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정보위×여성인권위][성명] 피해 구제 절차가 또 다른 피해의 통로가 되었다. 불법촬영물 피해자 개인정보를 유출한 구글에 엄중한 책임 물어야 한다.

2026-09-11 122

 

 

[디지털정보위×여성인권위][성명]
피해 구제 절차가 또 다른 피해의 통로가 되었다.
불법촬영물 피해자 개인정보를 유출한 구글에 엄중한 책임 물어야 한다.


최근 언론보도에 따르면, 불법촬영물 등 디지털성범죄 피해자들이 구글에 콘텐츠 삭제를 요청하는 과정에서 제공한 개인정보와 피해사실이 구글의 협력기관을 통하여 외부에 공개된 사실이 드러났다.

피해자들이 구글에 제출한 삭제요청 내용이 협력기관의 홈페이지를 통하여 공개되면서 피해자의 이름, 나이, 직장, 학교, 휴대전화번호 등 신상정보는 물론이고 피해자가 어떠한 불법촬영물로 피해를 입었는지 알 수 있는 구체적인 삭제요청 내용과 해당 콘텐츠의 접근경로(URL)까지 외부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단순한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 치부할 수 없는 중대한 사안이다. 불법촬영물의 확산을 막기 위하여 도움을 요청한 피해자의 정보가 그 삭제 절차로 인하여 다시 외부에 노출되었다는 점에서 피해자에게 또 다른 피해가 유발되었다. 자신의 불법촬영물과 피해사실이 더 이상 확산되지 않도록 절박한 심정으로 삭제를 요청한 피해자들에게 삭제요청 절차 자체가 다시 피해를 확대시키는 통로가 되었다는 점에서 그 심각성이 매우 크다.

개인정보보호법은 개인정보처리자는 개인정보를 애초의 목적 외 이용하거나 제3자에게 제공하는 것에 대하여 정보주체로부터 별도의 동의를 받거나,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 등으로 제한하고 있다(동법 제17조 및 제18조). 또한, 개인정보처리자의 제3자 제공의 경우에는 그 사실을 정보주체에게 알려야만 하고, 이를 개인정보처리방침에 명시하고 이를 공개하도록 하고 있다(동법 제30조).

특히 이번에 공개된 삭제요청 내용에는 불법촬영물의 피해사실이나 성적 피해내용 등 정보주체의 성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된 정보가 포함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 개인정보 보호법 제23조는 성생활 등에 관한 정보를 특별히 보호해야 할 ‘민감정보’로 규정하고 있으며 이러한 민감정보를 처리하기 위해서는 원칙적으로 다른 개인정보 처리에 대한 동의와 별도의 동의를 받거나 법령상 명확한 근거가 있어야 한다. 따라서 피해자의 삭제요청 내용이 동의 없이 외부 기관에 제공되고 공개되었다면 일반 개인정보의 무단 제공을 넘어 민감정보 처리 제한 규정 위반까지 문제될 수 있다.

구글은 자신의 홈페이지에서 온라인 콘텐츠 검열 관행에 대한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이기 위하여 콘텐츠 삭제 요청을 받은 내용을 해당 협력기관과 공유한다고 적시하고 있다. 하지만 불법촬영물은 피해자의 인격권과 성적 자기결정권을 중대하게 침해하는 범죄 관련 정보로서 최대한 신속하게 삭제·차단하고 재유통을 방지하여야 할 대상이다. 이러한 불법콘텐츠를 해당 협력기관에 제공하거나 공개하게 하는 행위는 콘텐츠 검열 관행의 투명성을 확보한다는 목적과 무관한 것이며, 정당화될 수 없다.

더군다나, 피해자들은 삭제요청을 하는 과정에서 구글로부터 삭제요청에 담긴 자신의 민감정보가 제3자인 해당 협력기관에 제공된다는 사실을 전혀 고지 받지 못했고, 그 목적에 대하여도 전혀 알지 못하였다. 이러한 구글의 개인정보처리는 개인정보보호법을 명백히 위반한 것이다.

정보통신망법은 구글과 같은 불법촬영물 책임자가 불법촬영물 등의 삭제, 접속차단 등 유통방지에 필요한 조치업무를 수행하도록 정하고 있고(제44조의9제2항), 전기통신사업법 역시 부가통신사업자에게 불법촬영물 등 유통방지를 위하여 불법촬영물 등이 유통되는 사정을 신고, 삭제요청 등을 통하여 인식한 경우에는 지체 없이 해당 정보의 삭제·접속차단 등 유통방지에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하고 있으며, 이러한 불법촬영물 등의 유통을 방지하기 위하여 기술적·관리적 조치까지 요구하고 있다(동법 제22조의5). 

따라서 불법촬영물의 피해를 구제하기 위하여 제출된 신고·삭제요청 정보를 제대로 보호하지 못하여 오히려 피해정보와 불법촬영물 접근경로가 외부에 노출되었다면, 이는 단순한 개인정보 관리상 실수를 넘어 불법촬영물 유통방지를 위하여 사업자가 갖추어야 할 관리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구글은 이번 사태에 대하여 의도치 않은 정보 노출이라고 하면서 내부적으로 업무를 처리함에 있어서 원칙이 철저히 지켜지지 못했다고 해명하고 있는데 이러한 해명만으로 책임을 면할 수 없다. 오히려 구글 스스로가 정한 불법촬영물 피해자 보호 및 개인정보 관리원칙이 실제 업무과정에 제대로 준수되지 않았다는 사실은 인정한 것이다.

구글이 피해자들의 민감정보를 해당 협력업체에 제공한 것은 개인정보 보호법이나 전기통신사업법 상 모두 행정처분 뿐만 아니라 형사처벌이 가능한 위법행위로 판단될 가능성이 높은 사안이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등 관계기관은 이번 사건을 단순한 업무상 착오로 취급해서는 안 된다. 구글이 피해자의 개인정보를 어떠한 법적 근거로 해당 협력기관에게 제공하였는지, 개인정보 및 민감정보에 대한 별도의 보호조치를 취하였는지, 피해자에게 이러한 개인정보 처리 사실을 적법하게 알렸는지, 해당 협력기관에게 제공된 정보의 범위와 공개 경위는 무엇인지, 불법촬영물 신고·삭제요청 정보를 보호하기 위한 기술적·관리적 조치가 적정하게 이루어졌는지 철저하게 조사하여야 한다.

관계기관은 이번 사건의 실체를 신속하게 조사하고, 위법사실이 확인될 경우 구글에 대하여 그에 상응하는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아울러 피해자 보호를 위한 삭제 제도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와 피해자들의 추가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 나아가 피해자들에 대한 실질적인 피해구제 방안도 마련하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2026. 9. 11.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디지털정보위원회, 여성인권위원회

첨부파일

MDI20260911_[디지털정보위×여성인권위][성명]피해 구제 절차가 또 다른 피해의 통로가 되었다. 불법촬영물 피해자 개인정보를 유출한 구글에 엄중한 책임 물어야 한다..pdf

제목을 입력해주세요.- 복사본 (3).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