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인권모니터링] 스리랑카 내전 그 이후, 진정한 화해와 평화는 언제 이루어 질 것인가?

2011-09-29 190

[아시아인권모니터링]


 


스리랑카 내전 그 이후, 진정한 화해와 평화는
언제 이루어 질 것인가?


 


글_ 국제연대위원회 7기 인턴 오정민


 


“내전은 끝났다. 그러나 새로운 도전은 이제부터다” 2009년 5월 18일, 마힌다 라자팍세 스리랑카 대통령은 의회 연설에서 26년간 지속된 내전이 종식되었음을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시민들은 스리랑카 국기를 흔들고 폭죽을 쏘며 길고 길었던 전쟁의 종식을 자축하기 위해 거리로 몰려 나왔다. 거리는 전쟁이 끝난 것을 기뻐하는 사람들로 넘쳐났으며 종전을 축하하는 퍼레이드는 늦은 밤까지 이어졌다. 26년간 8만 여명의 사망자와 26만5000여 명의 난민을 발생시킨 스리랑카의 내전은 이렇게 축제 분위기 속에서 마무리 되며 스리랑카는 화해와 평화의 길로 접어드는 듯 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2년이 지난 지금, 내전 중 발생한 전쟁 범죄와 인권 탄압을 둘러싼 조사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고,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있는 당사자들은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내전은 끝이 났지만 내전 피해자들이 소망하는 정의는 실현되지 않아 스리랑카가 진정한 화해와 평화의 길로 접어드는 것은 요원해보이기만 하다.


 


스리랑카 내전의 배경과 전개과정


 


‘동양의 진주’라 불리우며 ‘찬란하게 빛나는 섬’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스리랑카. 이 아름다운 섬이 아시아 사상 최장기 내전을 겪게 된 것은 영국 식민지 지배 시절에 행해진 강제 이주 정책에서 비롯되었다. 스리랑카의 차 맛에 매료된 영국인들은 스리랑카에 대규모 차농장을 건설한다. 하지만 스리랑카의 토착주민이었던 불교계 싱할레족은 영국의 식민지 정책을 거부하였고 이에 영국인들은 싱할레족을 대신하여 인도에 살고 있던 힌두계 타밀족을 스리랑카로 대거 강제 이주 시켰다. 타밀족은 이주 이후 영국의 협력 아래 사회 기득권 세력으로서 특권을 누리지만 스리랑카가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이후에는 싱할리족의 타밀족에 대한 차별 정책으로 인해 불평등한 대우를 받는다. 계속되는 차별 정책으로 싱할레족과 타밀족의 갈등은 깊어만 갔고 결국 타밀족은 차별 정책에 대한 반발로 1960년대부터 분리 독립 운동을 시작하였다. 타밀족의 분리 독립 투쟁은 1983년 타밀족의 본거지에서 몇몇의 정부군이 살해된 것을 계기로, 싱할라족에 의해 타밀족 약 천여 명이 학살되면서 무장반군투쟁으로 노선이 바뀌기 시작한다. 1983년 타밀족 학살 이후 반정부 무장투쟁 세력인 타밀일람해방호랑이(LTTE : Liberation Tiger of Tamil Eelam)가 출범하였고 타밀일람해방호랑이는 유사 타밀 무장 단체들을 통합하여 대규모 반정부 투쟁을 벌이는데 정부가 이에 대응하면서 스리랑카 내전이 시작되었다. 정부와 타밀일람해방호랑이는 1989년 평화협상을 맺기도 하고 2006년에는 노르웨이의 중재로 휴전협정을 체결하기도 하였으나 무장 충돌, 테러 공격은 줄어들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마힌다 라자팍세 스리랑카 대통령은 일방적으로 휴전협정 파기를 선언하며 반군에 대한 대대적인 소탕에 나섰고 2009년 반군이 항복 선언을 함으로써 26년간 지속된 기나긴 내전은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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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http://www.telegraph.co.uk/news/5339374/Sri-Lankas-civil-war-The-                                           history-of-the-Tamil-conflict.html


사용자 삽입 이미지         출처:http://dalje.com/slike/slike_3/r1/g2008/m11/y186424898841213.jpg

내전 중 벌어진 전쟁 범죄와 인권 침해


2011년 4월 25일 공개된 스리랑카 내전 중 발생한 인권 위반에 대한 유엔의 전문가 패널 보고서는 정부군과 반군이 저지른 전쟁범죄로 인해 약
8만~10만 명의 민간인이 사망했고, 내전 종료 직전에만 약 7천여 명의 타밀족 민간인들이 학살되었다고 밝히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내전 막바지에 반군은 민간인을 인간 방패로 사용하였고, 정부군은 병원, 유엔 센터, 적십자선 등 인도주의적 시설까지도 의도적으로 공격하고, 죄수, 민간인들을 임의적으로 처형하였으며 여성들을 성폭행하는 등의 범죄행위를 저질렀다.


‘스리랑카 민주화를 위한 언론인들’이라는 단체는 내전이 끝난 후, 스리랑카 정부군이 민간인을 비사법적으로 총살하는 동영상을 공개하였는데, 이 영상에는 스리랑카 정부군 복장을 한 군인이 벌거벗은 민간인을 총으로 쏴서 살해하는 장면과 함께 이미 사망한 여성의 옷을 벗기는 등 시신을 모욕하는 장면이 담겨있다. 이 영상에 대해 스리랑카 정부는 반군들에 의해 조작된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유엔은 전문가들의 검토 결과 진본으로 확인되었다고 밝혔다.


 


인간 방패로 내몰린 민간인들


스리랑카 내전 중 가장 문제가 된 것은 민간인을 인간 방패로 사용한 투쟁 방식이었는데 인간 방패로 이용된 민간인들에 대한 반군과 정부군의 비인도적인 조치는 많은 민간인 희생자를 낳았다. 반군은 정부군의 공세가 거세지면서 스리랑카 북동부로 내몰렸고 그곳에서 약 33만명의 민간인들을 방패막이로 삼아 정부군과 대치하였다. 이 과정에서 인간 방패를 탈출하려고 시도하는 민간인들이 있었으나 그 사람들은 반군에 의해 그 자리에서 사살되었다. 스리랑카 정부는 민간인 안전지대를 만들어서 민간인을 보호하겠다고 약속하였지만, 내전이 격화되고 전쟁 막바지에 이르자 민간인 구출보다는 반군을 철저히 괴멸시키는 데 중점을 두어 민간인들의 사망, 부상을 야기하는 무차별적인 포격을 가했다. 특히 정부군은 반군의 정치 수도인 킬리노치치를 장악하고 포위한 이후 민간인들이 갇혀있는 것을 알면서도 반군 근거지에 대규모 폭격을 감행하여 수많은 민간인 사상자를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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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www.asianews.it/news-en/War-in-Sri-Lanka-due-to-ethnic-and-religious-factors,-Tamil-refugee-says-15191.html사용자 삽입 이미지


  출처 : http://www.guardian.co.uk/world/2011/
apr/21/sri-lanka-un-war-crimes-report


 


  조사를 촉구하는 국제 사회와 이를 묵살하는 스리랑카 정부


 


마힌다 라자팍세 스리랑카 대통령은 전쟁범죄를 조사하고 내전의 책임을 묻기 위해 2010년 5월 진실화해위원회(LLRC: Lessons Learnt and Reconciliation Commission)를 설립하였다. 하지만 2011년 9월 7일 국제앰네스티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진실화해위원회는 권한, 구성, 실행 등 모든 면에서 있어서 결함을 가지고 있어 신뢰할 수 있는 조사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제앰네스티의 진실화해위원회 자료 분석 결과, 진실화해위원회 위원들 중 내전 중 일어난 범죄 행위에 대해 수사하는 것을 반대한 정부 인사가 있으며, 진실화해위원회 위원들은 친정부 성향을 가지고 있어 정부 측 증인을 심문할 때는 정부군이 저지른 전쟁 범죄에 대한 질문을 거의 하지 않고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는 내전에서 승리한 정부군이 모든 책임을 회피하려고 하면서 스리랑카 내에서는 내전 중 발생한 행위에 대해 책임을 묻지 않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국제앰네스티, 아시아인권위원회, 포럼아시아, 휴먼라이츠워치 등 인권 관련 NGO들은 유엔인권이사회 위장에게 공동 공개 서한을 발송하여 전쟁 막바지에 행해진 국제인권법 위반 행위에 대해 책임자가 책임을 질 수 있도록 유엔인권이사회 의장이 리더십을 발휘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유엔의 전문가 패널도 스리랑카 내전 중 발생한 인권 위반에 관한 보고서에서, 내전 중 발생한 반인도적 범죄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조사할 수 있는 독립적인 국제 조사 기구를 설립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또한 스리랑카 정부군과 반군이 민간인 학살과 인권 탄압에 대해 스스로 책임을 인정하고 전쟁 범죄와 관련해 국제적으로 조사를 받을 것도 권고하고 있다. 내전이 공식적으로 종료되던 날 스리랑카 대통령이 한 말처럼 스리랑카 정부는 이제 화해와 평화라는 새로운 도전을 통해 진정한 의미에서 내전을 끝낼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참고 자료


  스리랑카 내전 중 발생한 인권 위반에 대한 유엔의 전문가 패널 보고서Report of the Secretary-General’s Panel of Experts on Accountability in Sri Lanka


http://www.un.org/News/dh/infocus/Sri_Lanka/POE_Report_Full.pdf


  2011년 9월 7일 국제 엠네스티 보고서Sri Lanka: When will they get justice? Failures of Sri Lanka’s Lessons Learnt and Reconciliation Commission


http://www.amnesty.org/en/library/info/ASA37/008/2011/en


  인권 관련 NGO들이 유엔 인권 이사회 위원장에게 발송한 Joint Open Letter


http://www.humanrights.asia/news/alrc-news/ALRC-OLT-004-2011


  스리랑카 내전 종료 선언에 관한 신문기사


http://news.kukinews.com/article/view.asp?page=1&gCode=kmi&arcid=0921293526&cp=du


  스리랑카 내전 배경에 관한 외교통상부 정책 블로그 글


http://blog.daum.net/ilovemofat/8773003


  스리랑카 정부군이 민간인을 비사법적으로 총살하는 동영상에 관련된 기사


http://www.channel4.com/news/sri-lanka-execution-video-evidence-of-war-crimes


http://www.segye.com/Articles/NEWS/INTERNATIONAL/Article.asp?aid=20100108002510&subctg1=&subctg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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