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풀 작가와 함께한 민변 3월 월례회

2015-04-10 2

민변 3월 월례회 후기

-조영신 회원

안녕하세요. 민변 노동위원회 신입회원 조영신(로스쿨 4기)입니다.

 지난 3월 26일, 모처럼 꽃샘추위도 비켜가 화창했던 날 밤. 민변 사무실에는 3월 월례회를 맞아 귀한 손님이 오셨습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순정만화’, ‘아파트’, ‘26년’, ‘타이밍’, 최근 연재 중인 ‘무빙’ 등 열편이 넘는 장편만화를 선보이셨던 만화가 강풀(본명 강도영) 작가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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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강풀 작가님의 만화를 좋아하던 팬이었던 터라 두근두근하는 가슴을 안고 월례회가 시작되기만을 기다렸습니다.

 

반전의 매력이 있는 ‘산적’ 강풀 작가님

 조영관 변호사님의 소개와 함께 등장하신 강풀 작가님의 첫인상은 ‘산적 같다’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커다란 풍채와 산발에 가까운 헤어스타일, 솥뚜껑 같은 손바닥과 검은 가죽점퍼까지! 누구라도 그 모습을 보셨다면 같은 생각을 하셨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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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런 작가님에게는 반전의 매력이 있어요. 강연을 진행하시는 내내 활짝 웃으셨는데, 웃기만 하시면 순간적으로 ‘산적’에서 영락없는 ‘소년’으로 변신하셨거든요. ‘팬심’의 과도한 반영인가요? 그럼 자중하고 강연의 내용을 들여다보겠습니다.

 

스토리텔링(storytelling)

 이번 월례회에서 강풀 작가님께서 강연하신 주제는 ‘스토리텔링’이었습니다. 스토리텔링이란, 사전적 의미로는 ‘이야기하기’라고 할 수 있을 텐데요, 작가님께서는 이를 두고 독자, 혹은 관객이 몰입할 수 있도록 재미있게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것이라고 정의하셨습니다.

 스토리텔링의 필요성은 비단 강풀 작가님과 같은 만화가뿐만 아니라 누구에게나 그 중요성이 있다고 할 수 있겠죠. 사람들은 언제나 누군가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살아가니까요. 자신의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게 하는 힘을 실어 전달할 수만 있다면 사람 간의 소통도 더욱 원활해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캐릭터 + 사건 결말

 작가님이 강조하셨던 스토리텔링의 중요 요건은 ‘캐릭터’와 ‘사건’, 그리고 ‘결말’입니다. 한 캐릭터가 어떠한 사건을 만나 정해진 결말을 향해 간다. 이것이 바로 스토리텔링이라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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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중에서도 캐릭터의 중요성이 매우 큽니다. 따라서 작가님께서는 작품을 연재하실 때 초반에 비중을 두어 캐릭터에 대한 설명을 하신다고 하네요. 그 캐릭터에 대해 독자들이 충분히 이해하고 애정을 가질 수 있게 된 다음에 사건을 진행하면 상대적으로 쉽게 집중하며 작품을 감상할 수 있게 되니까요. ‘캐릭터에 대해 충분히 설명한다’. 밑줄을 그어둬야 하는 대목인 것 같습니다.

 캐릭터에 대한 설명이 충분하다면, 그 설명 안에 사건에 대한 복선이 들어가게 될 테니 사건을 진행시키기가 수월해 집니다. 그리고 정해두었던 결말을 향해 돌진! 이렇게 스토리텔링이 종료하게 됩니다.

 그리고 26.

 이 날 월례회에서는 작가님의 작품 ‘26년’을 바탕으로 스토리텔링에 대해 강연이 진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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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을 다닐 때 학생회 집행부에서 홍보를 담당했었던 작가님은 글씨만 빼곡한 대자보를 만들기 보다는 그림을 곁들여 사안에 대해 설명하는 방식을 시도하게 됩니다. 그 결과는 ‘대박 흥행!’. 학내 집회를 홍보하는 그림대자보를 건 뒤에 몇 백 명이 겨우 모이던 집회 참여인원이 천 명이 넘는 쾌거를 이뤄내셨다고 하네요. 이후로 지속적으로 사회 전반의 문제에 대해 만화를 그린 작가님은 자칭타칭 ‘좌빨’ 만화가로 자리매김하기에 이르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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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년’은 작가님께서 오래전부터 취재를 하고 기획해 오던 작품이었다고 합니다. 언제 연재를 시작할지 고민하다가 작품의 제목이 ‘24년’에서 ‘25년’으로, 그리고 최종적으로 2006년에 연재를 시작하며 제목이 ‘26년’이 되었다고 해요. 아직도 상처가 치유되지 않은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작품이기에 더욱 연재시기가 더뎌질 수밖에 없었던 거겠죠.

 이제 ‘35년’인가요. 작가님은 요즘 세대 청년들이 ‘4·19’도 모르고 ‘5·18’도 모른 채 살아가는 게 안타까워 이 작품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벌써 작품이 세상의 빛을 본 지 10년이 훌쩍 지났네요. 작가님의 바람대로 이 작품을 더 많은 사람들이 접하고, 더욱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사회가 되길 고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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