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서대필 사건의 진실규명을 환영한다

2007-11-14 112

[ 논 평 ] 유서대필 사건의 진실규명을 환영한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는 13일 전원위원회를 열고‘강기훈 씨 유서대필 사건’과 관련해 김기설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 사회부장의 유서가 김 씨의 자필이 맞다는 결론을 내리고 정부에 재심을 권고했다. 우리는 늦게나마 진실이 밝혀진 것을 크게 환영한다.

1991년 당시 분신한 김기설 전민련 사회부장의 유서를 강기훈 전민련 총무부장이 대필했다고 주장한 정부와 검찰, 그리고 보수 언론은 “민주화라는 명분 아래 분신을 종용한다.”라며 민주화운동 세력을 공격하였으며, 대법원은 검찰 쪽 주장을 받아들여 징역 3년을 선고했다. 당시 감정을 담당했던 김형영 국과수 문서분석실장이 다른 감정에서 뇌물을 받은 사실이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결론은 달라지지 않았다. 그리하여 무고한 한 사람이 ‘목적을 위해 유서를 대필하였다’는 기막힌 누명을 쓰고 3년이라는 긴 시간을 감옥에서 보내야 했고 그 가족이 큰 고초를 당해야 했던 비극은 물론, 공안기관과 보수 언론의 무차별 공격으로 민주화 운동 전체가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던 암흑의 기억이다.

우리는 너무 늦은 감이 없지는 않으나 이제라도 진실이 밝혀졌다는 사실에 안도하며, 이러한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철저한 진상 규명과 반성이 이루어져야 함을 강조하고자 한다. 나아가 당시 허위 문서감정에 참여했던 국과수 관계자나, 수사를 담당했던 검찰 관계자들은  지금이라도 진실을 말해 피해자와 역사 앞에 사죄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당시 사건의 가장 결정적인 증거인 문서 감정이 조작되었다는 새로운 증거가 나온 점에 주목하면서 신속하게 재심청구를 할 것임을 밝히는 바이며, 법원은 향후 진행될 재심절차에서 강기훈씨가 무죄임을 최종적으로 판단해 줄 것을 기대한다.

2007월 11월 14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회장 백승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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