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명]
법무부는 헌재의 변호사시험 오탈제도에 대한
임신 출산 관련 과반 위헌 의견을 존중해 제도를 개선하라!
2026년 5월 21일 헌법재판소는, 2023년과 2024년에 제기된 변호사시험 응시기회 제한 제도인 이른바 ‘오탈제도’에 대한 헌법소원 청구들(2023헌바295 등 청구인 14명의 7개 사건 병합)에 대해 모두 합헌을 선고했다. 그러나, 이번 결정은 단순한 합헌 결정으로 평가할 수 없다. 임신·출산으로 인해 변호사시험 응시기회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한 로스쿨 졸업생이 제기한 헌법소원 청구에 대하여는, 재판관 9인 중 5인이 헌법불합치 의견을 제시하였다.
비록 이번 결정은 위헌 또는 헌법불합치 결정에 이르지는 못하였으나, 과반수 재판관이 현행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였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특히 국가의 모성보호 의무와 직업선택의 자유의 관점에서 현행 제도에 대한 실질적인 개선 필요성이 제기되었다는 점은 입법부와 정부가 무겁게 받아들여야 할 부분이다.
현행 변호사시험법 제7조는 변호사시험 응시자격을 원칙적으로 ‘5년 내 5회’로 제한하고 있으며, 제2항에서 병역의무 이행에 대해서만 예외를 인정하고 있다. 이러한 제도는 변호사시험의 장기 수험화를 방지하고 법조인 양성제도의 안정성을 확보하려는 입법 목적을 가진 것으로 이해된다. 그러나 제도 운영 과정에서 임신·출산, 중대한 질병, 예기치 못한 사고와 같은 불가피한 사정으로 인해 응시기회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는 사례들이 발생해 왔으며, 이에 대한 적절한 예외 규정이 부재하다는 비판 역시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이번 결정에서 다수의 재판관들은 특히 임신·출산이 개인의 선택에만 맡겨질 수 없는 사회적 가치이자 국가가 보호하여야 할 영역이라는 점에 주목하였다. 헌법 제36조 제2항은 국가의 모성보호 의무를 규정하고 있으며, 우리 법체계 역시 노동·고용 영역에서는 다양한 보호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그럼에도 변호사시험 제도에서는 임신·출산으로 인해 시험 준비와 응시에 중대한 제약을 받는 경우를 고려한 별도의 규정이 존재하지 않는다.
물론 시험제도는 공정성과 객관성을 유지해야 하며, 예외사유를 지나치게 넓게 인정할 경우 제도 운영의 예측가능성이 저해될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그러나 이러한 우려는 엄격한 요건과 절차를 마련함으로써 충분히 조정될 수 있다. 공정성의 확보와 모성보호는 상호 배타적인 가치가 아니라 함께 실현되어야 할 헌법적 요청이다.
이번 결정은 오탈제도 자체의 위헌 여부를 둘러싼 논쟁이 여전히 진행 중임을 보여주는 동시에, 최소한 임신·출산과 관련된 예외 규정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헌법적 문제의식이 상당한 수준으로 형성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 헌법재판소의 결정에서 헌법불합치 의견이 과반수에 이르렀다는 점에서 입법적 검토의 필요성은 더욱 커졌다. 또한 국민권익위원회 역시 2025년 ‘임신·출산 여성의 모성보호를 위한 변호사시험 응시기회 제한 개선’을 권고하며 관련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지적한 바 있다. 이는 특정 사건에 대한 일회적 논의가 아니라 제도 전반에 대한 사회적 문제 제기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에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교육위원회는 국회와 법무부에 다음과 같이 촉구한다.
첫째, 변호사시험법 제7조 제2항의 예외사유에 임신·출산을 포함하는 입법 개정을 신속히 추진하라.
둘째, 중대한 질병, 중증 장애, 재난, 중대한 사고 등 본인의 책임으로 돌리기 어려운 불가피한 사유에 대하여 현행 제도가 적절히 대응하고 있는지 검토하기 위한 제도 개선 논의를 시작하라.
셋째, 변호사시험 응시제한 제도가 본래의 입법 목적을 달성하면서도 기본권 침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국회·법무부·법학전문대학원·법조계·시민사회가 함께 참여하는 공론화 절차를 마련하라.
이번 헌법재판소 결정은 문제 해결의 종착점이 아니라 제도 개선 논의의 출발점이다. 우리는 변호사시험 제도의 공정성과 예측가능성을 존중하면서도, 임신·출산 등 불가피한 사유로 인해 직업선택의 기회가 과도하게 제한되지 않도록 균형 있는 입법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2026년 6월 5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교육위원회
Views: 8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