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쌍용차 파업노동자들에 대한 국가의 손해배상청구소송 관련 국가인권위원회의 대법원 의견 제출을 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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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 평]

쌍용차 파업노동자들에 대한 국가의 손해배상청구소송 관련

국가인권위원회의 대법원 의견 제출을 환영한다.

 

1.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최영애)는 전원위원회를 개최하여 국가가 2009년 쌍용차 파업노동자들과 노동조합에 청구한 손해배상청구소송사건(대법원 2016266622667926686 병합 사건)에 관해 정당방위 내지 정당행위 성립에 대한 적극적 검토와 과실상계 법리의 폭넓은 적용 및 공동불법행위 법리의 엄격한 적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과도한 손해배상책임으로 근로자의 노동3권 행사가 위축되지 않도록 심리ㆍ판단해 줄 것을 요청한다는 의견을 확정하고위 내용을 주문으로 하여 대법원에 의견서를 제출했다.

 

2. 전국금속노동조합 쌍용자동차지부는 2009년 대규모 구조조정계획에 반발하여 공장점거파업을 진행했다경찰은 노사협상이 결렬되자 헬기기중기특공대 등을 동원한 전격적인 진압작전을 실시하는데그 과정에서 양측 모두 상당한 인적ㆍ물적 손해를 입는 불행한 사태가 발생했다진압 종료 이틀 후 국가(경찰)는 헬기기중기 등 고가의 경찰장비가 파손되었다는 등의 이유로 파업노동자들과 노동조합을 상대로 약 16억여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차례로 제기했다법원은 2013년 1심에서 약 14억 1천만 원, 2016년 항소심에서 약 11억 6천만 원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는 판결을 선고했다.

 

3. 이후 경찰청은 자체 기구인 인권침해 사건 진상조사위원회를 통해 2018. 8. 28. 쌍용자동차 점거 농성 진압 과정에서 경찰의 위법하고 부당한 공권력 행사가 있었음을 인정하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파업 당시부터 최근까지 우리 모임과 서울지방변호사회(쌍용자동차 사태 특별조사단), 수많은 시민사회단체들이 제기하였던 인권침해 주장을 상당부분 공식 사실로 인정한 것이다진상조사위원회는 소 취하를 권고하였지만 경찰은 이를 끝내 거부하였고전국금속노동조합 쌍용자동차지부와 우리 모임을 비롯한 다수의 시민사회단체 등으로 구성된 국가 손해배상 청구 대응 모임은 2019. 4. 2. 국가인권위원회에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8조에 따른 대법원 의견 제출을 촉구하는 민원을 제기했다이에 국가인권위원회가 수개월에 걸친 자체 조사와 전원위원회 회의를 통해 위와 같은 의견을 확정하게 된 것이다.

 

4. 법원 판결은 헌법 위에 있을 수 없다쌍용자동차 국가 손해배상 항소심 판결의 가장 큰 문제점은법리 적용에 있어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기본권에 대한 고려가 전무(全無)하였다는 점이다이와 같이 불행한 사태가 초래된 데에는 기본권의 수범자인 국가가 수천 명 노동자들의 생존권과 노동3권을 보장하기 위하여 노사간 중재노력을 기울이기는커녕 오히려 인권침해행위를 저지르는 등 국가에 책임이 상당부분 있었다법원은 그런 점을 정당방위 등 손해배상 책임성립여부나 과실상계책임제한에 고려하지 않았다.

 

5. 구체적으로 경찰은 사측이 고용한 경비용역과 구사대의 폭력행위를 제지하지 않았고사측의 단전ㆍ단수조치 및 음식의약품 등의 생활필수품 차단 등 제반 비인권적 조치를 선제요청하였다진압과정에서 과도할 뿐 아니라 위법한 폭력과 경찰장비를 사용하였고손해배상액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헬기피해의 경우 그 출동 자체가 불법임이 확인되었다근본적으로 국가가 파업 관련 거액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하고 재산을 가압류 하는 등의 조치 자체가 소권을 남용하여 정당성을 결여한 것이고헌법에서 보장한 노동3권에 대한 지나친 침해다국가인권위원회의 의견서는 이와 같은 점을 낱낱이 지적하고 있다.

 

6. 국가인권위원회의 대법원 의견서 제출을 환영하고앞으로 다른 인권 사건에 대하여도 진상조사와 의견 제출 등 적극적인 역할을 해줄 것을 기대한다대법원에 대하여는 국가인권위원회 의견서 주문과 같이 항소심 판결이 적용한 법리를 인권적 차원에서 신중하게 재검토할 것을 촉구한다.

 

2019. 12. 18.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 김 호 철

첨부파일

20191218_민변_논평_쌍용차 파업노동자들에 대한 국가의 손해배상청구소송 관련 국가인권위원회의 대법원 의견제출을 환영한다.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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