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연대위원회·노동위원회][공동성명] 경기도는 이주민의 시민적 권리를 박탈하고 국제사회 권고에 역행하는 ‘이민사회국 폐지 방침’ 즉각 철회하라!

2026-10-26 59

 

 

[성명]

경기도는 이주민의 시민적 권리를 박탈하고 국제사회 권고에 역행하는 ‘이민사회국 폐지 방침’ 즉각 철회하라!

 

경기도는 2026. 10. 21. 민선 9기 조직개편안을 입법예고하면서, 2024년 신설된 이민사회국을 폐지하고 이를 ‘성평등가족국’으로 통합하겠다고 밝혔다. 이민사회국은 2024년 6월 화성 아리셀 화재 참사로 이주노동자를 포함한 23명이 목숨을 잃은 뒤, 이주민을 동등한 시민으로 인정하고 이들의 생명과 권리를 보호하겠다는 약속의 결과로 만들어진 조직이다. 경기도는 그 조직을 시민사회와의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폐지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헌법과 법률, 국제인권규범에 따라 경기도가 부담하는 이주민 보호 책무를 행정조직 차원에서 후퇴시키는 조치다. 이에 이민사회국 폐지 방침의 즉각 철회를 요구한다.

 

경기도는 전국에서 외국인 주민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지방자치단체이며, 제조업·농어업 등 사업장의 이주노동자, 이주배경 아동·청소년, 결혼이주민, 난민 신청자·인정자 등 이주민이 도내 전역에서 생활하고 있다. 이주민이 오는 것은 곧 사람이 오는 것이고, 이주민을 지원하는 것은 곧 인간의 생활 전반에 걸친 문제들을 함께 해결하는 것이다. 결혼이주여성이라 하여 가정 내에서만 문제를 겪는 것이 아니고, 이주노동자로서 또는 이주배경 아동의 보호자로서의 문제들도 함께 겪는다. 또한 이주민은 작은 행정상 실수로도 체류자격을 잃고 추방되는 바 이주민 지원에 있어 체류자격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인데, 내국인 대상 부서 담당자가 복잡한 체류자격 제도를 정확히 이해하고 지원하기란 불가능하다. 따라서 이주민 정책에 있어서 이민행정 담당 기관의 존재는 필수적이다.

 

그럼에도 경기도는 시민사회 및 이주민 당사자들과의 논의 한 번 없이 이민사회국 폐지를 발표하였다. 이주민 전담 부서가 사라지면 도 차원의 안전·노동 정책에서 이주노동자가 다시 ‘누구의 소관도 아닌 존재’가 될 위험이 크다. 학교 밖 이주아동, 미등록 체류 가정의 아동, 중도입국 아동은 여러 부서와 기관에 걸쳐 있어 전담 조정 기능 없이는 지원이 끊기기 쉽다. 난민과 난민 신청자는 생계, 의료, 주거, 통번역, 가족동반 등 생활 전반에 걸쳐 지원이 필요한데 담당 부서가 없으면 여러 부서를 오가다 지원에서 배제될 수 있다. 이주여성 정책 역시 ‘다문화가족’의 틀 안에서만 해석될 것이며, 이주민 지원 관련 전문성을 갖춘 공무원에 의한 지원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주민은 여타 주민과 동등하게 납세의 의무 등 지역사회 일원으로서 의무를 다한다. 그러나 이민사회국 폐지에 따라 경기도 내 이주민은 의무만 다하고 권리를 박탈당할 위기에 처했다. 이미 경기도에서는 아리셀 참사, 비닐하우스 기숙사 이주노동자 사망 사건 등 이주노동자의 주거권과 생명권, 노동권 등이 침해된 전례가 다수 있다. 만약 이민사회국을 폐지한다면 이주민이 갖는 평등권, 생명권, 일할 환경에 관한 권리 등 헌법상 기본권이 침해될 것이 예상된다.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CERD), 사회권위원회(CESCR), 아동권리위원회(CRC) 등은 계속하여 대한민국을 상대로 이주민 차별 해소 및 이주아동의 교육 접근권 향상과 이주민 사회보장 접근권 향상을 권고해왔는데, 경기도 이민사회국 폐지는 이러한 국제사회의 권고에도 역행한다. 나아가 이민사회국 폐지는 이주민에 대한 권리보장 축소를 야기한다는 점에서 퇴보금지원칙이라는 국제규범에도 반한다.

 

이주민과 함께 살아가는 사회는 이미 도래하였다. 경기도는 이주민을 동등한 시민으로 대우하고 이주민의 권리 박탈을 당장 중단하라. 이민사회국 폐지 방침을 즉각 철회하라.

 

2026년 10월 26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국제연대위원회·노동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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