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위원회][공동보도자료] 고공에 오른 한화오션 하청노동자 투쟁에 연대하는 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 / 2026. 10. 6.(화) 오후 1시, 청와대 사랑채 앞

2026-10-06 67

 

수       신 : 각 언론사
발       신 : 전국 80개 노동·인권·시민사회단체
문       의 : 김혜진(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활동가), 김상은(민변 노동위원회 노동위원장) 02-522-7284
제       목 : [보도자료] 고공에 오른 한화오션 하청노동자 투쟁에 연대하는 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
전송일자 : 2026년 10월 6일(화)
전송매수 : 총 14매

 

[보도자료]

고공에 오른 한화오션 하청노동자 투쟁에 연대하는 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

 

 


○ 기자회견 날짜와 장소

  • 날짜 : 2026년 10월 6일(화) 오후 1시
  • 장소 : 청와대 사랑채 앞

 


○ 기자회견 진행 순서

  • 사회 : 김소연(비정규직노동자의 집 꿀잠 운영위원장)
  • 발언 1. 기자회견 취지 : 김상은(민변 노동위원장)
  • 발언 2. 거통고 조선하청투쟁의 의미 : 김형수(금속노조 부위원장)
  • 발언 3. 노동자들을 투쟁으로 내모는 정부 규탄 : 윤지선(손잡고)
  • 발언 4. 거통고투쟁에 왜 우리는 연대하는가 : 소하(서울인권영화제)
  • 발언 5. 종교인 발언 : 송기훈목사(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교회와사회위원회)
  • 기자회견문 낭독

 

 

1. 기자회견 취지

2022년 대우조선에서 ‘이렇게 살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라고 하며 51일간 파업을 했던 거통고조선하청지회 노동자들을 기억합니다. 그 투쟁으로 원청의 무책임과 손해배상의 문제가 사회적으로 각인되었고, 2025년 노조법 2.3조 개정이 이루어질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법이 시행된 지 7개월 후인 9월 30일(수), 거통고조선하청지회 노동자 6명이 크레인 농성에 돌입했습니다. 고용노동부의 시행령과 시행지침으로 교섭에 걸림돌이 생겼고 한화오션 사측은 지노위, 중노위를 거쳐 행정법원까지 계속 소송을 통해 교섭을 회피했습니다. 결국 한화오션 하청노동자들은 교섭을 위해 고공에 올라야 했습니다. 노동자들이 고공농성에 들어간 이후 한화오션은 교섭에 나서겠다고 했지만 노동자들은 교섭이 마무리될 때까지는 내려올 수 없다고 선언하고 있습니다. 노동자들의 투쟁으로 만든 법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소송과 절차로 교섭을 회피하도록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자율적으로 교섭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할 책임은 정부에 있습니다.

 

이에 노조법 2.3조 개정을 위해 함께 해왔던 시민사회단체들은, 정부가 이 교섭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역할을 다하기를 촉구하고, 원청과의 교섭을 가로막는 시행령을 폐기하고 자율교섭을 보장할 것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아래와 같이 열었습니다. 많은 관심과 보도를 부탁드립니다.

 

2. 별첨자료

  • 기자회견문 “정부는 원청교섭이 실현되도록 책임있게 나서십시오!”
  • 각 발언문

 

 

[기자회견문]

정부는 원청교섭이 실현되도록 책임있게 나서십시오!

 

노조법 2.3조 개정을 위해 함께했던 시민사회단체들은, 원청교섭을 요구하는 거통고 조선하청지회의 고공농성에 연대의 마음을 전합니다. 또한 우리 시민사회단체들은 정부가 시행령을 개정하고 원청이 교섭에 나오도록 자신의 역할을 다하기를 촉구합니다.

 

개정 노조법이 시행된지 7개월이 되었습니다. 노조법 개정 당시, 이제야말로 진짜 사장 원청과 교섭이 가능할 것이라고, 그래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동권도 보장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원청이 제대로 교섭에 나서고 있다는 이야기는 들리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렇게 살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라면서 원청인 대우조선에 빼앗긴 임금을 돌려내라고 요구했던 거통고조선하청지회가 9월 30일 원청교섭을 촉구하며 고공농성에 올랐다는 소식이 들립니다. 도대체 노조법 2.3조 개정 이전과 이후가 달라진 것이 무엇입니까? 왜 20여년 간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투쟁해서 만든 법이 현실에서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는 것입니까?

 

우리는 이 책임이 정부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노조법 개정 후 시행령이 만들어질 때 노동조합과 시민사회단체들은 시행령과 시행지침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한 바 있습니다. 고용노동부가 만든 시행령과 시행지침은 온통 기업을 걱정하는 말뿐이었습니다. 수백 개의 하청노조가 교섭을 요구하면 기업들이 힘드니 교섭창구를 단일화하자, 대신 상급단위별로 교섭단위 분리를 할 수 있게 해주겠다, 하청노조들이 이것저것 다 요구하면 기업들이 힘드니 교섭의 의제를 고용노동부가 결정하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우리 시민사회단체들은 이렇게 시행령과 시행지침을 만들 경우 교섭 절차가 복잡해지고, 기업들은 소송으로 시간을 끄는 잘못된 구조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그러나 고용노동부는 요지부동이었습니다.

 

이제 개정 노조법 시행 후 7개월이 되었고 노동조합과 시민사회단체의 우려가 현실화되었습니다. 수백 개의 노조가 교섭을 요구할 것이라는 기업의 호들갑은 거짓임이 밝혀졌고, 기업들은 교섭을 회피하고 소송전을 하면서 시간을 끌었습니다. 지노위와 중노위, 행정법원의 판단은 제각각이고, 노동자들은 이런 절차에 발이 묶여 투쟁에 나서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화오션 등 대기업이 이런 소송전을 끌고 가고 있습니다. 이런 현실을 만들어놓고, 정부는 도대체 무엇을 했습니까. 노동자들이 원청교섭을 요구하며 고공농성에 들어갈 때까지 정부는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노동자들이 교섭하고 투쟁하는 것을 지원하기는커녕 오히려 더 어려운 걸림돌만 만들어놓은 고용노동부는 반성해야 합니다.

 

거통고조선하청지회 노동자들이 고공농성에 돌입한 후 한화오션은 또다시 ‘불법’ 운운하며 노동자들을 협박했습니다. 행정법원에서 한화오션이 신청한 집행정지가처분을 기각하고 나서야 한화오션은 교섭에 나서겠다고 했습니다. 10월 2일 ‘교섭요구 노동조합의 확정 공고문’이 게시되었습니다. 이미 3월 10일에 게시되었어야 할 이 공고문은 7개월이나 늦게 도착했습니다. 그것도 노동자들이 불법 협박과 손배의 두려움을 이기고 고공농성에 들어가서야 공고문이 도달했습니다. 그러나 아직 교섭은 시작도 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교섭이 마무리될 때까지, 그리하여 2022년 대우조선하청 노동자들의 절규가, 한화오션과의 제대로 된 교섭으로 완성될 때까지 이 투쟁에 연대할 것입니다.

 

우리는 정부에 요구합니다. 지금이라도 한화오션이 교섭을 회피하지 않고 제대로 교섭에 임하도록 자신의 역할을 다하십시오. 그러나 한화오션 하나의 교섭으로 끝나는 일이 아닙니다. 노동자들이 다시 극한 투쟁에 나서도록 만들고 있는 개정노조법에 대한 시행령과 시행지침을 폐기하고 다시 만드십시오. 개정 노조법의 취지를 무력화하는 시행령과 시행지침을 그대로 두어서는 안 됩니다. 새롭게 시행령을 만들 때에는 교섭을 회피하는 원청에 대한 실효성 있는 제재조치가 포함되어야 합니다. 그 원청에는 정부 자신도 포함된다는 것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또한 지금 절차를 밟고 있는 수많은 원청교섭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정부가 제 역할을 다하기를 촉구합니다. 노조법 2.3조를 개정하기 위해서 힘을 모았던 시민사회단체들은 제대로 된 원청교섭이 이루어질 때까지 연대를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2026년 10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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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문]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위원장 김상은

 

정부는 한화오션을, 교섭거부 부당노동행위로 즉각 처벌해야 합니다!!

 

민변노동위원회 위원장 김상은 변호사입니다. 노조법 2, 3조가 시행된 지 7개월, 거통고고선하청지회 노동자 6명이 9월 30일 공장지붕과 크레인 위 농성에 돌입했습니다. 이 사건은 이른바 노조법 2, 3조가 시행되었음에도 노동현장에서 하청노동자들의 원청에 대한 단체교섭권이 제대로 보장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입니다. 이와 관련된 한화오션, 법원, 정부의 태도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첫째, 한화오션은 교섭거부의 부당노동행위를 중지해야 합니다. 전국금속노동조합은 2026. 3. 10. 한화오션에 2026년 단체교섭를 요구했습니다.한화오션은 웰리브지회를 제외하고 단체교섭 요구사실 공고를 한 후, 노동위원회가 사용자성(산업안전 및 작업환경 근로조건)을 인정하였음에도 행정소송을 제기하였고, 법원이 집행정지신청을 기각하자 비로소 교섭요구사실을 공고했습니다. 2026. 4. 16. 지노위결정 후 2026. 10. 2.까지 교섭요구사실을 공고하지 않은 것은 그 자체로 명백히 단체교섭 부당노동행위이며 이는 금속노조의 조직력 약화를 목적으로 하는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입니다. 한화오션은 2026. 10 8.자로 요구된 단체교섭요구에 응해야 할 것입니다.

 

둘째, 법원은 한화오션이 2026. 7. 20. 중앙노동위원회 재심결정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함과 동시에 하면서 집행정지신청을 했는데, 2026. 8. 5. 심문을 종결하고도 두 달에 다 되어, 그것도 노동자들이 고공노성에 돌입하고 나서야 집행정지신청을 기각하였습니다. 명백한 직무유기입니다. 서울행정법원 제13부 재판부는 직무유기죄로 처벌되어야 합니다.

 

셋째, 노동부는 원하청 상생 교섭절차 메뉴얼(2026. 2.)에서 원청사용자가 노동위원회의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는 경우 지방고용노동관서는 이행을 지도하고, 이에 불응할 경우 교섭 거부·해태의 부당노동행위로 사법조치하도록 규정되어 있습니다. 한화오션 사건에서 2026. 4. 16. 지방노동위원회가 시정명령하였고, 이에 한화오션이 응하지 않았으므로 곧바로 노동부는 한화오션 대표이사를 소환하여 부당노동행위로 수사하고 송치하였어야 하나, 이러한 사실은 확인되지 않습니다. 이것은 한화오션뿐만 아니라 전국에 있는 대부분의 사업장에서 노동부가 사용자의 단체교섭거부 부당노동행위를 묵인방조하고 있는 것입니다. 노동부는 지금 당장 한화오션 대표이사를 부당노동행위로 사법처리해야 합니다. 만약 이후에도 노동부가 한화오션의 부당노동행위에 대하여 방치한다면 이는 고용노동부 장관이 관련 메뉴얼에서 직무를 유기하는 것이 명백하여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고소대상됨을 밝혀둡니다.

 

민변 노동위원회는 하청노동자들의 원청에 대한 교섭권 확보를 위한 투쟁에 함께 하겠습니다.

 

 

[발언문] 금속노조 부위원장 김형수

 

금속노조 부위원장 김형수입니다.

 

거통고 조선하청지회 전 지회장으로서 투쟁을 결의한 동지들이 무사히 땅으로 내려올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고공에 오른 동지들의 결의가 개인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 이 사회의 부조리함을 알리고 비정규 하청노동자들이 현장에서 격고 있는 노동의 차별을 철폐하기 위한 투쟁임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한화오션은 끝까지 책임과 의무를 부정하며 결국, 하청노동자들이 고공농성이라는 투쟁을 결행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습니다. 거통고조선하청지회와 웰리브지회는 금속노조 산하의 지회로써 한화오션에서 일하고 있는 같은 처지의 하청노동자이기에 올해 공동교섭을 요구했지만, 한화는 거부했습니다. 양지회는 지노위 중노위를 거쳐 교섭권과 파업권까지 확보했지만 한화오션은 행정법원에 집행정지신청까지 했습니다. 사법부는 70일이 넘도록 집행정지신청에 대한 판결을 미루며 한화오션엔 시간적 여유를 주고 하청노동자에겐 또한번 절망과 목숨을 건 투쟁을 강요했습니다.

 

꼭 그래야만 하는 겁니까? 정말 잔인한 세상입니다.

 

하청노동자와 교섭하라고 법까지 바꿨지만, 개정노조법의 모호성을 악용해 이렇게 하청노동자들의 요구를 외면하는 것이 옳은 일입니까? 정부는 시행령을 만들어 원청교섭을 촉진하겠다고 했지만 우리가 우려한대로 하청노동자들의 애타는 마음과 시간만 허비했습니다.

 

입법부는 모호한 법개정을, 정부는 시행령과 지침을 통해 사측에게 시간을 주고, 사측은 하청노동자 피땀으로 번 돈으로 대형로펌을 통해 교섭 지연 전략을 쓰고, 사법부는 법적 판단이 아니라 정치적 판단을 하고 있습니다. 결국, 한화오션 하청노동자는 요구를 포기하거나, 권력남용을 막고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분립된 국가 권력인 이 세개의 권력이 쳐놓은 올가미 속으로 뛰어드는 것 중 선택해야 하는 기로에 서게 되었습니다.

 

10월 13일 창원에서 2022년 51일 파업 투쟁에 대한 형사재판 항소심 선고가 잡혀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재판 피의자인 5명의 동지들은 투쟁을 결행했습니다. 또다시 손배 청구의 탄압과 압박을 짚어지겠다는 각오로 목숨을 걸고 찬 바닷바람이 부는 크레인과 지붕 위에 올랐습니다.

 

긴말하지 않겠습니다.

원청 한화오션은 구차한 변명과 지리멸렬한 시간 끌기를 중단하고 조건없이 교섭에 나오십시오. 그리고, 현대그룹을 포함한 원청사들도 하청노동자의 교섭 요구에 응하십시오. 금속노조는 모든 노동자에 대한 차별이 사라지고 모든 노동자의 사회적 권리가 확보되는 그날까지 투쟁할 것입니다.

 

 

[발언문] 손잡고 활동가 윤지선

 

고공농성을 다시 시작한 한화오션 노동자들을 두고 발언이 망설여졌습니다. 2014년 노란봉투캠페인 이후 시민들이 법개정을 요구하면서 바랐던 미래와 개정 시행 후 현실이 너무도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발언을 결심한 것은 규탄을 넘어 노동부가 더 늦기 전에 바로잡기를, 노란봉투법 입법에 나섰던 시민의 마음으로 다시 한 번 호소하고자 하기 때문입니다.

 

국회를 통과한 노란봉투법은 시민들이 염원한 내용에서 상당히 후퇴된 내용이었습니다. 여전히 원청과의 교섭을 강제할 방안은 없고, 개인에게 막대한 금액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조항은 그대로 남았습니다. 그나마 성과라고 생각했던 부분은 노조법 2조 2와, 2조 5입니다. 원청이 사용자라고 하는 사회적 공감이 입법을 끌어냈고, 경영상 결정이 노동자의 노동조건에 영향을 미칠 경우 노동권을 보장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기 때문입니다.

 

두 개 모두 현재 노동부의 ’시행령‘으로 무너지고 있습니다. 그나마의 입법의 성과를 행정이 대놓고 무너뜨리는 것에 한 없이 무력감을 느낍니다. 법개정이 현장 노동자들을 힘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더 힘들게 하는 것 같아 마음이 무겁고 또 괴롭습니다. 변화를 바라는 간절한 심정을 담아 대놓고 말씀드리겠습니다. 노동부의 책임입니다. 노동자를 교섭이 아닌 극단적 농성과 파업으로 내몰고 있는 것은 노동부입니다. 노동부가 무력하기 때문에 노동자들이 사지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노동부가 시행령(안)을 발표한 작년 하반기, 택배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현대제철비정규직지회, 백화점면세점노조와 함께 노동부를 세 차례 면담했습니다. 이 네 군데 사업장은 노동위 판단과 행정소송 등을 거쳐 “노란봉투법 없이도 이미 원청과의 교섭권을 확보한 노동현장”입니다. 개정후 법이 제대로 작동하는 것이라면, 이미 교섭권을 확보한 이들 사업장이 가장 먼저 원청과 교섭테이블에 앉았어야 합니다. 그러나 노동부의 시행령은 법개정 이전보다 절차를 세밀화했습니다. 노동부는 이미 교섭권을 확보한 이들 사업장에게 ‘절차를 다시 밟으라는 것‘을 답으로 내놓았습니다.

 

모순적이지 않습니까. 노조법 2조를 개정하며 국회의원도, 장관도, 정부 관계자들도 , 분명 거통고 지회의 ”이대로 살 순 없다”는 외침을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현대중공업의 행정소송 판결과 CJ대한통운 판결, 현대제철과 한화오션의 행정소송 1심 승소 등이 법개정의 당위성을 더 높여주었다며, 누구보다도 앞장서 투쟁한 노동자들의 노고를 인정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노동부의 시행령은, 노란봉투법 시행 전에도 교섭권을 확보했던 이 네 군데 사업장 중 그 어느 하나에 대해서도 교섭을 담보하지 못한 것입니다.

 

2026년 1월, 노조법 시행을 앞두고 다시 노동현장들과 함께 노동부장관 집단 간담회를 진행했습니다. “이 시행령으로 원청교섭이 가능한가” 절박한 현장의 질문에 김영훈 장관은 “믿어주십시오”라고 했습니다. 믿을 근거가 없는데도 ‘믿어라‘, 마치 종교적 신념을 생존이 절박한 노동자들에게 요구한 것입니다.

 

얼마 전 강인석 거통고지회장이 다시 고공에 오르며 확인시켜주었습니다. ’시행령을 지키지 않는 것은 한화오션이다. 노동위원회 판단을 존중하지 않는 것은 한화오션이다. 교섭이 아니라 법원 판단을 기다리라고 하는 것은 한화오션이다‘

 

현장 노동자들의 우려대로 노조법 시행 6개월이 지나도록 제대로된 교섭을 치른 곳이 어느 하나도 없습니다.

 

노동부의 시행령을 보며 노사 모두 우려한 지점이 바로 ’소송전‘입니다. 사측은 소송으로 시간끌기를 할 수밖에 없다는 취지였고, 노동자들은 노동부의 시행령에 원청교섭을 강제할 어떠한 조건도 없기 때문에 소송으로 끌려가게 될 거라고 우려했습니다. 가장 많은 대상을 행정소송과 민사소송으로 이끈 현대자동차의 경우, 대법원 판단까지 10-12년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국회는 분명 이 법정소송으로 시간끌기하는 소모전을 막기 위해 그간 판례들을 근거로 법을 개정한 것 아닙니까. 그런데 한화오션은 중노위 판정을 뒤로 하고 행정소송으로 갔습니다. 모두 현장에서 노동자들이 예상한 그대로입니다.

 

노동현장에서 예측 못했던 일도 벌어졌습니다. 대법원 결정입니다. ’개정 취지를 존중‘한다며 개정 전 원청사용자성과 관련해 인정한 판결을 전부 뒤집고 있습니다. 이후 하급심에 있던 행정소송, 민사소송, 형사소송에 이르기까지 관련 사건은 모두 개정전 원청사용자성을 사실상 부정하는 판결로 뒤집어지고 있습니다.

 

김영훈 장관님, 이것이 장관님이 말한 ’믿음’의 결과입니다. 이제는 현실을 보고 노동자를 믿어야 할 것은 노동부장관, 나아가 이재명 대통령입니다. 노동현장의 경험과 절박한 현실을 똑바로 직시하십시오. 그리고 노동계와 시민사회의 오랜 경험을 좀 믿으십시오. “노사 자율적인 대화”라는 ’환상‘이 아니라, 언제든 ”법을 지키지 않을 준비가 되어있는 회사“라는 ’현실‘을 믿으십시오. 노동자의 요구 없이, 제도적 강제 없이, 노동자의 권리를 알아서 준수하는 기업은 없습니다. 이 현실을 이제는 좀 믿으십시오.

 

법개정 전이나 후나 교섭을 거부한 주체는 회사입니다. 이 현실을 인정했을 때, 노동부의 시행령에 가장 먼저 들어가야 하는 것은 ‘원청교섭을 거부하는 회사에 대한 제도적 조치‘입니다. 핑계가 아닌 ‘방법’을 제시하는 게 정부의 역할이고 책임입니다.

 

1월 장관 면담 때도 말씀드렸습니다. 누가 대통령이 되고 누가 장관이 되든 흔들리지 않고 현장에 작동하는 제도를 만들고 조치하는 게 행정부의 역할입니다. 대법원장이 누구인지, 담당판사가 누구인지, 담당 검사가 누구인지에 따라 사법부 판단이 달라지는 현실 앞에 이재명 대통령님도 무력감을 호소하는데, 국민과 노동자에게는 뭘 믿고 견디고 버티라고 하시는 겁니까. 왜 노동사건에 대해서만 사법부의 판단에 기대라고 하는 것입니까.

 

시행 6개월이 지나도 교섭테이블에 앉은 대기업이 하나도 없습니다. 그러면 정부의 조치는 제도를 무시하는 기업들을 교섭테이블에 앉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되어야 합니다. 이재명 대통령님, 김영훈 장관님, 노란봉투법으로 실질적 교섭을 열겠다고 하셨지요. 한화오션, 현대제철을 비롯한 현대차그룹사, 씨제이대한통운, 백화점 면세점과 같은 거대 기업들부터 차례로 교섭테이블에 앉히십시오. “믿으라”는 말은 그 이후에 해도 늦지 않습니다.

 

 

[발언문] 서울인권영화제 소하

 

2022년 당시,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 파업투쟁을 기억합니다. 당시,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 파업투쟁 인권운동 긴급대응팀’이 조직되었습니다. 그리고 긴급인권보고서를 작성하여 발표하였습니다. 조선업의 다단계 하도급 구조와 저임금·위험의 외주화 문제를 고발하였고,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가 겪는 부당한 인권침해 사례들을 수집하여 널리 알렸습니다. 하청노동자들은 열악하고 위험한 노동환경에서 일하고 있었습니다. 원청노동자와 다른 대우를 받고 있었습니다. 기업은 하청도급 시스템을 편법으로 악용하였습니다. 하청노동자들의 문제에는 책임을 지지 않으려했습니다. 이에 거통고조선하청지회 노동자들은 원청이 나서서 책임지고 교섭에 나설 것을 요구했습니다. 이때의 투쟁은 넓은 연대를 불러왔고 노조법 2·3조가 개정에 강력한 추진력이 되었습니다.

 

노조법 2·3조가 개정되었지만 노동자는 노동자의 권리를 찾기 위해서 여전히 고공 투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한화오션은 법이 있어도 지키지 않고 있습니다. 노조 갈라치기를 시도하고 시간끌기를 하고있습니다. 정부는 K-방산이니 K-조선이니 한화오션에는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으면서 노조법을 실현하는 데는 외면하고 있습니다.

 

노동권은 기업과 정부가 침해할 수 없는 인권입니다. 고용 형태와는 관계없이 노동할 기회가 주어져야 하고, 적정한 임금을 받을 수 있어야 하고, 안전하게 노동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는 노동자의 존엄한 삶을 지키는 데 필수적인 조건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연대할 것입니다.

 

원청 한화오션이 온전히 협상에 나서서 차별 없는 처우를 보장할 때까지, 정부가 나서서 한화오션 노조법을 준수하도록 할 때까지, 고용형태에 따라 차별없은 처우를 받을 때까지 우리는 연대할 것입니다.

 

원청 한화오션과 정부는 노동자의 목소리를 들으십시오.

그리고 우리들의 연대의 목소리를 들으십시오.

 

함께 싸웁시다.

투쟁.

 

 

[발언문] 한화오션 하청노동자 고공농성에 연대하는 기자회견 발언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교회와사회위원회 송기훈 목사

 

2022년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들이 세상에 외쳤던 “이렇게 살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라는 질문을 우리는 생생히 기억합니다. 그 외침에는 땀 흘려 일해도 생활비를 걱정해야 하는 삶, 위험한 작업을 하면서도 안전을 요구하기 어려운 현실, 노동조건을 바꿀 권한이 있는 원청 앞에서 번번이 가로막힌 목소리가 담겨 있었습니다. 끝내 스스로 몸을 가둔 좁은 철제 구조물 안에서,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어야 한다고 호소했을때야 목소리가 세상에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난 지금, 하청노동자 여섯 명이 다시 위험한 공장 지붕과 크레인 위에 올랐습니다. 하청노동자들의 20년 피와 눈물어린 투쟁, 남재영 목사님의 단식기도 투쟁을 비롯한 연대 끝에 노조법 2·3조는 2025년 개정되어 올해 3월 10일부터 시행되었습니다. 원청과 마주 앉아 교섭하자는 오랜 요구가 마침내 법에 담긴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 자리에서 묻고 있습니다. 법이 바뀌었는데도, 왜 노동자들은 교섭을 요구하기 위해 자신의 생명을 위험에 놓아야 합니까? 노동자들의 요구는 분명했습니다. 바뀐 법에 따라, 자신의 노동조건을 결정하는 원청과 마주 앉아 이야기하자는 것이었습니다. 그 당연한 요구 앞에서 기업은 교섭을 미루고 정부는 책임을 다하지 않고 있습니다. 노동자들이 목숨을 걸어야만 대화의 문이 열리는 현실을 우리는 언제까지 두고 보아야 합니까?

 

제가 신앙하는 그리스도교는 모든 사람이 하느님의 형상대로 지음을 받았다고 증언합니다. 그 존엄은 고용 형태나 맡은 업무에 따라 달라지지 않습니다. 배를 만드는 노동자도, 밥을 짓고 시설을 돌보는 노동자도 조선소를 움직이고 지탱하는 사람들입니다. 누구의 노동도 가볍게 여겨질 수 없으며, 누구의 목소리도 배제되어서는 안 됩니다.

 

그리고 한 사람의 존엄을 지킨다는 것은 그 사람을 우리와 무관한 존재로 남겨두지 않는 일이라고 믿습니다. 우리는 서로 다른 일을 하고 서로 다른 자리에 서 있지만, 결국 서로의 노동에 기대어 살아갑니다. 그렇기에 누군가의 일터에서 존엄이 무너지고 있다면 그것은 그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함께 물어야 할 문제가 됩니다.

 

성서는 몸의 지체 가운데 약하게 보이는 지체가 도리어 요긴하며, 한 지체가 고통을 받으면 모든 지체가 함께 고통을 받는다고 가르칩니다. 성서가 말하는 한 몸의 공동체는 서로를 밀어내거나 누군가의 희생 위에 자신의 자리를 확보하는 공동체가 아닙니다. 서로를 돌보고, 가장 약한 자리에 놓인 이의 고통을 함께 짊어지는 공동체입니다.

 

노조법 2·3조 개정에는 노동자와 시민들의 오랜 노력이 담겨 있습니다. 근로조건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원청이 그 책임에 맞게 교섭에 나서야 한다는 요구였습니다. 그 취지가 현장에서 실현되도록 하는 것은 정부의 책무입니다.

 

한화오션에 촉구합니다. 하청노동자들의 요구를 듣고 실질적인 교섭이 이루어지도록 나서십시오. 노동자들이 자신의 노동조건을 함께 논의하고 결정할 수 있도록 교섭할 권리를 보장하십시오. 그것이 상생을 지속하는 길입니다.

 

고용노동부에도 촉구합니다. 노동자들이 고공에 머무는 상황을 더 이상 방치하지 마십시오. 원청 교섭을 가로막는 시행령과 지침을 점검하고, 법의 취지를 온전히 구현하도록 시행령 재개정을 비롯한 필요한 조치를 취하십시오. 정부가 약속한 노동존중은 현장에서 교섭이 열리고 노동자의 삶이 달라질 때 증명됩니다.

 

무엇보다 농성 중인 노동자들의 생명과 안전이 최우선입니다. 한화오션과 정부는 문제를 악화시키는 압박을 멈추고, 노동자들이 안전하게 땅으로 내려와 교섭할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해야 합니다. 노동자들은 땅 위에서 존엄하게 살아갈 수 있어야 합니다. 일터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일을 마친 뒤 가족에게 안전하게 돌아갈 수 있어야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고통받는 이들의 곁에 서셨습니다. 교회는 그 가르침을 따라 연대의 마음으로 고공농성을 하는 하청노동자와 가족들의 곁에 서겠습니다. 우리의 기도와 연대가 교섭의 문을 열고 노동자의 존엄을 지키는 행동으로 이어지도록 힘쓰겠습니다. 한화오션은 교섭에 나서십시오. 정부는 개정된 노조법이 현장에서 작동하도록 책임을 다하십시오. 한국교회도 그 책임을 함께 감당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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