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사위][성명] 대통령의 국가폭력 피해자에 대한 사과를 환영한다. -가해자 처벌과 완전한 국가책임의 이행 등 유의미한 후속 조치를 기대한다-

2026-08-07 203

[성명] 대통령의 국가폭력 피해자에 대한 사과를 환영한다.

-가해자 처벌과 완전한 국가책임의 이행 등 유의미한 후속 조치를 기대한다-

오늘(8월 7일) 이재명 대통령은 제3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출범을 계기로 국가폭력 피해자들을 청와대로 초청하여, 해방 이후 이 땅에서 벌어진 모든 국가폭력 사건의 피해자들께 깊은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히고, 국가의 책임에는 유효기간이 없다고 선언하였다. 역대 대통령의 사과가 개별 사건에 국한되었던 것과 달리, 대통령이 국가를 대표하여 국가폭력 피해자 전체에게 포괄적으로 사과한 것은 사실상 처음 있는 일이다.

우리 과거사청산위원회는 이번 사과를 진심으로 환영하며, 진실화해위원회 조사3국 설치를 통한 형제복지원 등 집단수용시설 사건과 해외 강제입양 사건의 규명, 직권조사 확대, 국가폭력 손해배상청구에 대한 소멸시효 배제 원칙 등 이번 대통령의 언급을 피해자들과 시민사회가 오랫동안 요구해 온 과제에 대한 국가의 유의미한 응답으로 높이 평가한다.

그러나 진실규명이 피해구제로, 나아가 책임자 처벌과 재발방지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오늘의 사과는 선언에 그치고 만다. 진실화해위원회 스스로 밝혔듯 피해구제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진실규명의 의미도 퇴색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국가폭력의 가해 당사자들에 대한 책임 추궁은 단 한 번도 온전히 이루어지지 않았다. 삼청교육대와 서산개척단, 사북 사건과 납북귀환어부 사건, 강제징집·녹화·선도공작에 이르기까지, 불법구금과 고문, 가혹행위를 실행하고 지휘한 자들은 법의 심판대에 서지 않았고, 상당수는 오히려 그 공로로 서훈까지 받았다. 가해자 처벌 없는 사과는 피해자에게 절반의 정의일 뿐이며, 처벌받지 않은 국가폭력은 언제든 반복될 수 있다.

소멸시효 배제 원칙 또한 이행으로 증명되어야 한다. 대통령이 국가책임에 유효기간이 없다고 선언하는 그 순간에도, 법정에서는 국가가 피해자들을 상대로 소멸시효 완성을 다투는 모순이 계속되고 있다.

아울러 진실화해위원회 조사3국의 설치도 조직 신설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충분한 조사 인력과 전문성, 조사지휘 체계가 뒷받침되지 않는 한 진실규명은 성과를 낼 수 없으며, 한시기구의 활동 종료 이후를 책임질 항구적 기반도 함께 마련되어야 한다.

이에 우리 위원회는 정부와 국회에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1. 법무부는 소송지휘권을 행사하여 계속 중인 국가배상 소송에서 소멸시효 항변을 즉시 철회하고, 정부는 소멸시효 배제와 피해자 구제를 위한 입법을 완성하여야 한다. 현재의 입법은 진실화해위원회 결정이 있는 경우에 한해 소멸시효를 배제하고 있으나, 공권력에 의한 중대한 인권침해 사건 모두에 있어서 시효를 배제하는 것으로 확장이 필요하다.

2. 정부와 국회는 반인도적 범죄에는 시효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확립된 국제법 원칙(「전쟁범죄 및 반인도적 범죄에 대한 시효 부적용에 관한 협약」)에 따라 고문 등 반인도적 국가범죄에 대한 공소시효 배제 입법을 조속히 처리하고, 가해 당사자들에 대한 수사·기소와 서훈 박탈 등 책임 추궁에 나서야 한다.

3. 정부는 시행령 개정과 예산·인력 지원으로 진실화해위원회 조사3국이 집단수용시설 인권유린과 해외 강제입양 사건에 대한 실질적 조사 역량을 갖추도록 보장하고, 과거사정리법 제55조가 예정한 과거사연구재단의 설립을 조속히 추진하여야 한다.

대통령은 오늘 과거사 정리라는 해묵은 숙제를 더는 다음 세대에 떠넘길 수 없다고 말했다. 그 숙제의 답안은 사과의 언어가 아니라 이행의 기록으로 채워져야 한다.

우리 위원회는 국가폭력 피해자들과 함께, 진실이 법적 구제로, 사과가 국가책임의 완전한 이행과 가해자 처벌로 이어지는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할 것이다. 오늘 대통령의 사과가 역사에 어떻게 기록될 것인지는 이제 전적으로 국가의 실천에 달려 있다.

 

2026년 8월 7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과거사청산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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