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위원회][논평] 정부·여당은 노동권을 침해하는 초광역특구법을 철회하라

[논평]
정부·여당은 노동권을 침해하는 초광역특구법을 철회하라
정부·여당은 10월 20일 「지방주도성장을 위한 초광역권전략산업특구 지정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안」(이하 ‘초광역특구법’)을 발의했다. 메가특구법에서 그 이름이 바뀌었을 뿐, 노동계 및 시민사회에서 노동권 침해를 우려했던 조항들이 거의 그대로 포함된 것으로 확인된다. 우리 위원회는 초광역특구법의 해당 조항들이 노동자의 건강과 노동권을 심각하게 침해할 것으로 우려되는바, 즉각 철회를 요구한다.
초광역특구법 법안은 근로소득이 상위 3%에 해당하는 연구개발 업무 등에 종사하는 근로자에 대하여 근로자와의 합의로 근로시간, 휴게와 휴일, 연장근로 등에 관하여 달리 정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시간은 소득과 직종에 따라 달리 적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근로시간에 대한 제한은 노동자의 건강과 존엄성을 지키기 위한 필수적 조치이다. 근로시간 제한이 폐지될 경우 노동자들은 불규칙한 집중 노동과 심야노동을 사실상 강제받게 될 것이며, 이로 인하여 노동자들의 건강이 악화되고 산업재해는 더욱 빈발할 것이다.
초광역특구법 법안은 선택적 근로시간제에 대해서도 근로자대표와의 서면합의에 따라 정산기간을 최대 6개월로 연장할 수 있게 하였다. 이미 근로기준법 제52조가 신상품 또는 신기술의 연구개발 업무의 경우 1개월에서 3개월로 정산기간을 확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6개월로 이를 연장해야 한다는 어떤 실증적 근거도 없이 노동자들을 초과·집중 노동으로 내모는 길을 택한 것이다.
초광역특구법 법안은 기간제법의 사용기간을 최대 4년까지로 연장하자는 내용도 포함하고 있다. 기간제법이 2006년 제정된 이후 수많은 기간제 노동자들이 1년 11개월 근로계약을 반복적으로 체결하여 왔음에도, 이재명 대통령도 기간제법을 “2년 이상 절대 고용 금지법”이라고 하였음에도, 정부여당은 기간제근로자 사용사유의 제한이나 기간제법 폐지가 아닌 기간의 총량을 연장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래서는 ‘3년 11개월 근로자’만이 탄생할 것이다.
또한 외국인투자기업에게 근로기준법 휴일 규정을 적용하지 않아 근로자에게 무급휴일을 줄 수 있고, 파견대상 업무를 확대하거나 파견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는 특례조항은 노동자의 임금 감소와 파견사업자를 통한 사용자의 책임회피와 중간착취를 확대할 뿐이다.
이런 문제적인 조항들은 결국 초광역특구(메가특구)에만, 일부 고소득 근로자에게만 한정되지 않고 모든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을 악화시킬 것이라는 점도 매우 우려스럽다. 외국인투자기업과 국내 기업의 형평, 초광역특구와 다른 지역과의 공정성 등을 빌미로 점차 적용대상이 확대되고 노동조건이 퇴행될 것이라는 점에서 초광역특구법 법안의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지방주도성장과 산업안보 및 국가 경쟁력 강화”라는 초광역특구법의 목적이 노동자들의 건강을 침해하고 노동조건을 악화하는 토대에서 이뤄져서는 안된다. 초광역특구에 유치하겠다는 첨단산업이 과연 노동자를 더 일하게 하고, 임금을 적게 지급하며, 기간제와 파견으로 사용자의 책임을 회피해야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가.
우리 위원회는 정부여당이 노동권을 침해하는 해당 조항을 즉각 철회하고 초광역특구에 종사할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을 보호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
2026년 10월 21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위원장 김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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