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명]
HL만도는 98년생 청년노동자 고 김승모 사망사고에 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재발방지 대책 수립에 나서라!
지난 7월 22일, 98년생 고 김승모 노동자가 세상을 떠났다. 그는 HL만도 평택공장의 설비 유지보수 업무를 담당한 하청업체 ‘피아로딕스’ 소속 노동자였다. 당시 고인은 부품을 가공하는 기계인 MCT 12호기 내부에서 정비작업을 하고 있었고, 내부에 사람이 있는지 몰랐던 동료 작업자가 12호기의 시운전 버튼을 누르는 바람에 끼임 사고로 사망하게 된 것이다.
고인의 죽음은 명백한 ‘기업살인’이다. 사고의 원인을 좁혀본다면 ‘기계 내부에 사람이 있는지 확인하지 않고 시운전 버튼을 누른 동료 작업자의 과실’만 보인다. 그러나 전국금속노동조합의 사고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전혀 그렇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재해 당시에 2개의 하청업체가 인접한 설비인 MCT 11호기와 12호기에서 동시에 작업하고 있었음에도, 작업을 조정하거나 통제하며 갑작스러운 가동 위험에 대비한 작업지휘자는 자리를 지키지 않았다(안전보건규칙 제92조 제3항). 고인이 기계 내부에서 작업하는 중에 정비 중임을 알리는 안전띠와 조작금지 표시는 설치되지 않았다(안전보건규칙 제92조 제2항). 운전 시작 전에 지켜야 할 위험방지조치도 지켜지지 않았다(안전보건규칙 제89조 제1항, 제2항). 작업에 관한 정보를 공유하는 내용의 TBM 또한 실시되지 않았다. 작업허가서와 위험성 평가서 또한 유명무실했다.
2016년에도 유사 사고가 있었음에도 재발방지 대책은 수립되지 않았다. 이번 사고의 원인인 MCT 기계의 경우, 기계의 문이 열리면 자동으로 정지하는 ‘인터락’이 없기 때문에 끼임 사고의 위험은 항상 존재했고, 실제로 2016년에도 매우 유사한 부상 사건이 있었다. 당시 노동자들은 ‘인터락’이 있는 설비로 교체하거나 아니면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하였으나, 수용되지 않았다고 한다. 재발방지 대책이라도 제대로 세웠다면 막을 수 있는 인재였던 것이다.
제조업에서 금지된 불법파견과 위험의 외주화 또한 이번 사고의 원인이다. 고인이 소속된 ‘피아로딕스’는 만도 소속 퇴직자가 설립한 업체로 전체 직원이 4명에 불과하고, 업무 범위를 정하는 정식 도급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으며, 원청인 만도 관리자의 작업지시에 따라 상시적인 유지보수 업무를 수행해 왔다고 한다. 명백한 불법파견인 것이다. 사고 당일에는 작업일정을 앞당겨달라는 원청 관리자의 요구로 고인이 서둘러 MCT 12호기 내부에서 작업을 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HL만도가 속도와 이윤만 중시한 탓에 그 모든 위험을 청년노동자가 떠안게 된 것이다.
고인의 죽음에 대해 HL만도의 대표이사를 포함한 경영진은 법적 책임을 져야 마땅하다. HL만도는 위험성평가를 토대로 안전보건활동을 하지 않았으므로, 안전보건관리체계가 제대로 구축되어 있다고 볼 수 없고(중대재해처벌법 제4조 제1항 제1호 위반), 유사한 재해에 관한 재발방지대책을 수립하여 이행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중대재해처벌법 제4조 제1항 제2호 위반). 또한 여러 조항의 안전보건관리규칙 위반이 확인된 것으로 보아, 산업안전보건법령상 의무를 이행하는 데 필요한 관리상 조치를 정기적으로 수행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도 없다(중대재해처벌법 제4조 제1항 제1호 위반).
이에 우리는 HL만도와 관계 당국에 다음과 같이 촉구한다.
첫째, HL만도는 고인의 유가족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하라!
둘째, HL만도는 사고조사와 재발방지대책 수립의 모든 과정, 수립 이후 이행점검에 이르는 전체 과정에 노동조합과 현장 노동자의 실질적인 참여를 보장하라!
셋째, HL만도는 제조업에서 금지된 불법파견과 위험의 외주화를 중단하라!
넷째, 고용노동부는 HL만도 안전관리체계의 수립 및 실질적 작동 여부에 관하여 신속하고 엄중하게 수사하라!
HL만도는 연매출 3조원에 이르는 자동차부품 기업이다. 그러나 그 규모에 전혀 맞지 않은 엉성한 안전보건관리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고인의 죽음은 경영진이 노동자 안전에 철저히 무관심했기 때문에 발생한 비극이다. 안전보다는 생산을 강조하고, 인력 충원보다는 위험의 외주화를 통한 비용 절감만 중시해온 결과인 것이다. HL만도 경영진은 고인의 죽음 앞에서 책임을 회피하지 말고 실질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
2026년 8월 5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위원장 김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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