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정보위][성명] 가명정보 처리정지요구권 박탈한 대법원 판결을 묵인하고 본안심리조차 하지 않은 헌법재판소의 재판소원 각하 결정을 규탄한다

2026-07-31 188

 

[디지털정보위][성명]
가명정보 처리정지요구권 박탈한 대법원 판결을 묵인하고
본안심리조차 하지 않은 헌법재판소의 재판소원 각하 결정을 규탄한다 


헌법재판소 제3지정 재판부[재판관 오명준(재판장), 정정미, 조한창]는 정보주체의 가명처리에 대한 처리정지권을 부정한 대법원 판결(2024다210554호)과 그 파기환송심 고등법원 판결(2025나208576호)에 대하여 제기된 재판취소 헌법소원 사건에 대하여 지난 2026. 7. 28. 각하결정을 내렸다. 청구인이 2026. 7. 7.경 재판취소 헌법소원을 제기한 지 불과 21일만이다.

헌법재판소는 “청구인의 주장이 실질적으로 법원의 사실인정 또는 증거의 평가, 법률의 포섭, 적용의 당부를 다투는 것이거나 재판결과에 대한 단순한 불복에 불과하여,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이 법원의 재판으로 인하여 침해되었음이 명백하다는 사정이 소명되지 않았다”고 하며, 해당 사건을 전원재판부로 회부하지 않고 본안심리조차 없이 사전 심사 단계에서 청구의 요건이 불비하다고 보아 각하결정을 하였다.

 

그러나 포괄적으로 규정된 개인정보보호법 제2조 제1호의 2의 ‘처리’의 개념에 ‘가명처리’가 포함되지 않는다는 법문에 명백히 반하는 기만적인 논리로 개인정보보호법 제37조 제1항에서 정한 처리정지요구권의 대상에서 ‘가명처리’를 제외시킨 대법원의 해석은 헌법상 보장되는 기본권인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명백히 침해하였다고 보지 않을 수 없다.

 

 헌법소원의 대상이 된 재판에서 대법원은 인공지능 등 신기술을 활용한 데이터 이용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가명처리’가 식별 위험을 낮추는 보호조치이므로 일반적인 개인정보 ‘처리’와 구별된다는 점을 처리정지요구권 대상에서 이를 배제하는 주요 논거로 삼았다. 그러나 가명정보는 추가정보의 사용·결합을 통해 언제든 정보주체가 식별될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에서, ‘가명처리’를 단지 보호조치로만 평가하는 것은 다분히 일면적이고 편파적인 해석이다.

 나아가 가명처리를 통해 생성된 가명정보는 개인정보보호법상 가명정보의 처리에 관한 특례규정(제3장 제3절)에 따라 정보주체의 동의여부와 무관하게 통계작성, 과학적연구, 공익적 기록보존 등 목적으로 활용될 것을 예정하고 있다. 가명정보는 가명처리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 활용된다. 따라서 이에 대하여 사전에 그러한 목적의 가명처리를 미리 정지시켜 원하지 않은 목적에 활용되는 것을  요구하여 통제할 수 있는 권리는, 자신에 관한 정보가 언제 누구에게 어느 범위까지 알려지고 또 이용되도록 할 것인지를 그 정보주체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권리로서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의 핵심적이고 실질적인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즉, 가명정보 활용을 위한 가명처리에 대한 처리정지요구권은 정보주체에게 보장된 최소한의 권리로서 본질적인 내용을 구성한다.

 

그러나 대법원은 법 문언에 반하여 ‘가명처리’는 ‘처리’가 아니라는 기만적인 논리로 정보주체의 최소한의 통제권마저 부정하며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하는 위헌적 재판을 하였고, 헌법재판소는 이러한 재판의 취소를 구하는 헌법소원을 각하함으로써 기본권 보장의 최후 보루로서의 역할과 사명을 스스로 저버렸다.



본 위원회는 정보인권을 심각하게 후퇴시킨 대법원의 위헌적 판단에 면죄부를 부여한 헌법재판소의 이번 각하결정에 깊은 유감을 표하며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 법원과 헌법재판소마저 신기술 발전이라는 산업계의 논리에 매몰되어 정보주체의 기본권을 외면하는 현실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 그럼에도 시민사회는 이번 결정에 굴하지 않고, 위협받는 시민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온전히 보장하기 위한 감시와 비판을 지속하고, 필요한 모든 법적·제도적 노력을 다해 나갈 것이다. 끝.

 

2026. 7. 31.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디지털정보위원회

 

 

첨부파일

MDI20260731_[디지털정보위][성명] 가명정보 처리정지요구권 박탈한 대법원 판결을 묵인하고 본안심리조차 하지 않은 헌법재판소의 재판소원 각하 결정을 규탄한다.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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