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인권변론센터][공동 성명] 대통령 집무실을 성역화한 윤석열 정부의 민주주의 파괴를 이재명 정부가 집시법 개악으로 정당화했다.

2026-02-24 229

[공동 성명] 대통령 집무실을 성역화한 윤석열 정부의 민주주의 파괴를 이재명 정부가 집시법 개악으로 정당화했다.

‘법원, 의회, 역사적으로 중요한 장소, 또는 기타 관공서 주변을 집회 불허 지역으로 지정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피해야 하는데, 무엇보다 이러한 장소가 공공장소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장소 및 그 주변에서의 집회에 대한 제한은 구체적으로 정당성이 입증되어야 하고 좁은 범위로 한정되어야 한다.’ (자유권위원회 일반논평 제37호)

‘집회장소가 바로 집회의 목적과 효과에 대하여 중요한 의미를 가지기 때문에 누구나 ‘어떤 장소에서’ 자신이 계획한 집회를 할 것인가를 원칙적으로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어야만 집회의 자유가 비로소 효과적으로 보장되는 것이다.’ (헌재 2003. 10. 30. 2000헌바67․83)

공적인 공간에서 집회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함의 중요성, 집회에 있어서 장소 선택의 자유의 의미는 이미 국제인권규범으로, 헌법재판소의 판결로 확인된 바 있다. 그렇기에 지난 정부에서 집회를 금지할 때마다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그런데 2026년 2월 24일 이재명 정부는 집회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는 집회 장소의 자유로운 선택을 봉쇄하는 금지장소 확대 개악으로 집회의 권리를 후퇴시켰다.

2022년 4월 국민의 힘 구자근 의원은 집시법 11조(금지장소)에 대통령 집무실을 포함하는 집시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때는 윤석열이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집무실 용산 이전을 발표했던 시기다. 청와대를 벗어나 관저와 집무실이 분리되는 상황에서 집무실 앞 집회·시위를 금지할 법률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개정안은 여야가 서로에게 필요한 집시법 개정안을 주고 받는 야합으로 행안위에서 통과됐다. 결국 개정안은 법사위를 통과하지 못했지만 경찰은 윤석열 정부 내내 대통령 집무실 앞 집회신고를 번번히 금지 또는 제한했다.

2022년 12월 22일 헌법재판소가 대통령 관저 100미터 이내를 집회의 절대적 금지장소라고 규정했던 조항을 헌법불합치 결정을 하면서, 국회에 2024년 5월 31일까지 개정을 요구했다. 그러나 국회는 개정 시한까지 개정하지 않았고, 다시 대통령이 청와대로 돌아올 시간이 다가오자 2026년 1월 29일 국회는 집시법 11조에 대통령 관저와 집무실 모두 집회·시위 금지장소로 지정하는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윤석열 정부는 집권 내내 시민의 입을 막고 평화적 집회의 자유를 후퇴시켰다. 인간다운 삶의 권리를 파괴하는 권력을 비판하기 위해 시민들은 대통령 집무실 앞으로 모였지만 이곳은 경찰에 의해 봉쇄되는 성역이었다. 반복적인 경찰의 집회 금지에 대해 법원은 ‘대통령은 국민의 다양한 목소리와 고충을 직접 듣고 국민의 자유와 복리를 증진하는 국가 정책을 수립해야 하기에 대통령의 업무가 이루어지는 공간은 집회 및 시위의 금지장소로 지정하지 않은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했다(서울행정법원 2022아11460 결정). 그럼에도 공권력을 동원해 집회를 막았던 반인권적 행위를 이제 이재명 정부는 입법으로 정당화시켰다.

우리 인권단체들은 집시법 개악안 발의에 대해 비판했다. 시민이 거리에서 지켜낸 민주주의와 평화적인 집회가 있어 가능했던 현 정부의 국회라면 더욱 집회의 권리를 보장하고 증진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한다고 요구했다. 국가의 의무는 평화적 집회의 권리 행사가 가능한 환경을 촉진하고, 권리가 효과적으로 행사될 수 있는 법적 및 제도적 틀을 마련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국회의원들에게 이 개정안의 문제를 여러차례 전달했지만 집회의 권리의 원칙과 국가의 책무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보이지 않았다. 국가의 의무 이행을 감시하고 촉구해야 할 입법자가 오히려 권리를 침해하는데 앞장섰다. 오직 권력자에 대한 비판을 막기 위한 수단을 만들기에만 몰두했다.

집회의 권리는 장소에 제한받지 않고 자유롭게 집회 장소를 선택할 수 있는 것이다. 권력 기관 앞, 도심의 거리, 지하철 역사 등 평화적인 집회는 장소를 불문하고 보장받아야 한다. 항의의 대상에게 접근조차 어렵게 만들거나 시민의 목소리가 들지 않도록 가로막는 집시법은 집회의 권리를 침해하는 법일뿐이다. 우리 인권단체들은 집시법 11조를 비롯해 집회의 권리를 침해하는 집시법에 대한 문제 제기와 집시법 개정 요구를 이어갈 것이다.

2026. 2. 24.

공권력감시대응팀(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디지털정의네트워크,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공익인권변론센터, 민주주의법학연구회, 인권운동공간 활, 인권운동사랑방, 천주교인권위원회), 국제민주연대, 다산인권센터, 문화연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집회시위 인권침해감시 변호단, 블랙리스트 이후, 사단법인 오픈넷, 서울인권영화제, 언론개혁시민연대, 연분홍치마, 인권연구소 ‘창’,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전북평화와인권연대, 청소년인권운동연대 지음,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한국성소수자인권단체연합 무지개행동,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홈리스행동, HIV/AIDS인권행동 알, HIV/AIDS인권활동가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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