌을 좌시한 위 헌법재판소의 결정은 약물 성폭력 피해자를 보호하지 않겠다는 또 다른 기본권 침해라고밖에 볼 수 없다.

 

3. 위 사건의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복수의 전문의들은 공통적으로 가해자가 촬영한 영상 속 피해자가 약물의 취한 상태라는 의견을 제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 약물을 검출할 수 없는 시점에 이루어진 모발검사에서 약물을 검출할 수 없다는 점 등 사건과 무관한 이유로 불기소를 결정하고 이를 적법하다고 판단한 법원의 재판은 자의적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GHB 등 계열의 성폭력범죄 이용 약물에 대한 검사는 없었으며, 가해자에게 대마가 검출되었다는 점 역시 약물이용 가능성에 고려되지 않았다는 점 등에서도 수사기관과 법원의 판단은 자의적이다.

 

특히 위 법원의 재판은 “피해자가 약물 등에 의해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은 상태 또는 완전히 의식을 잃지는 않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유로 정상적인 판단능력과 대응·조절능력을 행사할 수 없는 상태”를 준강강죄의 “항거불능”상태로 인정한 다른 법원의 판단례에 비추어보아도 그 자의성이 명백하여 청구인의 평등권을 침해한다. 이처럼 명백한 불처벌을 결과적으로 용인한 헌법재판소의 결정은 형벌권 행사를 통한 약물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국가의 보호의무를 위반하는 잘못된 결정으로, 재판소원의 도입 취지를 유명무실하게 만드는 결정이다.

 

4. 무엇보다 헌법재판소의 위 결정은 2020년부터 지금까지 약 6년이 다 되어가는 시간 동안 약물 성폭력의 특수성과 명백한 증거를 외면한 수사기관과 법원의 재판에 대해 문제 제기 해온 피해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결정이기도 하다. 공소제기조차 허용하지 않음으로써 범죄피해에 대한 법원의 공정한 재판을 받는 기회를 박탈하는 결정이기 때문이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공익인권변론센터는 피해자의 권리보호를 외면한 헌법재판소 결정에 깊은 유감을 표하며, 향후 재고소 등 국내적 절차뿐만 아니라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에 진정 등을 통해 진상규명 및 가해자의 책임을 묻기위한 조력을 이어나갈 것이다.

 

 

 

 2026년 5월 29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공익인권변론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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