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셀참사대책위][보도자료] 아리셀 중대재해참사에 대한 대법원의 올바른 판결을 요구하는 기자회견 / 2026. 6. 17.(수) 오전 11시, 대법원 앞

2026-06-17 420

[보도자료]

아리셀 중대재해참사에 대한 대법원의 올바른 판결을 요구하는 기자회견

 

◌ 일시 : 2026년 6월 17일(수) 11시

◌ 장소 : 대법원 앞(서초역 5번 출구 쪽)

◌ 사회 : 최명선(민주노총 노동안전보건실장)

 

(사진: 민주노총)

 

 

1. 아리셀 중대재해참사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와 아리셀 산재피해가족협의회(이하 가족협)는 17일 오전 대법원 앞에서 대법원의 엄정한 판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2. 앞서 지난 4월 22일 수원고등법원 신현일 판사는 항소심에서 박순관 대표와 박중언 본부장에게 기존의 징역 15년 형을 대폭 감형, 징역 4년과 7년, 벌금 100만 원을 각각 선고한 바 있다. 전국 140여 개 시민사회단체 연대체인 대책위와 가족협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2심 판결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3. 아리셀 피해자 대리를 맡고 있는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아리셀 중대재해 참사 피해자 변호인단’은 의견서를 통해 ▲산안법 위반(비상구·비상통로 의무) 무죄 ▲중처법상 직접적 인과관계 인정 ▲절차의 부당성 ▲양형부당 및 법리오해 등 2심 판결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4. 변호인단은 “양형 조사가 피고인 측에 편중되어 진행되었고, 유족들의 진술은 그 의미가 왜곡되어 반영되었으며 피해자 대리인의 진술권(헌법 제27조 제5항, 형사소송법 제294조의2)이 정당한 사유 없이 제한되었다”고 주장했다. 의견서는 기자회견 직후 대법원에 제출됐다.

 

5. 특히 이날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박순관 대표가 최근 대법원에 신청한 위헌법률제정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박 대표는 이달 초 중처법에 대해 위헌법률제정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법원이 이 신청을 받아들일 경우 그 판단은 헌법재판소로 넘어가고 위헌 여부가 발표되기 전까지 3심 재판은 중단될 전망이다.

 

6.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단 말인가. 기가 찰 일”이라고 성토했다. 이어 “수원 고등법원 신현일 판사의 2심 판결은 상식적으로도 법리적으로도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부당한 판결”이라며 ▲아리셀 2심 판결 기각 ▲박순관 엄정 처벌 ▲박순관의 중대재해처벌법 위헌신청 즉각 기각 ▲중대재해처벌법 양형기준 즉각 제정을 강조했다.

 

 

※ 기자회견 순서

순서

소속

발언자

내용

1

유가족

최현주(故 김병철님 유족)

2심 판결은 유가족마저 죽였다

2

이주노조

우다야라이 위원장

2심 판결 재판부가 고려한 것은 무엇인가

3

중대재해전문가넷

감현주 대표

중대재해처벌법에 건 기대, 재판으로 무너지는 기대

4

산재피해가족네트워크<다시는>

김미숙 대표

2심 판결은 합의를 해선 안 된다는 뜻?

5

아리셀대책위 법률지원단

신하나 변호사

대법원에게 요구하는 올바른 판결 내용, 법적 근거

6

아리셀대책위

양한웅 공동대표

3심 재판부의 올바른 판결 촉구

7

기자회견문 낭독

8

대법원 민원실에 항소이유서 전달

 

 

 

 ※ 기자회견문

 

23명이 죽었다

대법원은 아리셀 박순관을 엄정 처벌하고, 위헌신청 기각하라

 

2024년 6월24일, 23명의 노동자가 비상구가 없어 피하지도 못하고 화재 폭발로 사지가 흩어져 죽었습니다.

 

하루아침에 가족을 잃은 유족들은 2년 가까운 시간을 가족을 잃은 슬픔에 대한 위로와 치유는커녕 아리셀과 정부에 대한 분노와 절망으로 보냈습니다. 그나마 마지막 희망이라고 생각했던 법원은 1심의 15년형 선고를 2심에서 4년 형으로 감형했습니다. 더욱이 기가 찰일은 아리셀과 박순관은 2심 선고조차 거부하며 중대재해처벌법 위헌 심판 제청을 한 것입니다.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단 말입니까?

 

수원 고등법원 신현일 판사의 2심 판결은 상식적으로도 법리적으로도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부당한 판결입니다.

첫째, 박순관이 중대재해처벌법의 경영책임자이고, 유해 위험 확인 개선, 중대재해 발생 시 대피 메뉴얼 마련 등 각종 의무 위반은 인정하면서도 대폭 감형한 것입니다. 넘쳐나는 각종 산안법 위반도 인정했고, 1심과 다른 것은 비상구 설치 의무에 대한 판단 뿐입니다. 리툼 밧데리의 폭발 위험과 층마다 비상구 설치는 상식이고, 안전보건 전문가들도 층마다 설치 해석이 맞다고 주장 했습니다. 그러나, 2심 재판부가 온갖 법 기술과 궤변을 늘어 놓으며, 1심 판결을 뒤집고 그 단 하나의 차이로 대폭 감형한 것은 부당한 판결입니다.

 

둘째, 아리셀 참사는 최저임금으로 불법파견으로 일하던 최대의 이주노동자 집단 참사입니다. 피해자 유족들은 대응 활동을 위해 보장했던 숙소 지원도 끊기고, 각종 회유와 압박에 시달리면서도 본국을 오가며 <박순관 엄정처벌>을 위해 싸우고 또 싸웠습니다. 집단 교섭을 거부하는 박순관과 생계 압박으로 결국 합의하며 처벌불원서를 낸 유족도 재판정에 직접 나와 강력한 처벌을 요구했습니다. 1심 판결과 2심 판결의 차이는 단 하나입니다. 피해자 유족 모두가 합의했다는 것 뿐입니다. 그러나, 아리셀과 유족들의 합의는 민사상의 합의이며 형사처벌 감형과 무관합니다. 더욱이 2심 직전 합의한 유족들은 처벌 불원서도 작성하지 않았고, 2심 재판정 에서 강력 처벌을 요구했습니다. 더욱이 박순관은 중대재해처벌법의 징벌적 손해배상 수준은 커녕, 사과도 재발 방지 대책도 없었습니다. 끝까지 무죄를 주장하다가, 2심 선고 직전 보상 합의했고, 심지어 중대재해처벌법 위헌 심판 제청까지 하고 있습니다. 이런 박순관의 행태를 ‘피해자들의 회복을 위한 노력’으로 인정한다는 2심 판결은 부당한 판결입니다

 

중대재해처벌법 제정과 시행은 ‘산재사망은 기업의 범죄행위이다’라는 사회적 합의이며, 시행 3년이 넘게 80%가 넘는 시민들의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법원의 낮은 형량 판결로 사회적 지탄을 받고 있고, 대법원은 양형기준 제정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부 기업들은 법 기술자를 동원하여 위헌 심판 제청을 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23명의 노동자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아리셀 박순관 조차 그 대열에 가담하는 천인공노할 짓을 서슴치 않고 있습니다. 대법원이 중대재해처벌법의 양형기준 제정과 그간의 위헌심판 제청 기각을 차일 피일 미루는 사이에 아리셀 2심 재판부의 몰상식하고 부당한 판결이 이루어 진 것입니다.

 

아리셀 중대재해 참사에 대한 판결은 최대 최악의 이주노동자 집단 산재 참사에 대한 판결이며, 대전 안전공업, 한화 에어로스 페이스와 같이 화재 폭발로 떼 죽음을 당한 노동자들의 목숨값에 대한 판결입니다. 수 십명이 죽어 나간 죽음이 더 이상 재발되지 않도록, ‘합의를 해서 처벌이 낮아졌다’는 절망과 분노로 피해자 유족들이 평생을 고통 속에 살지 않도록 대법원은 그 역할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오늘 아리셀 참사 피해자 유족들과 140여개 노동시민사회 단체가 소속된 아리셀 중대재해 참사 대책위는 대법원에 다음과 같이 요구합니다.

 

첫째, 아리셀 2심 판결을 기각하고, 박순관을 엄정 처벌하라

둘째, 박순관의 중대재해처벌법 위헌심판 제청 즉각 기각하라

셋째, 중대재해처벌법 양형기준을 즉각 제정하라

 

2026년 6월17일

아리셀 참사 피해가족 협의회, 아리셀 중대재해 참사 대책위원회

 

 

※ 피해자 대리인 의견서

 

피해자 대리인 의견서(10) 요약

— 사건번호 2026도7102 (피고인 박순관 외 11)

 

본 의견서는 아리셀 리튬전지 공장 화재로 23명이 사망하고 9명이 상해를 입은 중대재해처벌법위반 사건에서, 항소심 판결의 법리오해와 양형부당을 지적하고 상고심의 시정을 구하는 것입니다.

 

1. 산업안전보건법위반(비상구·비상통로 의무) 무죄 부분에 관하여

 

확장해석금지 원칙은 본래 부작위의무를 강제하는 형벌규정에 적용되는 것으로, 산업안전보건법과 같이 사업주에게 작위의무를 부과하는 행정형벌법규에서는 규범의 목적과 취지에 부합하도록 객관적으로 해석되어야 합니다. 대법원 역시 안전·보건조치 의무 위반 여부는 해당 사업장의 위험성과 작업의 성격 등을 구체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대법원 2021. 9. 30. 선고 2020도3996 판결).

 

이 사건 3동 2층에는 안정화(에이징) 공정을 거치지 않은 리튬1차전지가 다량 적재되어 화재·폭발 위험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은 상태였습니다. 그렇다면 “안전한 장소로 대피할 수 있는 비상구“는 직통계단 등 실질적 피난경로와 결합하여 각 층마다 확보되었어야 합니다. 그럼에도 비상구로 향하는 핵심 출입문이 평소 보안으로 통제되어 있었고, 그 존재에 관한 교육조차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샌드위치 패널이 대피를 가로막았습니다. 항소심은 산안법령의 문언을 지나치게 형식적으로 해석하여 보호목적을 형해화하였습니다.

 

2. 중대재해처벌법상 직접적 인과관계 인정에 관하여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매개는 인과관계 인정의 한 경로일 뿐, 경영책임자의 중대재해처벌법위반죄 성립을 위한 필수요건이 아닙니다(대검찰청 『중대재해처벌법 벌칙해설』 253면 참조). 따라서 항소심이 산안법위반의 매개 없이 경영책임자의 안전·보건확보의무 위반과 사망의 결과 사이의 직접적 인과관계를 인정한 구조 자체는 타당합니다. 다만 항소심이 시행령 제4조 제1호·제5호 나목 위반의 인과관계를 부정된 비상구 의무에 종속시켜 제한적으로만 판단한 점은 단계적·규범적 귀속의 법리에 따라 시정되어야 합니다.

 

3. 시행령 제4조 제1호·제5호 나목 위반에 관하여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처벌법은 입법 목적이 상이하므로, 경영책임자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2024. 1. 27.) 이후 사업장의 핵심 위험을 반영한 안전·보건 목표와 경영방침을 새로이 설정하였어야 합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법 시행 전 작성된 산안법상 계획서만을 둔 채 이를 이행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제5호 나목의 평가기준 마련의무는 안전보건관리책임자의 산안법상 의무 전반을 평가하는 것으로서 특정 규칙 위반을 전제로 하지 않으므로, 평가기준의 부재 자체로 의무위반이 성립합니다.

 

4. 항소심 절차의 부당성에 관하여

 

양형조사가 피고인 측에 편중되어 진행되었고, 유족들의 진술은 그 의미가 왜곡되어 반영되었습니다. 다수 유족이 언어·체류·정보 접근성에서 현저히 취약한 지위에서 사실상 합의를 종용받았음에도, 양형조사는 ‘합의 사실‘만을 부각하였습니다. 나아가 결심기일에 피해자 대리인의 진술권(헌법 제27조 제5항, 형사소송법 제294조의2)이 정당한 사유 없이 제한되었습니다.

 

5. 양형부당 및 법리오해에 관하여

 

원심은 징역 15년의 제1심을 파기하고 징역 4년으로 대폭 감경하였으나, 다음과 같은 위법이 있습니다. 첫째, 생명 침해의 공적 불법성은 유족 합의로 소멸될 수 없으며, 사후 금전합의를 결정적 감경사유로 삼는 것은 중대재해처벌법의 예방적 기능에 반합니다. 둘째, 안전보건확보의무는 개별 안전보건규칙의 단순한 합계가 아닌 독자적인 시스템적 관리의무임에도, 원심은 개별 규칙의 무죄를 시스템 실패의 책임 전체에 종속시키는 모순을 범하였습니다. 셋째, 제조업 직접생산공정에 취약한 이주노동자를 투입한 불법파견, 즉 ‘위험의 외주화‘는 독립된 핵심 가중인자임에도 충분히 평가되지 않았습니다. 넷째, 참사 이틀 전 동일 로트 전지의 폭발이라는 명백한 선행 사고로 구체적 예견가능성이 확보되었음에도 위험을 묵살한 것은 감경사유가 아니라 중대한 가중사유입니다.

 

이상의 이유로 항소심 판결의 시정을 구합니다.

※ 발언문

 

1. 최현주(고 김병철 님 유가족)

 

2심 재판부가 박순관 대표와 박중언 본부장의 형량을 징역 15년에서 4년과 7년으로 감형한 주요 이유는 아리셀 측이 모든 유족들과의 합의를 완료했고, 사측이 피해자들에게 실질적이고 충분한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했다는 점을 인정했기 때문입니다.

제가 분노스러운 이유는 바로 ‘피해 회복’이라는 단어입니다. 단언하건데 아리셀 측은 유가족들의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한 적이 없습니다. 피해 회복은 커녕 저는 2년 가까운 시간 동안 정말 지옥에서 견디고 버텼습니다. 남편을 하루아침에 떠나보내야 하는, 숨쉬기도 힘든 상황에서 투쟁까지 해야 했습니다. 겪지 않아도 되는 고통을 아리셀 때문에 겪었다는 말입니다.

2심 선고 열흘을 앞두고 한 합의는 정말 아이들과 살기 위해서 결정한 선택이었고 처벌불원서를 쓰지 않은 민사합의만을 진행한 것입니다. 그런데 2심 재판부는 유족이 살기 위해 한 합의가 아리셀의 피해 회복 노력이라고 말하고 마치 아리셀이 유족들에게 큰 혜택을 준 것처럼 포장했습니다. 판사가 가져야 할 핵심 자질은 공정성, 전문성, 정의감, 공감 능력, 경청 소통 능력이라고 합니다. 2심 재판부 판사님들께 제가 감히 말하겠습니다. 당신들은 판사 자격이 없습니다. 당신들은 공정합니까? 당신들은 전문성이 있습니까? 당신들은 공감 능력이 있습니까? 당신들은 우리들의 이야기를 제대로 들었습니까?

수도 없이 억울하고 분하다고 얘기했습니다. 그런데 재판부는 듣지 않았습니다. 4년이라는 가벼운 형량도 문제지만 고인과 유가족들의 고통, 슬픔을 잘 알지도, 알려고도 하지 않은 재판부가 함부로 23명의 죽음과 유가족들의 감정을 이용했습니다. 현재 제 감정은 솔직히 박순관 대표보다 유가족들의 감정과 고통을 외면하고 마음대로 진단한 2심 재판부가 더 분노스럽습니다. 당신들이 뭔데 피 끓는 유가족들의 감정과 고통을 농락합니까?

2심 선고 이후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우리나라 사법부가 그렇지 뭐’, ‘돈과 권력을 가지고 있는 이들을 어떻게 이기겠어. 계란으로 바위치기야’라는 것입니다.  대법원에 묻고 싶습니다. 정말 그렇습니까? 우리나라 사법부는 원래 그런 겁니까?

이제 마지막입니다. 수도 없이 절망을 겪었지만 이제 마지막으로 또 대법원에 기대를 걸어보겠습니다. 특히 최근 박순관 대표가 대법원에 신청했다는 중처법 위헌법률제정 신청에 대해 어떤 판단을 하는지 우리들은 똑똑히 지켜볼 것입니다. 대법원이 정말 공정한지, 법적 전문성이 있는지, 정의감이 있는지, 공감 능력이 있는지, 경청 소통 능력이 있는지 판단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부디 판사로서 제대로 된 판결을 하는 대법원이길 바랍니다.

 

2. 우다야라이 (이주노조 위원장)

 

아리셀 중대재해 참사가 일어난지 2년이 되가고 있습니다. 희생자 대부분이 이주노동자와 비정규직 노동자였고 안전하게 일할 권리조차 박탈당한 채 일 하다가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 사고는 단순한 사고가 아니고 생명보다 이윤을 앞세운 기업의 안전관리 부실과 책임 회피로 만들낸 참사였습니다. 기업의 안전 무책임, 노동자를 소모품으로 보는 것이 심각합니다. 아리셀은 이주노동자 생명과 안전에 무관심했습니다. 문제는 참사 이후에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가해자들이 제대로 된 처벌을 받지 않고 있습니다. 유가족과 대책위는 여전히 가해자들의 엄중처벌을 요구하면서 투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가해자 박순관과 아들 박중언에게 징역 15년을 선고 했지만 2심 재판부는 징역 각 4년과 7년만 선고 했습니다. 23명 노동자들을 사망하게 했는데 대표에게는 11년이나 형을 깎아 주었습니다. 돈많은 기업대표에게 무슨 감형 세일이라도 해주는 겁니까.

대법원은 이번 사건을 단순히 한 기업의 사건으로만 봐서는 안됩니다. 지금도 수많은 이주노동자들이 너문나 위험한 산업 현장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이주노동자들에게 안전 장비, 안전 교육 부실합니다. 사업주들이 이주노동자 안전에 대해 신경쓰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수많은 이주노동자들이 다치거나 사망하고 있습니다. 이주노동자들 사망해도 사업주를 솜방망이 처벌을 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명백한 차별이고 이주노동자 산재사망에 대한 무관심입니다. 사람의 생명에는 국경이 따로 없습니다. 대법원 판결은 한국에서 기업들이 노동자의 생명을 빼앗아 가는 것을 얼마나 무겁게 볼건지 기준이 될 것입니다.

이전에도 이주노동자들의 사망 사건에 대해 법원이 사업주에게 중형 선고한 적이 드뭅니다. 이주노동자들이 어떤 문제를 가지고 경찰서 등에 가면 이주노동자 입장보다 한국인 입장에서 일처리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주노동자들이 지금까지 억울한 일을 당하고 목숨을 잃어도 법원이 제대로 된 판결 내린 것이 별로 없습니다. 이주노동자들이 사회에서 차별 받는 것도 억울한데 정의를 제대로 실현해야 할 법원이 이주노동자 사망사건이라고 해서 가볍게 봐서는 안됩니다. 대법원 판결이 잘못되면 이주노동자의 삶은 더 어려워질 겁니다. 이주노동자도 한국사회에 안전하게 살기 위해 또 기업주의 잘못으로 사망사건이 나면 반드시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것을 판결을 통해 보여줘야 합니다, 대법원은 아리셀 가해자들에 대한 2실 판결이 중대한 잘못을 했다는 것을 반드시 보여줘야 합니다. 박순관 박중언이 1심 판결 형 이상을 받도록 해야 합니다.

 

3. 김현주 (중대재해전문가넷 공동대표)

 

안녕하십니까. 중대재해전문가넷입니다. 아리셀 참사 항소심 판결의 가장 큰 문제는 재판부가 인정한 사실과 선고한 형량 사이에 심각한 괴리가 있다는 점입니다. 항소심은 대표이사가 중대재해처벌법상 경영책임자라는 점을 인정했습니다.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의무의 독자성을 인정했습니다. 폭발 위험에 대한 예견 가능성도 인정했습니다. 위험성 평가와 교육훈련, 비상대응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사실도 인정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양형에서는 이러한 판단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법리에서는 전진했지만 양형에서는 후퇴한 판결입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사고의 직접 원인을 찾아 처벌하는 법이 아닙니다. 경영책임자가 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안전보건관리체계를 구축하고 작동시켰는지를 묻는 법입니다. 따라서 이번 사건의 핵심은 폭발 원인의 기술적 규명이 아니라 위험성평가, 교육훈련, 작업중지 절차, 비상대응체계와 같은 기본적인 안전보건관리체계가 왜 작동하지 않았는가에 있습니다.

우리는 특히 항소심이 사후 합의를 과도한 감경 사유로 평가한 점을 우려합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손해배상 촉진을 위한 법이 아닙니다. 반복되는 중대재해에 대해 국가가 공적 책임을 묻고 예방 효과를 확보하기 위해 제정된 법입니다. 사후 합의는 일정하게 고려될 수 있지만, 그것이 노동자의 생명에 대한 공적 책임을 대체할 수는 없습니다. 만약 중대재해가 발생한 이후 합의와 배상에 의해 형사책임이 크게 경감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된다면, 기업의 안전투자 유인은 약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이번 사건은 위험의 외주화와 이주노동자 문제를 보여준 대표적 사례이기도 합니다. 불법파견 구조 속에서 가장 위험한 작업을 가장 취약한 노동자들이 수행하였습니다. 위험을 외주화하고 책임을 분산시키는 구조가 참사의 배경이었다는 점 역시 충분히 평가되어야 합니다.

대법원은 이번 사건을 단순한 개별 사건으로 보아서는 안 됩니다. 이번 판결은 앞으로 중대재해처벌법이 우리 사회에서 어떤 의미를 가질 것인지, 그리고 경영책임자의 안전보건 의무를 어느 수준으로 평가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이 될 것입니다. 대법원은 분명한 원칙을 확인해야 합니다.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의무는 선언이 아니라 실질적인 법적 의무라는 점, 사후 합의가 중대재해에 대한 공적 책임을 대체할 수 없다는 점, 위험의 외주화와 취약노동자에 대한 위험 전가는 엄중하게 평가되어야 한다는 점, 그리고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보다 생산과 이윤을 우선한 경영에 대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책임이 뒤따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야 합니다.

특히 대법원은 이미 산업안전 사건에서 확립해 온 원칙, 즉 사업주와 경영책임자는 위험을 가장 잘 통제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만큼 안전조치를 형식적으로 갖추는 데 그쳐서는 안 되며, 실제 현장에서 작동하도록 관리·감독할 책임이 있다는 점을 재확인해야 합니다.

또한 중대한 인명피해가 발생한 경우에는 결과의 중대성 뿐 아니라 위험을 인식하고도 필요한 예방조치를 이행하지 않은 경위와 책임의 정도를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기준도 분명히 제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 사건에서 대법원이 바로 세워야 할 것은 한 기업의 책임만이 아닙니다. 노동자의 생명보다 생산과 납기를 우선한 경영에 대해 우리 사회가 어떤 책임을 물을 것인가 하는 기준입니다.

 

4. 김미숙 (산재피해가족네트워크 다시는 공동대표)

 

아리셀 현장에서 일하다 화재 참사로 뼈 수습도 제대로 찾지 못한 유족의 심정을 아십니까? 23명 고인의 빈자리에 대한 고통으로 가정이 파탄이 납니다. 날마다 유족들의 가슴은 화재 참사처럼 새카맣게 타들어가는데 재판은 처음과는 달리 합의했다는 이유로 처벌을 낮추니 기가 막힐 노릇입니다. 지금까지 박순관에게 진심 어린 뉘우침이나 사과받지 못했는데 그런데도 제대로 처벌하지 못한다면 유족들은 남은 평생 억울해서 어찌 살라는 겁니까?

저의 아들 용균이의 대법 재판판결도 납득할 수 없었습니다. 원하청이 잘못을 크게 인정하지만 한명 한명 책임을 묻기에는 너무 약해서 무죄를 선고한다는 게 말이 됩니까? 그렇게 처벌하지 않는데 유족이 그 어려운 진상규명으로 사고 원인을 밝혀도 무슨 소용 있습니까? 법원의 잘못된 판단으로 유족을 두 번 죽이고 있습니다. 저는 대법 판결을 절대 인정할 수 없습니다.

아리셀 화재 참사로 자식과 부모를 형제자매를 잃었습니다. 세상 그 어떤 것을 준다 해도 바꿀 수 없는 귀중한 존재였습니다. 그럼에도 유족으로서 합의한다는 것은 절대로 용서한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다시 돌이킬 수 없음이 참담하고 서럽고 억울합니다. 그러나 남은 유족으로서 시신을 수습하고 장례를 잘 치러 좋은 곳으로 보내야 함이 고통이면서도 최선을 다해 고인을 보내드리고 싶은 마음 또한 간절합니다.

고인의 목숨을 돈과 저울질하고 싶은 유족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합의 과정에 남은 가족들이 생계를 위해 돈과의 협상밖에 없다는 것이 현실이고 유족으로서 당연히 받아야 할 몫입니다. 그러므로 합의는 유족으로서 어쩔 수 없는 선택입니다. 그런데 아리셀 2심 판결은 사측과의 합의는 죽음을 놓고 돈거래 하는 흥정의 대상이 되는 것이고 결국 유족들 자신들의 손으로 책임자를 처벌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에 동의한 것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을 인정하는 꼴이 되는데 우리 유족들은 이러함이 인정할 수 없습니다.

합의했다는 이유로 가족의 죽음을 놓고 더이상 유족들을 기만하지 말길 바랍니다. 23명의 고인들이 눈감고 편안히 안식할 수 있도록, 유족이 더이상 자신의 가슴을 치며 나날을 보내지 않도록 대법원은 중대재해처벌법 취지를 살려 박순관과 그의 아들이 23명의 죽음의 책임도 무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2주기를 앞둔 유족들에게 위로의 판결을 내려주길 강력히 요구합니다.

 

5. 신하나 (아리셀대책위 법률지원단장)

 

오늘 저희 변호인단은23명의 희생자와 그 유가족을 대리하여 대법원에 피해자 대리인 의견서를 제출하였습니다. 해당 의견서에는 항소심 판결의 문제점과 대법원이 무엇을 바로잡아야 하는지 설시되어 있습니다

2024년 6월 24일, 아리셀 공장에서 스물세 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아침에 인사를 하고 집을 나선 가족이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명절이면 만날 수 있으리라 기다리던 타국의 가족을, 유가족은 부고로 마주해야 했습니다. 그 죽음은 우연한 사고가 아니었습니다. 참사 이틀 전인 6월22일, 같은 공정에서 전지가 발열한 뒤 폭발하는 명백한 선행 사고가 있었습니다. 위험은 이미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그럼에도 회사는 작업을 멈추지 않았고, 같은 시기에 만들어진 위험한 전지 약 1,152개를 그대로 작업장으로 옮겼습니다. 이것은 예측할 수 없었던 재난이 아니라, 예견된 위험을 알면서도 방치한 결과입니다.

그런데 항소심은1심이 선고한 징역 15년을 파기하고, 경영책임자 박순관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습니다. 스물세 명의 죽음 앞에서 형량은 3분의1 이하로 깎였습니다. 저희는 이 판결을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저희가 항소심 판결에서 가장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항소심은 산업안전보건법의 안전조치 의무를 지나치게 좁게 해석했습니다. 항소심은 위험물질을 취급하는 공장에서, 정작 노동자들이 일하던 층에는 비상구를 둘 의무가 없다고 보았습니다. 법에“각 층”이라는 표현이 없다는 이유였습니다. 그러나“안전한 장소로 대피할 수 있는 비상구”라는 말은, 그 자체로 실제 빠져나갈 수 있는 길을 전제로 합니다. 불이 나면 연기와 유독가스는 법원이 가정한 것처럼 질서정연하게 퍼지지 않습니다. 형벌 규정을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는 원칙은, 현장의 위험을 외면하고 법을 가장 좁게만 읽으라는 뜻이 아닙니다. 대법원은 이미 안전조치 의무는 작업장의 위험과 특성을 적극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항소심은 이 기준을 외면했습니다.

둘째, 항소심은 유족들의 사후 합의를 결정적인 감형 사유로 삼았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의 합의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들여다보아야 합니다. 사망자 다수는 불법파견 구조 아래 일하던 이주노동자였고, 그 유가족은 언어도, 체류 자격도, 정보도 충분치 않은 자리에 놓여 있었습니다. 회사는 대리인이 선임된 상태에서도 개별 유족에게 직접 연락했고, 기한을 정해 합의를 사실상 종용한 정황이 있었습니다. 처벌불원서를 써야 사과하겠다고 했습니다. 합의는 용서가 아니었습니다. 생명을 잃은 자리를 금전으로 메울 수 있다고 믿어서가 아니라, 더는 버틸 수 없는 형편에서 내린 선택이었습니다. 그런데도 양형조사 과정에서 이런 사정은 지워졌고, “합의하였다”는 사실만 남았습니다. 사후 배상으로 형을 대폭 깎아 줄 수 있다면, 기업은 미리 안전에 투자하기보다 사고가 난 뒤에 배상하는 편이 낫다고 계산하게 됩니다. 이것은 중대재해처벌법이 막으려던 바로 그 일입니다.

셋째, 피해자의 목소리가 끝내 법정에 닿지 못했습니다. 항소심 마지막 공판에서, 저희는 피해자들이 어떤 심정으로 합의에 이르렀는지 밝히려 했습니다. 그러나 재판부는 합의 이야기를 양측이 꺼내는 것이 보기 좋지 않다는 이유로 진술을 듣지 않았습니다. 양형조사에서도, 재판 절차에서도, 피해자들은 끝내 당사자가 되지 못하고 배제되었습니다.

피고인 측은 형량을 대폭 줄였음에도, 대법원에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다고 합니다. 이들이 반성하지 않는다는 것이 만천하에 밝혀졌습니다. 이래도 합의를 이유로 감형한 2심 판결이 정당하다 할 것입니까? 일터에서 가족을 잃은 유가족들이, 더는 같은 죽음이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라며 거리에 서고 국회 앞에 섰습니다. 안전하게 일하고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오는 세상을, 수많은 시민이 함께 염원했습니다. 그 간절함이 모여 만든 법이 중대재해처벌법입니다. 법원은 마땅히 이 입법 취지를 무겁게 새기고 재판해야 합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법의 핵심 의무를 현장에서 작동할 수 없을 만큼 좁게 해석하고, 경영책임자의 책임을 일반 과실범 수준으로 끌어내렸습니다. 법은 그대로 두면서, 정작 그 법이 현장에서 구동될 수 없게 만든 것입니다. 이것은 법조문을 직접 부정하지 않았을 뿐, 사실상 중대재해처벌법이 작동하지 못하도록 한 것이며, 간접적인 방식으로 이 법이 무력하다고 선언한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저희가 대법원에 바라는 것은 분명합니다. 항소심이 산업안전보건법을 지나치게 좁게 해석한 잘못을 바로잡아 주십시오. 경영책임자의 안전·보건확보의무 위반과 죽음 사이의 책임을 정면으로 인정해 주십시오. 그리고 사후 합의와 기술적 한계를 핑계 삼아 형을 깎은 양형이 정당했는지, 위험을 가장 약한 노동자에게 떠넘긴 구조가 제대로 평가되었는지, 다시 살펴 주십시오.

스물세 명의 희생자는 더 이상 말할 수 없습니다. 그들이 이루었던 각자의 세계에서 소중한 사람을 잃은 가족과 동료들이 지난 2년 간 견뎌 온 고통이, 몇 줄의 문장과 얼마간의 금액으로 치환되어서는 안 됩니다. 부디 대법원에서는 이들의 목소리가 외면받지 않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첨부파일

20260617_기자회견_2.jpg

20260617_기자회견_3.jpg

20260617_기자회견_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