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보위][성명] 살아있는 하천을 콘크리트로 덮은 서귀포시를 규탄한다!

2026-06-18 276

[환보위][성명] 살아있는 하천을 콘크리트로 덮은 서귀포시를 규탄한다!

[환보위][성명] 살아있는 하천을 콘크리트로 덮은 서귀포시를 규탄한다!

 

최근 서귀포시가 반려동물 수영장을 조성한다는 명목으로 제주 화순해수욕장 인근의 자연 하천을 콘크리트로 메운 사실이 드러났다. 용천수가 흐르고, 버들치·장어·숭어·망둑어 등 다양한 어종과 희귀 수생생물이 살아가던 소하천을 행정기관이 매립해버린 것이다. 우리 모임은 살아있는 하천을 해수욕장 활성화와 반려동물 수영장 조성이라는 해괴한 목적으로 파괴한 서귀포시의 무책임한 행정을 규탄하며, 서귀포시는 이번 사태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하천을 원상복구 할 것을 촉구한다.

이 하천은 단순한 물웅덩이나 배수로가 아니었다. 지난 2026년 6월 10일 제주 MBC의 최초 보도에 따르면 이 하천에는 국내에서 발견하기 어려운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진주갈고둥과 기수갈고둥이 서식하고 있었다. 용천수가 연중 흐르면서 바다로 연결되는 작은 하천들이 발달한 제주도의 수생 환경은 그 자체로 생태적 가치가 크다. 그럼에도 서귀포시는 폭 4미터, 길이 70미터 구간을 콘크리트로 매립해 수초와 갈대, 물살이들의 서식지를 파괴했고, 그곳에 살던 생명들을 보호하는 데 필요한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도 않았다.

이 하천의 콘크리트 매립이 끝나는 지점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기수갈고둥 수십 개체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야생생물법』 제14조 제1항은 멸종위기 야생생물의 포획·채취·훼손·고사 등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만약 진주갈고둥과 기수갈고둥이 이 하천의 매립 이전에도 서식하고 있었고, 이번 공사로 인해 폐사, 고사했다면 같은 법 제68조 제1항 제2호에 따른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는 사안이다. 또한 『환경영향평가법』 제43조는 보전이 필요한 지역이나 난개발이 우려되는 지역에서 일정한 개발사업을 시행할 경우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하천을 매립한 사업의 규모, 위치 등을 고려해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대상에 해당했는지 여부도 법적으로 검토해야 할 대상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 문제에 대한 서귀포시의 인식 수준이다. 서귀포시 담당자는 “법적으로 하천도 아니고 문화재 지역도 아니고 보전 지역도 아니”라는 취지로 해명했다. 이러한 해명은 환경 보호 의무가 있는 행정기관의 역할을 정반대로 이해한 것이다. 법으로 지정된 하천이나 보전 지역이 아니라면 행정기관이 마음대로 개발해도 되는가? 행정기관은 법의 규정과 별개로 이 하천의 생태적 가치를 가장 먼저 검토해야 했다. 더구나 6월 11일 제주도민일보의 보도와 6월 15일 제주 MBC의 후속 보도에서 2014년 해양수산부가 이 하천이 있는 지역을 해양생태도 1등급으로 고시했고, 제주도가 도내 연안습지 21곳 중 한 곳으로 지정 관리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서귀포시가 이 하천을 매립하기 전에 필요한 최소한의 검토도 거치지 않았다는 점이 명백히 드러난 것이다.

서귀포시와 같은 행정기관의 변명은 낯설지 않다. 몇 달 전 제주시는 이호동 해안사구에 대한 건축 허가를 내어주어 해안사구를 파괴한다는 주민들의 반발이 이어지자, ‘법적 보호구역이 아니다, 해안사구인 줄 몰랐다’라는 황당한 변명을 늘어놓았다. 당시 주민들은 해안사구 훼손과 소나무 제거로 인한 모래바람 피해, 부실한 현장 검토를 지적했음에도 불구하고, 제주시는 이 문제에 대하여 아직 적절한 대책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서귀포시의 이번 하천 매립 행위 역시 행정기관이 법적 보호구역인지 아닌지만을 기준으로 삼아 살아있는 생태계를 훼손했다는 점에서 행정기관의 안일한 인식이 문제였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번 사건은 최근 일부 지자체에서 경쟁적으로 추진하는 반려동물 중심의 동물 복지 정책이 얼마나 위험하게 왜곡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실례이기도 하다. 반려인과 반려동물을 위한 정책은 필요하지만, 자연 생태계를 파괴하면서 추진해도 되는 정책이란 없다. 수많은 야생 생물의 터전이었던 하천을 콘크리트로 메워 반려동물 수영장을 만드는 것은 반려동물 정책이라 부르기도 민망한, 행정 편의주의이자 무지의 결과다.

이번 서귀포시 사태와 같은 행정은 오히려 반려동물과 반려인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심화시킨다. 반려동물 관련 시설이 충분한 공론화와 입지 및 환경 검토 없이 추진되어 주민 간 갈등을 유발한 사례가 이미 적지 않다. 서울 강남구 대모산 일대에 파크골프장과 반려견 놀이터 조성 계획을 두고 인근 주민들이 산림 훼손, 산사태 위험, 교통혼잡을 이유로 강하게 반발했으며, 경기 하남시에서도 반려견 놀이터 조성을 둘러싸고 배설물 방치에 따른 수질오염과 안전 문제를 우려하는 주민 반대가 거세져, 결국 갈등 조정을 위한 주민 의견 경청협의회까지 구성되었다. 이렇게 성급한 반려동물 행정이 반복될 경우 한국 사회 일반에 반려동물과 비반려동물 간의 위계/차별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잘못된 인식이 확산하거나, 반려인과 비반려인 사이의 갈등과 불신이 심화해 인간과 반려동물이 안전하게 공존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은 더욱 요원해질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서귀포시에 요구한다. 첫째, 이번 하천 매립 공사의 적법성과 적정성을 판단할 수 있는 관련 자료를 공개하라. 둘째, 기수갈고둥 등 멸종위기종과 희귀 수생생물의 서식 여부 및 훼손 규모에 대한 신뢰성 있는 조사를 시행하라. 셋째, 환경 관련 법령 위반 또는 절차상 하자가 확인될 경우 공식 사과와 함께 책임자를 문책하고, 하루빨리 원상복구를 시행하라. 넷째, 향후 반려동물 관련 공공시설을 건립할 때는 생태계 훼손이 없는 장소에서 주민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환경에 대한 영향을 검토하여 추진하라.

시민들의 반발이 이어지자 서귀포시는 하천의 물길을 다시 열었지만, 원상복구 요구에 대해서는 환경을 파괴할 수 있다는 이유로 선을 긋는 등 여전히 서귀포시는 이번 하천 파괴 사태에 대해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서귀포시를 비롯한 모든 지방자치단체는 더 이상 관광 활성화, 반려동물 친화라는 이름으로 자연을 파괴하지 말라. 우리 모임은 서귀포시가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 있는 해명과 원상복구 대책을 내놓을 때까지 감시하며 목소리를 낼 것이다.

 

2026년 6월 18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환경보건위원회

 

M260618 [성명] 살아있는 하천을 콘크리트로 덮은 서귀포시를 규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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