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월례회 후기 – 서민 교수님 초청 강연

2015-09-25 2

9월 월례회 후기

– 박근덕 회원

 

 김지미 변호사님의 부탁을 받고 퇴근 후 한시간째 노트북을 들여다보고 있지만 후기가 쓰여지지 않습니다. 워낙 글재주가 없기도 하겠지만, 이렇게 후기가 쓰여지지 않은 까닭은 순전히 이번 월례회 강연이 너무 재미있었기 때문입니다. 강연 내용에 전적으로 공감하며 교수님의 말씀이 전부 제 얘기로만 느껴져 너무 손뼉을 치며 즐거워 한 탓입니다. 강연내용이 당연히 모두 기억나지 않지만, 이번 9월 월례회 분위기와 대략적인 강연내용, 강연의 통한 느낀 점들을 이번후기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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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이미 잘 아시겠지만 서민교수님은 단국대 의대 기생충학 교수로서 교수 본연의 직인 연구 외에도, 각종 사회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고 이에 대한 블로그활동과 신문칼럼, 집필활동 등의 왕성한 활동을 하고 계시며, 네이버 캐스트에 기생충과 관련된 글을 연재하고 있는 인기 작가이기도 하시죠.

 

저는 눈치 보이던 고용생활을 막 끝내고 개업을 한터라, 개업의 적막하고 막막한 마음을 민변 회원분들과 나누고 와야겠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이번 월례회에 나가게 되었습니다. 서민교수님을 잘 알았다면 좀 더 기대를 했을 텐데, 죄송스럽게도 서민교수님은 저에게는 낮선 분이셨습니다. 다행인 것은 이번 월례회에 이미 서민교수님을 알고 계시는 다른 회원분들께서 많이 참석해주셔서 강연장을 가득 매워 주셨고, 차규근 변호사님께서는 서민교수님을 뵙기 위해 가족들과 함께 오시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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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변에 도착해, 이미 마련되어 있던 샌드위치와 김밥으로 조용히 저녁을 먹는 중 이동화 팀장님께서 서민교수님을 모시고 오셨습니다. 조그마한 체구에 까만 점만 보이는 작은 눈동자, 꺼부정한 허리. 교수님이라고 말씀해주지 않으면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외모. 다만, 착한 웃음으로 인사를 건내시는 겸손함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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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례회 강연은 역시나(?) ‘얼굴이 못생겼다’라는 교수님의 고해성사로 시작되었습니다. 어릴 때부터‘죽어야겠다’는 마음을 먹을 정도로 외모에 대한 콤플렉스로 마음고생이 심하셨답니다. 교수님의 얼굴을 보는 순간 동정심이 들었는데 죽도록 마음고생이 심하셨다는 말씀으로 제 가슴은 먹먹해졌습니다.

 

하지만, 본인의 못생긴 외모가 인생이 도움이 되었다는 반전을 보여주셨죠. 즉 자신의 외모덕분에 꾸준히 노력하게 되었답니다. 성적을 못 받은 충격에 ‘공부라도 열심히 하지 않으면 쓸모없는 인간이 될 수 있다’는 위기감으로 그때부터 열심히 공부하게 되었고, 그 결과 서울대 의대에 진학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또한 외모로 사물을 판단하지 않는 덕분에 기생충이 징그럽지 않았고, 의대 재학시절 기생충을 전공으로 선택하여 인생의 진로를 비교적 쉽게 선택할 수 있었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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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모에 대한 여러 재미있는 말씀을 하시며 저희들을 들었다 놨다 하면서 본격적인 주제로 ‘책읽기’에 대한 강연이 시작되었습니다. 책을 읽은 결정적인 동기도 외모 때문이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교수님 잘못이 아닌 단순히 못생겼다는 이유만으로 구박을 받은 게 억울해 뭔가 보상받고 싶었고, 결국은 책을 출판함으로써 이른바 뜨려는 결심을 하셨답니다.

 

교수님은 그 이후 제대로 된 책을 출판하기 위해 무려 14년 동안 혹독한 책읽기 훈련을 하셨죠. 그동안 한 달에 10권 이상의 독서를 하고, 동시에 블로그를 만들어 하루에 최소 2편 이상의 글을 꾸준히 쓰셨어요. 무려 14년 동안! 대단하죠?

 

혹독한 독서와 글쓰기를 한 후에는 어찌된 영문인지 갑자기 연구가 잘 되기 시작했습니다. 연구에 대한 아이디어도 샘솟고, 논문도 잘 써졌다고 합니다. 또한 엄청난 인내심이 필요한 결혼생활도 독서덕분에 행복하게 하신답니다. 더불어 최근 스마트폰 때문에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것에 대해 많이 안타까워 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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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의 재미난 말씀을 생생히 전달하지 못한 아쉬움이 남지만, 독서를 통해 인생전환을 꿈꾸는 회원분들이라면 서민교수님의 ‘집 나간 책’ 혹은 ‘서민적글쓰기’를 읽어보고, 유트브에 있는 강의도 들을 것을 추천합니다. 서민교수님께서는 강연 자체의 재미와 더불어 독서의 효용에 대한 지극히 당연한 내용을 고개가 절로 끄덕여질 정도로 설득력 있게 말씀하시고 대한민국의 불합리와 모순을 아주 평범하면서도 날카롭게 지적하셨습니다. 농담과 진실의 색계를 자유롭게 넘나드시는 교수님의 지적인 매력에 푹 빠지는 1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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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께서는 이번 세월호 사건을 통해 우리 사회에 타인에 대한 배려와 상대방의 고통을 공감하는 능력이 사라진 것을 많이 염려하셨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어쩌면 타인의 아픔에 대한 감응능력이 진보의 한 개념이 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끝으로 재미있고 유익한 강연을 해주신 서민교수님과 이번 월례회를 준비하느라 많은 고생을 하신 민변 관계자분들게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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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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