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변 10월 월례회 후기-서울 성곽길 걷기

2014-11-10 449

민변 10월 월례회-서울 성곽길 걷기

 

-서중희 회원

언제부턴가 주말 하루는 온종일 가족들과 보내려고 나름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민변에서 월례회로 동소문(혜화문)에서 낙산을 거쳐 동대문(흥인지문)까지 성곽길 걷기가 개최된다고 하기에, 덜컥 가족동반 참가신청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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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토요일 오후. 날씨 맑음. 예보된 비소식이 무색하게도 산책하기엔 최적의 날씨였다. 음. 민변이 세긴 센가 보다. 날씨마저 돕는군. 누군가는 이동화 간사의 간절함에 하늘이 감응한 것이라고 하였다. 혜화문에서 간단히 인사를 하고, 두 팀으로 나누어 해설사님들과 함께 혜화문에서 출발하여 낙산까지는 성곽 바깥 길로, 낙산에서 암문을 통과해서는 성곽 안길로, 낙산공원을 지난 어느 곳에서 다시 암문을 통과해서 성곽 바깥 길을 따라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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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도성을 쌓으면서 조선은 각 성곽문에 ‘인의예지’를 넣고, 보신각에 ‘신’을 넣어, 조선이 유교국가를 지향함을 만천하에 나타내었다. 성곽은 처음 도성을 쌓을 때부터 지금까지 보수를 하였는데, 쌓여 있는 돌의 모양에 따라 시대를 알 수 있다고 한다. 아무래도 후대에 쌓인 돌들이 좀 더 크고 더 각진 네모 형태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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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곽을 따라 마련된 산책길을 따라 걸어가면서 보이는 성곽 주변의 나무들 뿐 만아니라, 성곽길 위에서 바라보이는 서울 주변의 산들과 궁궐을 감싸고 있는 나무들은 온몸으로 가을이 왔음을 알리고 있었다. 노란 은행잎, 빨간 단풍, 연한 갈색과 울긋불긋한 색감을 띠고 있는 각각의 나뭇잎들. 자연이 만들어낸 형형색색의 조화로운 나뭇잎들은 아무리 봐도 질리지 않았다. 때 마침 부는 간지러운 바람에 키 큰 나무는 푸른 가을하늘을 배경삼아 아낌없이 낙엽들을 하늘하늘 떨구어 주었다. 오. 시간이 흐르고, 계절이 바뀌는 이치와 그 자연이 주는 멋들어짐에 절로 감탄과 감사의 마음이 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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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라고 하기엔 좀 미안한 124미터. 그 높이의 낙산공원에서 휴식하면서 회원들간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집행부에서 준비해준 간식을 나눠 먹었다. 그리고 가족들 동반한 회원부터 차례로 인사를 하였다. 인사말을 듣다보니 이곳 지리를 훤히 꿰고 있거나 낙산공원에 자주 들렀던 분도 있었던 모양이다. 어쨌든 월례회에 참여한 덕분에 ‘셀카봉’을 선물로 받았다. 벽화마을에 들렸다가 동대문으로 내려왔을 때는 벌써 해가 서산에 기울 때였다. 부근의 식당 골목으로 이동하여 ‘닭한마리’로 푸짐한 식사를 하면서 뒷풀이를 하였다.

 

 아이들. 성곽길 초입부터 재잘거리며,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더니, 낙산공원에서도 이리저리 뛰어다니느라 정신이 없다. 마침내 처는 내려오면서 아이들에게 동대문까지 입을 다물고 가면 모종의 선물을 주겠노라 구슬렸다. 선물 욕심에 아이들 입은 다물었지만, 여전히 뛰어 다니는 것을 보니 넘치는 에너지는 주체할 수 없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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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 서울에 살면서도 가보지 못한 성곽길, 울긋불긋 곱게 물든 나뭇잎들.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여 더욱 좋았던 가을 오후. 그 가을이 주는 정취에 흠뻑 취한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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