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인권변론센터][성명] 아동에 대한 국가폭력의 무게를 외면한 자의적 위자료 산정을 규탄한다

2026-07-13 363

 

 

[성명] 아동에 대한 국가폭력의 무게를 외면한 자의적 위자료 산정을 규탄한다

 

— 서울시립아동보호소 인권침해 사건 1심 판결(서울중앙지방법원 2026. 7. 10. 선고 2025가합14361 판결)에 부쳐 —

 

2026. 7. 10. 서울중앙지방법원 제42민사부는 서울시립아동보호소 인권침해 사건 피해자와 유족들이 대한민국과 서울특별시를 상대로 제기한 국가배상 소송에서 피고들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해자들의 위자료를 강제수용기간 1년당 약 5,000만 원을 기준으로 산정하였다. 이는 동종의 국가폭력 사건 판결들이 제시한 기준에 현저히 미달하는 것으로서, 합리적 이유 없는 자의적 차별이자 국가폭력 피해자들에 대한 또 하나의 2차 가해이다. 우리는 이 판결의 위자료 산정을 강력히 규탄하며, 즉시 항소하여 이를 바로잡을 것임을 밝힌다.

 

서울시립아동보호소 사건은 국가와 서울시가 자행한 명백한 국가폭력 사건이다. 해방 이후 정부는 치안관리적 부랑아 단속 정책을 시행하였고, 서울시립아동보호소를 설립하였다. 경찰과 서울시 공무원들은 ‘부랑아’에 대한 명확한 정의나 단속 기준 없이 아동들을 무차별적으로 강제수용하였다.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아동들은 과밀수용되었고, 일상적인 구타와 가혹행위, 성폭력, 강제노동, 굶주림과 열악한 위생환경에 방치되었다. 나아가 서울시립아동보호소는 단속된 아동들을 본인과 연고자의 동의 없이 경기도 선감학원, 목포 감화원 등 전국의 수용시설로 전원시키는 부랑아 수용 정책의 핵심 거점으로서, 아동들의 사회적 연고를 단절시킨 원흉이었다. 

 

이번 판결은 위법한 단속과 강제수용, 수용 중의 가혹행위, 서울시의 운영·방치 책임과 대한민국의 관리·감독 소홀을 모두 인정하였다. 그러나 문제는 위자료 산정이다. 선감학원 사건, 형제복지원 사건에서 서울고등법원은 위자료를 낮게 책정한 1심 판결들을 대부분 취소하고 1년당 8,000만 원 수준으로 상향하였다. 그러나 이번 판결은 “유사 사건에서 확정된 피해자들에 대한 위자료 금액과의 형평도 참작해야 한다”고 판시하면서도, 아무런 합리적 이유의 설시 없이 1년당 5,000만 원이라는 기준을 들고나왔다. 

 

과소한 위자료 산정은 결코 금전의 문제에 머물지 않는다. 국가폭력 사건에서 위자료는 피해자가 겪은 고통의 무게에 대한 사법부의 공식적 평가이자, 국가가 저지른 불법의 중대성을 사회가 인정하는 척도이다. 재판부도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장기간 이루어진 중대한 인권침해 사안으로 그 위법성의 정도가 매우 중하고 유사한 인권침해행위가 다시 발생되지 않도록 억제·예방할 필요성이 크다”고 판시하였다. 아동을 상대로 한 이 사건은, 그 위법성과 비난가능성에 있어 오히려 다른 강제 수용 사건보다 무겁게 평가되어야 한다. 과소한 위자료는 피해자들에게 “당신들이 겪은 피해는 그만큼 가볍다”는 낙인을 다시 한 번 찍는 것이다. 

 

이에 민변 공익인권변론센터 서울시립아동보호소 피해자 대리인단은 다음과 같이 밝힌다.

 

하나. 우리는 이 사건 1심 판결에 대하여 즉시 항소하여, 아동에 대한 국가폭력이라는 이 사건 피해의 특수성과 중대성이 가중 반영된 위자료가 산정되도록 끝까지 다툴 것이다.

 

하나. 피고 대한민국과 서울특별시는 진실화해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공식 사과와 신속한 배상, 피해회복과 제도개선에 즉시 나서야 한다.

 

하나. 사법부는 국가폭력 피해에 대한 위자료 산정에서 자의를 배제할 수 있는 기준과 제도를 조속히 마련하여야 한다.

 

피해자들은 국가에 의해 아동기를 빼앗기고 반세기 넘게 그 상처를 안고 살아왔다. 재판을 통하여 이들이 구한 것은 시혜가 아니라 온전한 배상과 회복이다. 고통의 무게에 대한 자의적인 폄하가 아니라 아픔에 대한 정당한 평가이다. 우리는 피해자들의 존엄이 회복되는 그날까지 함께 싸울 것이다.

 

2026. 7. 13.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공익인권변론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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