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인권변론센터][공동 보도자료] 영남권 3개 혼인평등소송 기각/각하 결정 비판 보도자료 배포

2026-09-02 99

[공익인권변론센터][공동 보도자료]
영남권(부산·대구·울산) 혼인평등소송 각하·기각에 대한 입장

 

1. 귀 언론사의 발전을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2. 지난 2026년 4월 8일, 부산·대구·울산 각 지역 가정법원에 세 쌍의 동성부부가 제기한 혼인평등소송에 대해 울산가정법원은 7월 24일, 부산가정법원은 8월 11일, 대구가정법원은 8월 12일 각각 원고들의 혼인신고 불수리처분에 대한 불복신청을 각하하고,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기각하였습니다. 이로써 지난 4월 제기된 영남권 혼인평등소송 3건에 대한 1심 법원의 판단이 모두 나온 상황입니다.

 

3. 민변 공익인권변론센터와 한국사회에 혼인평등을 요구하는 단체인 ‘모두의 결혼’은 이번 결정에 깊은 실망과 우려를 표합니다. 특히 세 법원의 위헌법률심판제청 기각 결정은 2025년 서울북부지방법원의 결정과 핵심 문장과 논리를 사실상 동일하게 반복하였으며, 각 법원이 별도의 심문기일을 열어 당사자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었음에도 세 부부의 구체적인 삶과 각 사건의 맥락이 결정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평가합니다. 또한 2016년 김조광수·김승환 부부의 혼인신고 사건 당시 결정과 비교하더라도 동성 간 혼인을 헌법상 혼인의 범주에서 보다 경직되게 배제하는 해석을 택했다는 점에서 우려를 표합니다.

 

4. 이번 결정과 관련하여 혼인평등소송 대리인단은 부산·대구·울산 세 사건의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 기각 결정에 대해 헌법소원심판 청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혼인신고 불수리처분 불복신청 각하 결정에 대해서도 상급법원의 판단을 받기 위한 항고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번 하급심 결정에서 충분히 다뤄지지 않은 평등과 존엄의 문제를 헌법재판소와 상급법원에서 다시 묻고자 합니다. 이에 대해 대리인단은 “당사자들의 절박한 요구에 어떠한 실체적 판단도 없이, 3개 법원이 짜기라도 한듯이 똑같은 성의 없는 결정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 당사자들과 함께 헌법재판소와 상급법원에서 제대로 된 판결을 받겠다”라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5. 아울러 혼인평등의 요구를 전국으로 더욱 확장하기 위해 전국의 동성부부를 대상으로 혼인평등소송 공개 원고모집을 시작합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동등하게 가족이 될 권리를 바라는 더 많은 동성부부들과 함께 전국 각지의 법원에서 소송을 이어가고, 이를 통해 혼인평등을 향한 더 큰 사회적·법적 변화를 만들어 나갈 예정입니다.

 

6. 아래에 부산·대구·울산 혼인평등소송 각하·기각 결정에 대한 ‘모두의 결혼’ 입장문 「낡은 법 해석을 넘어, 함께 혼인평등의 다음 변화를 만들어갑시다」 전문 및 영남권 혼인평등소송 진행 경과를 첨부하오니, 귀 언론사의 많은 관심과 취재·보도를 부탁드립니다.

 

7. 감사합니다.

 

[첨부] 부산·대구·울산 혼인평등소송 각하·기각 결정에 대한 ‘모두의 결혼’ 입장

낡은 법 해석을 넘어, 

함께 혼인평등의 다음 변화를 만들어갑시다

 

지난 4월 8일, 부산·대구·울산에서 살아가는 세 쌍의 동성부부가 혼인평등소송을 시작했습니다. 전국 곳곳에서 살아가는 동성부부들의 삶을 드러내고, 평등하게 결혼할 권리에 대한 요구를 각자의 지역 법원으로 확장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세 법원은 소송이 제기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6월, 연이어 심문기일을 열었습니다. ‘모두의 결혼’은 법원이 당사자들의 삶과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동성부부를 혼인제도에서 배제하는 것이 헌법이 보장하는 평등과 존엄에 부합하는지 성실하게 심리할 것을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울산가정법원은 7월 24일, 부산가정법원은 8월 11일, 대구가정법원은 8월 12일 각각 혼인신고 불수리처분에 대한 불복신청을 각하하고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기각했습니다. 우리는 이 결정에 깊은 실망과 분노를 표합니다. 무엇보다 실망스러운 것은 기각과 각하라는 결론만이 아닙니다. 당사자들의 삶과 지난 10여 년간 우리 사회와 법이 겪어온 변화를 법원이 얼마나 성실하게 살펴보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는 결정문이었기 때문입니다. 

부산·대구·울산 세 법원의 위헌법률심판제청 기각 결정은 2025년 서울북부지방법원이 내놓은 결정문의 핵심 문장과 논리를 사실상 그대로 옮겨 적듯 반복하고 있습니다. “남성과 여성의 공동체”가 헌법이 보장하는 혼인의 가장 근본적인 요소이며, 동성 간 결합은 헌법이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혼인의 범주에 속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각 법원이 별도의 심문기일까지 열었지만, 결정문 어디에서도 원고 부부들의 구체적인 삶과 목소리를 진지하게 들여다본 흔적을 찾기 어렵습니다. 법원이 어떤 결론을 내리든, 적어도 각 사건의 당사자와 쟁점을 자신의 눈으로 살피고 자신의 이유로 답해야 합니다. 마치 베껴 쓴 듯 유사한 문장과 논리들만 반복하는 세 재판부의 결정은 그 최소한의 기대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이번 결정의 내용이 오히려 10년 전보다 후퇴했다는 점입니다. 2016년 김조광수·김승환 부부의 혼인신고 사건에서 서울서부지방법원 항고심 역시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당시 법원은 시대적 상황의 변화를 언급하면서도, 동성 간의 결합이 헌법상 혼인의 개념에서 본질적으로 배제되어 있다고까지 단정하지는 않았습니다. 반면 이번 결정들은 “남성과 여성의 공동체”를 헌법이 보장하는 혼인의 가장 근본적인 요소인 것처럼 해석하고, 그와 같은 해석을 전제로 동성 간의 결합을 헌법상 혼인의 범주 밖에 두었습니다. 

그러나 지난 10년 동안 우리 사회와 법은 그 자리에 머물러 있지 않았습니다. 2024년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동성 동반자를 건강보험 피부양자에서 배제하는 것은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이며 헌법상 평등원칙에 위배된다고 판결했습니다. 이미 가족으로 살아가고 있는 수많은 동성부부가 용기 있게 목소리를 내며 우리 사회가 그어온 가족의 경계를 넓혀 왔으며, 법원의 판단 역시 그 현실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습니다. 그럼에도 이번 하급심 결정들은 이러한 변화를 충분히 살피기보다, 오히려 10년 전보다 더 경직된 해석으로 동성 간 혼인을 헌법상 보호의 범주에서 배제하는 해석을 택했습니다. 

바다 건너 일본의 상황은 이번 결정의 한계를 더욱 선명하게 보여줍니다. 일본 역시 혼인과 가족을 규율하는 헌법과 민법의 구조가 한국과 상당히 유사합니다. 그러나 일본의 법원들은 기존의 혼인 개념을 고정된 것으로 전제하기보다, 개인의 존엄과 평등이라는 헌법적 가치에 비추어 동성부부를 혼인에서 배제하는 현행 제도가 정당한지를 적극적으로 심사해 왔습니다. 지금까지 관련 사건을 판단한 6건의 고등법원 판결 가운데 5건이 동성혼 배제를 위헌이라고 판단했으며, 현재 이 사건들은 모두 최고재판소 대법정에 회부되어 동성결혼에 대한 일본 최초의 통일적인 헌법 판단을 앞두고 있습니다. 비슷한 헌법의 문언이 어느 사회에서는 평등을 가로막는 벽으로, 다른 사회에서는 변화된 현실 속에서 다시 해석해야 할 헌법적 질문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번 결정이 혼인평등을 향한 우리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지는 못합니다. ‘모두의 결혼’과 혼인평등소송 대리인단은 부산·대구·울산 세 사건의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 기각 결정에 대해 헌법소원심판 청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혼인신고 불수리처분에 대한 불복신청 각하 결정에 대해서도 상급법원의 판단을 받기 위해 항고할 것입니다. 이번 하급심 결정에서 충분히 다뤄지지 않은 평등과 존엄의 질문을 헌법재판소와 상급법원에서 다시 묻겠습니다. 

또한 혼인평등의 요구를 더욱 넓게 확장해 나갈 것입니다. ‘모두의 결혼’은 사랑하는 사람과 동등하게 가족이 될 권리를 바라는 더 많은 동성부부들과 함께, 더 큰 변화를 만들어 가기 위해 전국적인 공개 원고 모집을 시작합니다. 나이도, 직업도, 살아온 시간도 서로 다른 수많은 동성 부부가 전국 어디에서나 사랑하는 사람과 가족으로 삶을 꾸려가고 있습니다. 혼인제도에서의 배제는 추상적인 법률 문제가 아니라, 이들이 서로를 가족으로 지키며 살아가는 오늘의 삶에 닿아 있는 문제입니다. 더 많은 이들과 함께 더 많은 법정으로 혼인평등을 향한 더 큰 요구를 이어가겠습니다. 

평등을 향한 변화의 과정에는 언제나 난관과 굴곡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때마다 더 많은 사람이 자신의 삶을 드러냈고, 더 많은 시민이 질문을 던졌으며, 결국 법과 제도는 변화해 왔습니다. 법원이 과거의 문장을 반복한다고 해서 변화한 현실까지 과거로 되돌릴 수는 없습니다.

우리의 목소리를 힘으로 삼아, 평등하게 가족이 될 권리를 법과 제도의 현실로 만들어 가겠습니다. 

 

[첨부] 부산·대구·울산 혼인평등소송 진행 경과 

  1. 혼인평등소송 개시
  • 2024. 10. 10. 혼인평등소송 제기 기자회견 개최
  • 2024. 10. 11. 동성부부 11쌍, 서울·수도권 6개 관할 법원에 혼인평등소송 제기
    • 혼인신고 불수리처분에 대한 불복신청
    • 동성 간 혼인을 인정하지 않는 현행 민법의 위헌성을 다투는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
  • 이후 각 법원의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 기각 등에 따라 9개 사건에 대해 헌법소원심판 청구, 현재 헌법재판소 계류 중
  1. 영남권 혼인평등소송 제기
  • 2026. 4. 8. 부산·대구·울산에서 동성부부 3쌍 추가 소송 제기
    • 부산: 오수(가명)·선우비(가명) 부부
    • 대구: 임아현·최진아 부부
    • 울산: 이현중(가명)·오승재 부부
  • 서울·수도권을 넘어 비수도권 지역에서 제기된 첫 혼인평등소송
  1. 영남권 세 사건 심문기일 진행
  • 2026년 6월, 부산·대구·울산 세 법원에서 심문기일 연이어 진행
  • 원고 부부들이 직접 법정에 출석해 각 지역에서 부부로 살아온 삶과 혼인제도에서 배제되는 현실에 대해 진술
  • 대리인단은 동성부부를 혼인에서 배제하는 현행 법 해석의 위헌성을 주장하고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요청
  1. 부산·대구·울산 법원 결정
  • 2026. 7. 24. 울산가정법원
    • 혼인신고 불수리처분 불복신청 각하
    •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 기각
  • 2026. 8. 11. 부산가정법원
    • 혼인신고 불수리처분 불복신청 각하
    •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 기각
  • 2026. 8. 12. 대구가정법원
    • 혼인신고 불수리처분 불복신청 각하
    •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 기각
  1. 향후 대응
  • 부산·대구·울산 세 사건의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 기각 결정에 대한 헌법소원심판 청구 진행
  • 혼인신고 불수리처분에 대한 불복신청 각하 결정에 대해 항고 예정
  • 혼인평등소송의 전국적 확대를 위한 공개 원고모집 시작

 

(문서의 끝)

 

첨부파일

MPIPC20260902_[공익인권변론센터][공동 보도자료] 영남권(부산·대구·울산) 혼인평등소송 각하·기각에 대한 입장.pd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