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자인권위][논평] 서울행정법원의 대체역법 ‘강제 합숙복무’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적극 환영하며, 대체복무제도의 근본적 개선을 촉구한다
[논평]
서울행정법원의 대체역법 ‘강제 합숙복무’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적극 환영하며, 대체복무제도의 근본적 개선을 촉구한다
최근 서울행정법원 제12부는 「대체역의 편입 및 복무 등에 관한 법률」(이하 ‘대체역법’) 제21조 제2항의 “대체복무요원은 합숙하여 복무한다”는 조항에 대하여 위헌 여부에 관한 심판을 헌법재판소에 제청하였다. 우리 위원회는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에게 또 다른 형벌을 강요해 온 현행 대체복무제도의 위헌성을 지적한 법원의 이번 결정을 적극 환영한다.
이번 위헌제청 당해 사건의 신청인은 양심적 병역거부로 대체역에 편입된 이후, 신체검사에서 우측 발목 인대 손상 등으로 신체등급 4급 판정을 받았다. 현행 병역법 제31조에 따르면 신체등급 4급에 해당하는 사회복무요원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출퇴근 근무를 원칙으로 한다. 그러나 현행 대체역법은 신체적 특성이나 건강상의 이유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단지 양심적 병역거부자라는 이유만으로 일률적으로 ‘36개월 교정시설 합숙복무’를 예외 없이 강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서울행정법원은 대체복무 역시 국방의 의무에 포함되는 포괄적 안보의 일환이므로 출퇴근하는 사회복무요원과 합숙하는 대체복무요원의 복무 형태는 명백한 비교 대상이 된다고 판단하였다. 나아가 신체등급 4급 판정을 받은 대체역에게만 예외 없이 합숙복무를 강제하는 것은 수단과 목적 간의 비례원칙에 반하여 평등권을 침해하는 위헌적 조치라고 그 제청 이유를 밝혔다. 이는 양심의 자유를 행사했다는 이유로 합리적 이유 없이 가해지는 차별적 제도가 헌법이 보장하는 평등권을 위배하는 것임을 명확히 한 것이다.
지난 2020년 시행된 현행 대체역 제도는 병역거부자를 범죄자로 낙인찍던 오랜 역사적 과오를 끝냈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 그러나 현역 육군 복무기간의 2배에 달하는 최장기 복무(36개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교정시설로만 한정된 복무 영역, 그리고 예외 없는 강제 합숙이라는 3중의 족쇄를 채움으로써 사실상 징벌적 성격으로 운영되어 왔다. 2023년 유엔 자유권위원회 역시 한국의 현행 대체복무제도가 현역복무에 비해 차별적이고 징벌적이라는 점에 강력히 우려를 표명하며, 지나치게 긴 복무 기간을 단축하고 교정시설 이외의 장소로 복무를 확대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우리 위원회는 그동안 여러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대체복무 개선 작업을 모색하여 지난 2026년 1월 현 제도의 문제점을 비판하며 ‘대체역법 시민사회 개정안’을 제안하였다. 이 개정안은 대체복무의 최대 기간을 현역 육군의 1.5배인 27개월 이하로 합리적으로 조정하고, 복무 분야를 소방·사회복지시설 등 사회 공동체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다양한 공익 영역으로 확대하며, 일괄적인 합숙 복무형태를 변경하여 대체업무 특성 등에 따라 합숙과 출퇴근을 적용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행 합숙 조항은 오로지 ‘병역기피 수단 악용 방지’라는 명분으로 헌법이 보장하는 인간의 존엄과 기본권을 과도하게 제약하는 독소조항에 불과하다.
헌법재판소는 법원의 이번 제청 취지를 무겁게 수용하여, 조속히 해당 조항의 위헌을 확인하여야 할 것이다. 소수자의 양심과 신념이 국가 안보라는 미명 아래 또 다른 징벌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헌법적 원칙을 다시 한번 확인해 주기를 바란다. 아울러 국회와 정부는 국제인권기준과 시민사회의 목소리가 십분 반영된 대체역법 개정 작업에 즉각 나서야 한다. 대체복무는 병역의무에 대한 징벌적 대체제가 아니라, 다양한 방식으로 우리 사회공동체에 기여하는 대안적인 제도로서 온전히 자리매김해야 한다.
우리 위원회는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이 낙인과 차별의 굴레에서 벗어나 진정한 양심의 자유를 누릴 수 있도록 현행 대체복무제도를 변화시키는 운동에 계속해서 함께할 것이다.
2026. 5. 6.(수)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소수자인권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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