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국회의 교섭창구단일화 강제방안 논의는 철회되어야 하며 정부의 위법적인 행정예고는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2009-12-29 132

[성 명 서]

 

국회의 교섭창구단일화 강제방안 논의는 철회되어야 하며

 

정부의 위법적인 행정예고는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복수노조와 전임자 급여지급 문제를 둘러싼 국회 논의가 오늘도 계속 중이다. 그러나 추미애 환경노동위원회장이 제시하였다는 중재안은 그 내용이 한나라당의 복수노조 교섭창구단일화 강제안과 사실상 동일한 내용이어서 매우 실망스럽다.

 

그 내용인즉 한나라당안과 같이 산별노조 등 초기업단위 노조에 가입된 경우에도 교섭창구단일화를 강제하고 다만, 사용자의 동의가 있으면 모든 노조가 별도 교섭을 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노조의 존재, 노조의 교섭요구 자체도 싫어하는 사용자가 복수노조 모두 자율적으로 교섭을 할 수 있도록 동의해 주리라 기대하고 이 법안을 제안한 것인가. 이 중재안은 오히려 사용자에게 선택권을 준 꼴이 된다.

 

자주적인 노조가 교섭대표노조가 되면 사용자는 동의권을 악용하여 모든 노조의 교섭을 허락하고 교섭상의 차별을 통해 부당한 개입을 하려 할 것이다. 물론 사용자에게 우호적인 노조 조직이 교섭대표노조가 되면 당연히 자율교섭 동의를 하지 않을 것이 뻔하다.

 

자율교섭을 요구하면서 행여 파업이라도 하면 이것은 목적상 불법으로 심한 탄압을 받게 될 것인데, 이러한 ‘사용자의 동의’라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으며 어떤 실효성이 있단 말인가.

 

추미애 위원장은 중재안을 당장 철회해 주기 바란다.

 

 

우리는 그동안 교섭창구단일화 강제가 모든 노조의 노동기본권을 무력화할 수 있는 제도로 심각한 문제점을 안고 있음을 누차 지적해 왔다. 교섭창구단일화 강제는 산별노조의 지부나 분회도 교섭창구 단일화에 포함시키고 있어서 이는 사실상 기업별 교섭을 강제하고 산별노조 및 산별교섭 자체를 무력화시켜 다시 기업별노조 중심으로 노사관계를 재편하는 극히 위험한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교섭비용을 줄인다는 명분이 진심이라면 산별교섭을 촉진하는 제도들은 모두 거부하는 것인가.도대체 사업장 단위로 모든 교섭창구를 강제하려는 저의가 무엇인가?

 

 

이전에는 노조의 설립신고 절차가 끝나면 단체교섭은 바로 할 수 있었다. 그러나 교섭창구단일화가 강제되면 교섭을 위해서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고 그 과정에서 생기는 각종 분쟁으로 인해 단체교섭 자체가 지극히 어려워질 수 있다. 조합원 산정은 어떻게 하는지, 누가 다수노조인지를 둘러싼 분쟁, 그리고 미국처럼 선거과정에서 발생하는 온갖 부당한 행위로 인한 분쟁은 어떻게 할 것인가. 교섭대표노조가 교섭요구를 했지만 사용자가 불성실하게 응하여 교섭거부로 인한 법적 분쟁이 생기는 경우 등, 그 분쟁들의 최종판결이전까지 3~4년 동안 교섭은 불가능해 질 수도 있지 않은가! 그리고 무엇보다 소수인원으로 시작할 수밖에 없는 신규노조 설립이나 열악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조설립이 봉쇄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수 노조 판단이 신규노조 설립 이후 1개월 지난 시점이 된다고 하므로 그 사이에 사용자는 얼마든지 신규노조보다 조합원수가 많은 어용노조를 만들어 교섭대표노조를 시킬 수 있다. 교섭권이 없는 소수의 신규노조나 비정규노조가 버티기란 사실상 어려울 것이다. 이러한 것들은 부당노동행위지만, 은밀히 이루어지는 부당노동행위가 현실에서 밝혀지기는 어렵다.

 

 

위와 같은 문제들은 교섭창구단일화를 강제하는 이상 필연적으로 생길 수밖에 없는 문제들이고 그 모든 부담과 고통을 노동조합이 전담하도록 되어 있다. 사용자는 교섭창구단일화가 되지 않으면 교섭에 응하지 않아도 되니 그야말로 이보다 좋은 제도가 없다.

 

사용자의 교섭비용을 줄인다는 명분으로 산별노조를 무력화하고 모든 노조의 단체교섭 자체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교섭요구 자체를 너무도 복잡하고 어려운 일로 만드는 교섭창구단일화 강제는 절대 입법화되어서는 안 된다.

 

 

또한 노동부는 어제 행정예고를 통해 고시로 창구단일화 및 복수노조 교섭요구에 대한 부당노동행위 처리 방안을 발표하였다. 입법으로 할 사안이었기 때문에 지난 13년 동안 유예하면서 그 때마다 입법논의를 해 온 것은 다른 곳이 아니라 바로 노동부다. 입법 당시부터 지금까지의 논의경과를 보아도, 위 부칙조항을 행정입법에 대한 위임규정으로 전제하고 논의한 예는 없었다.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은 헌법상 기본권이므로 국회에서 제정한 법률의 방식으로만 제한할 수 있고, 국회 입법으로도 그 본질적 부분을 침해할 수 없는 사안이다. 교섭창구단일화 강제는 교섭권과 단체행동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는 것이므로 국회에서 법률로 그 내용을 정해도 이는 위헌이다.

 

국회 입법조사처에서도 밝힌 바와 같이 통상적으로 법률이 일정한 사항을 대통령령에 위임할 때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또는 “….는 대통령령으로 정한다”라고 표현하고 있고 마찬가지로, 부령에 위임하는 법령도 “노동부령이 정하는 ” 또는 “….는 노동부령으로 정한다”라는 문언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러한 위임법령의 일반적인 형식에 비추어 볼 때, 부칙 제5조 제3항이 일정한 입법사항을 노동부장관에게 위임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노동부가 고시로 창구단일화를 요구하고, 창구단일화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사용자가 교섭을 거부하는 경우에는부당노동행위로 보지 않겠다는 취지의 방침을 공표하는 행위야말로, 직권을 남용하고 직무를 유기하는 범죄행위일 뿐만 아니라 사용자에게 부당노동행위를 교사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이명박 정권이 힘없는 서민이나 노동자들에게는 준법과 법치를 말하면서 그들 스스로 한 입으로 두말하고 법위에 군림하기를 전혀 부끄러워하거나 저어하지 않아 온 것은 다 아는 사실이지만, 이 정도까지 막 나가도 되는 것인지 묻고 싶다.

 

 

다시 한 번 우리는 분명히 하고자 한다. 교섭창구단일화 강제 방안은 즉각 철회되어야 한다. 전임자 급여지급 문제 역시 국제적으로 유례도 없이 금지 법률을 만든 것이 문제의 발단 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노사가 자율적으로 정하도록 하면 될 일이다.

 

 

 

2009년 12월 29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위원장 권영국 (직인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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