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연대위][성명]
강제퇴거 과정의 가혹행위, 국제인권규범에 따른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및 제도 개선을 촉구한다
2026년 8월 27일, 인도 국적의 한 이주민이 강제퇴거 과정에서 출입국 당국 직원들로부터 폭행과 가혹행위를 당했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인터뷰에 따르면 피해자는 호송 과정에서 목을 잡히고 몸통을 가격당했으며, 입에 여러 겹의 테이프가 붙여진 채 마스크 등으로 얼굴이 가려졌다. 외부에 연락할 기회가 제한됐고, 화장실 이용 과정에서도 존엄과 사생활을 침해당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10월 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이 사건에 관한 문답이 있었다. 이진수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은 입을 테이프로 막은 행위가 잘못됐다는 취지로 답변하고,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징계 및 수사 의뢰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기관이 집행하는 강제퇴거 과정에서 기본적인 신체의 자유와 인간의 존엄이 침해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법무부는 이를 단순한 현장 대응상의 문제로 축소해서는 안 된다.
이러한 행위는 법무부 내부 지침 위반을 넘어서 국제인권규범에 위배되었는지 여부를 포함하여 공권력에 의한 인권침해의 맥락에서 엄중히 검토되어야 한다. 대한민국이 당사국인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제7조는 고문과 잔혹하거나 비인도적 또는 굴욕적인 처우를 금지하고, 제10조 제1항은 자유를 박탈당한 모든 사람을 인간의 고유한 존엄성을 존중하여 인도적으로 처우하도록 규정한다. 「고문 및 그 밖의 잔혹하거나 비인도적 또는 굴욕적인 대우나 처벌의 방지에 관한 협약」 역시 고문을 금지하고, 제12조와 제13조를 통해 고문 또는 가혹행위가 있었다고 믿을 합리적인 근거가 있는 경우 신속하고 공정한 조사와 진정 제기의 권리를 보장하도록 요구한다. 진정에 적힌 행위가 사실로 확인된다면, 법무부는 해당 행위가 이러한 국제적 의무에 위배되는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
유엔의 「법집행 공무원의 강제력 및 무기 사용에 관한 기본원칙」(Basic Principles on the Use of Force and Firearms by Law Enforcement Officials)은 법집행 공무원의 강제력 사용이 불가피한 경우에도 절제와 비례성을 지켜야 하며, 피해와 부상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한 「모든 형태의 억류·구금 하에 있는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한 원칙((Body of Principles for the Protection of All Persons under Any Form of Detention or Imprisonment)」은 구금된 사람의 인간적 처우,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권리를 안내받을 권리, 변호인과 연락하고 상담할 권리를 명시하고 있다. 강제퇴거의 집행 권한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과도한 물리력이나 모욕적 처우, 권리구제 기회의 제한이 정당화될 수는 없다.
강제송환 과정의 인권침해 우려는 이번 사건에 국한되지 않는다. 2023년 헌법재판소는 무기한 구금을 가능하게 했던 기존 출입국관리법상 보호제도에 위헌 결정을 내렸다. 결정에 따른 법 개정 전후로 장기 구금된 이주민의 강제송환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졌고, 이주인권단체들은 구금기간 제한을 앞두고 송환이 서둘러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해 왔다. 이는 출입국 행정의 목적을 앞세워 이주민의 신체의 자유와 절차적 권리를 짓밟는 관행이 여전히 문제로 남아 있음을 보여준다.
이에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국제연대위원회는 다음과 같이 촉구한다.
첫째, 법무부와 국가인권위원회는 본 건 진정을 포함하여 강제송환 과정에서의 폭행·가혹행위 및 절차적 권리 침해 의혹을 철저히 조사하라.
둘째, 조사 결과 위법행위가 확인되면 행위자뿐 아니라 지휘·감독 책임자에게도 합당한 징계와 수사 등 책임을 물을 것을 요구한다. 가혹행위 의혹에 대한 조사는 독립적이고 공정하게 이루어져야 하며, 진정인과 관련 증인의 안전도 보장되어야 한다.
셋째, 강제퇴거 과정에서 물리력과 보호장비를 사용하는 기준을 국제인권규범에 부합하도록 전면 재검토하라. 바디캠 등 기록장치의 운영 및 관리에 관한 규칙, 입과 얼굴을 가리는 조치가 필요성과 비례성을 벗어나 기본권을 침해하지 않도록 엄격한 기준과 통제 절차를 마련하라.
넷째, 강제퇴거 대상자에게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결정 내용과 불복 절차, 난민신청 등 권리구제 방법을 안내하고, 변호인 및 외부 조력자와 연락할 실질적인 기회를 보장하라.
강제퇴거는 국가가 이주민의 존엄과 기본권을 제한 없이 침해할 수 있는 권한이 아니다. 출입국관리법상의 체류기간이 도과하였다는 이유로 신체의 자유와 인간의 존엄을 국가가 마음대로 처분할 수는 없다. 법무부는 이번 사건의 진상을 투명하게 밝히고 국제인권규범에 따른 책임을 다하는 한편, 강제퇴거 과정에서 반복되는 인권침해를 방지할 실질적인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한다.
2026. 10. 14.(수)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국제연대위원회
위원장 류다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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