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스포츠위원회][성명]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문신시술 무죄 판결을 환영하며 — 34년간의 부당한 형사처벌에 마침표를 찍다

2026-05-21 550

[성명]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문신시술 무죄 판결을 환영하며

— 34년간의 부당한 형사처벌에 마침표를 찍다

 

2026년 5월 21일,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비의료인의 문신시술(서화문신·미용문신 모두 포함)이 구 의료법 제27조 제1항의 무면허 의료행위에 해당하지 않아 무죄라고 만장일치로 판단하였다. 1992년 대법원이 눈썹 문신시술을 처음으로 의료행위로 판시한 이래 34년 만의 판례 변경이다. 우리 위원회는 이 판결을 환영하며, 그 의의를 밝힌다.

 

문신시술은 질병의 예방이나 치료라는 의료 목적과 본질적으로 무관하게, 시술을 받는 사람에게는 자신의 신체를 통한 개성과 예술적 표현의 자유를, 시술을 하는 사람에게는 예술 창작과 직업 선택의 자유를 각각 실현하는 행위로서,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문화예술의 자유·직업의 자유·행복추구권의 영역에 동시에 놓여 있다.

 

그럼에도 34년간 수많은 타투이스트들이 무면허 의료행위자로 기소되어 형사처벌을 받아왔다. 이는 ‘의료행위’ 개념을 지나치게 확대해석한 데 따른 결과였다.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상 법률의 문언을 넘어 피고인에게 불리한 확장해석은 허용될 수 없으며, 문신시술을 의료행위로 보는 것은 과잉금지원칙에도 반한다는 점이 꾸준히 지적되어 왔다.

 

이번에 대법원은 문신시술이 미적 지식과 기능, 경험이 요구되는 영역으로 반드시 의학적 전문지식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고 명확히 하였다. 또한 문신은 더 이상 일부 집단의 전유물이 아니라 일반인이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는 문화로 자리잡았음을 확인하며, 타투이스트의 직업의 자유와 시술을 받으려는 사람의 행복추구권 등 헌법상 기본권이 최대한 보장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안전성이 개선된 문신용 기계가 널리 사용되고 있고, 보건위생용품의 사용이 일반화되었으며, 문신용 염료로 인한 보건위생상 위해를 예방하기 위한 제도적 노력이 한층 강화되었다는 점도 판단의 근거가 되었다. 의료행위의 개념은 고정불변의 것이 아니라 시대 상황의 변화와 사회적 인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대법원이 정면으로 인정한 것이다.

 

우리 위원회는 이번 판결이 서화문신과 미용문신을 구별하지 않고 동일한 기준을 적용한 점을 주목한다. 두 시술은 표현하고자 하는 형태만 다를 뿐 방식과 기술이 본질적으로 같으며, 위험성 측면에서도 달리 볼 이유가 없다. 이는 우리 위원회를 비롯한 법조계와 문신업계가 오랜 시간 일관되게 주장해온 바이기도 하다.

 

이번 판결이 내년 10월 문신사법 시행과 맞물려 타투이스트들의 안전한 직업 선택의 권리를 보장하고 문신업의 양성화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아울러 이번 판결의 취지에 따라, 과거 동일한 행위로 유죄 확정 판결을 받은 이들에 대한 명예회복이나 보상 등 구제 방안도 진지하게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이번 판결에서 대법원이 서화문신에 대해, 피시술자가 “삶에서 중요한 의미를 차지하는 사건들, 간직하고 싶은 추억들, 기억하고 싶은 사람들, 인생의 좌우명, 종교적 신념처럼 개인적인 서사를 반영한 자신만의 도안을 선택”하여 “스스로 추구하는 사회적 인격상을 신체를 통하여 다른 사람들에게 표현하고자 한다”고 판시한 것은 깊이 새길 만하다. 문신은 단순한 피부 위의 장식이 아니라, 한 사람의 내면과 서사가 몸에 새겨지는 행위이다. 이는 서화문신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미용문신 역시 자기 신체와의 화합을 통해 그 자체로 자기표현과 자기회복의 의미를 지닌다. 문신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아직 완전히 가시지 않은 현실에서, 이번 판결이 문신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시선을 조금 더 넓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2026년 5월 21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문화예술스포츠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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