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노동자를 벼랑 끝으로 내모는 쌍용차 공권력 투입을 즉각 중단하라!

2009-07-28 123



 [성명 서]

노동자를 벼랑 끝으로 내모는

쌍용차 공권력 투입을 즉각 중단하라!

 


 7월 20일 오전 10시 정부는 ‘범죄 예방’이라는 미명 아래 쌍용자동차에 공권력 투입을 강행하였다.
경찰은 수십 개 중대를 투입하면서 물대포, 조명차, 사다리차는 물론이고 헬기까지 동원하여 노동자들을 강제로 해산시키려 하였다. 사측은 일체의 대화를 거부하며 정리해고만 주장하고, 정부는 사태를 수수방관하다 공권력을 투입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우리는 정부의 이번 공권력 투입 시도가 생존의 위기에 내몰린 노동자를 벼랑 끝으로 몰아 비극적 결말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분명히 지적하면서, 공권력 투입 시도를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정부는 경찰관직무집행에 따라 범죄예방을 위하여 공권력을 투입했다고 한다. 정부에게 묻고 싶다.
수십 년간 몸담아온 직장에서 하루아침에 내쫓기는 노동자들이 생존권을 보호해달라고 호소하는 것이 범죄인가, 아니면 근로기준법에 정한 협의절차를 무시하고 정리해고를 강행하려는 사측의 일방적 태도가 범죄인가. 정부의 이번 공권력 투입은 노사간에 공정한 중재자의 지위를 포기한 채 사측에 편향된 일방적 조치라는 비판을 면할 길이 없다. 

 


 그 뿐이 아니다. 경찰관직무집행법에 따른 공권력 투입은 불가피한 최소한도 내에서 행사되도록 그 발동ㆍ행사요건을 신중하고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하고, 그러한 해석ㆍ적용의 범위 내에서만 우리 헌법상 신체의 자유 등 기본권 보장 조항과 그 정신 및 해석 원칙에 합치된다는 것이 법원의 일관된 태도이다(대법원 2008. 11. 3. 선고 2007도9794 판결 등). 지금 쌍용차에 필요한 것은 노사간에 진지한 대화와 협상이지 공권력 투입이 아니다. 더구나 생존의 위기에 내몰린 노동자들을 강제로 해산하려 할 경우 그들의 생명ㆍ신체에 치명적 위험이 초래될 것임은 불을 보듯 뻔하다. 이 점에서 정부의 공권력 투입은 경찰권남용이라는 비판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사측의 일방적 정리해고와 정부의 수수방관으로 쌍용차 문제는 돌이킬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공권력이 투입된 7월 20일 오전에는 노조간부의 부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고인은 평소 정리해고와 남편에 대한 소환장과 체포영장 발부, 그리고 거액의 손해배상청구 움직임에 괴로움을 호소해왔다고 한다. 남편과 갓 돌을 넘긴 아이를 두고 자살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고인을 생각하면 참담할 뿐이고,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도록 수수방관하고 있는 정부에게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사측의 인권침해행위도 사회적 용인한도를 벗어나고 있다. 공권력 투입을 앞두고 전직원 출근명령을 내려 노-노 갈등을 촉발시키는가 하면, 도장공장에 대한 단전-단수 및 가스공급을 중단하였다. 16일부터는 음식물 반입을 금지시킨데 이어 19일에는 의료진의 출입조차 가로막았다. 이러한 사측의 반인권적 행위가 공공연히 자행되는 현실에 기가 막힐 따름이다. 정부는 이와 같은 사측의 반인권적 행위를 즉각 중단시키고, 노동자들의 생명과 신체를 보호해야 한다.

 


       
우리는 사태를 악화시켜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을 생존의 벼랑 끝으로 몰고 간 책임이 사측과 정부에게 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분명히 지적하면서, 이제라도 이성을 되찾아 노동조합과 진지하게 협의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아울러 정부는 제2의 용산 참사를 일으킬지도 모를 공권력 투입 시도를 즉각 중단하고, 쌍용차 문제해결에 적극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2009년 7월 21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위원장 권영국 (직인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